후불제 민주주의_유시민. 책읽는 방(국내)





우리 국민이 헌법상의 주권자가 된 것은 겨우 6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사실상의 주권자로 등장한 것은 불과 20여년 전이다.
단국 할아버지가 나라를 세운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 민족은 무려 5,000년 동안 왕의 지배를 받았다.
우리의 몸에는 그 5,000년의 삶이 만들어낸 문화유전자가 있다.  그 문화유전자는 자꾸만 대통령을 만백성의 어버이로
보게 만든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를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따라 제한된 권력을 행사하며 국가를 운영하는 정파의
지도자로 보는 헌법해석은, 이 문화유전자가 생성해내는 낡은 의식과 충돌한다.  이 고정관념을 극복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를 제대로 할 수 없고 성공하는 대통령이 나오기도 어렵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본문 中




2016년 10월말부터 온 국민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던 '최순실 국정농단사태'는 160만명이라는 평화촛불혁명으로
이어졌고 민주공화국의 질서와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한 시민들의 연대적 질책과 요구가 수용되어 2017년 3월 10일,
헌재는 박근혜대통령을 파면하였고, 현재 법적 책임을 무는 재판이 진행 중이다.

많은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통해 가장 많이 대두되었던 의문은 '대한민국이 정말 민주공화국인가'하는 것과 '우리는
정말 민주주의국가'에 살고 있는가..하는 질문이었던 것 같다. 무슨 일이 터지면 원론을 찾게 된다.
정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정말 국민으로부터 나오기나 했었던 건가.
그런데 그 권력을 시민들은 왜 여태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던 것일까..
그래서 다시 부각된 유시민씨의 '국가란 무엇인가'와 '후불제민주주의' 책은 열풍처럼 독서목록으로 번져갔다.

이 책은 집필 당시가 이명박정권하에 있었고, 권력의 부조리한 실태를 염두에 두고 현란하게 비판하며 쓴 글이다.
즉 그는 이명박정권 당시를 민주주의 위기라 말했다.
그런데 또 우리 시민들은 그것도 부족해 박근혜대통령을 선출시켰다.

고통없이 얻어지는 가치는 없다고 했다.
우리 시민들은 지난 가을에서부터 올 봄까지 광화문거리에서 썩은 정치의 민낯을 제대로 지켜봤고,
평화적 국민 불복종운동, 저항운동을 펼쳐나갔고 외신들도 이러한 평화적 집회의 성숙한 시민정신에 큰 감동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남북전쟁 후 미국의 개입으로 한순간에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하게 되었다. 수많은 국가들은 민주주의라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 노력과 희생을 통해 구축한 반면(대표적으로 프랑스 시민혁명) 우리나라는 시민들의 자발적 인식없이
선물처럼 갖추게 된 것이다.(아래 인용문 참조)


" 헌법이 담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 조항 하나하나에는 인류의 문명사가 들어 있다. 자유와 평등, 인권과 평화, 복지와 사회적
안정을 갈망하는 인간의 오랜 꿈을 담은 헌법 조문들은 그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고뇌하고 싸우고 노력하고 헌신한
동서고금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과 피로 쓰였다. 제헌헌법 덕분에 우리 국민들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얻었다.
양성평등이 대중적 의제가 되기도 전에 여성들이 동등한 참정권을 부여받았다. 산업화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노동3권이
주어졌다. 대한민국은 시민혁명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민주공화국이 된 것이다."




우리의 짧은 근현대사 속에 민주주의라는 정직한 대가를 요구한 시민혁명으로는 1960년 4.19혁명,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10민주항쟁, 그리고 이제 2016년 촛불혁명이 새겨질 것이다.
수많은 국가들이 선불로 고통을 치루고 얻은 민주주의체제를 우리는 후불로 하나하나 치루고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었다.

이 책은 크게 두 가지를 다루고 있다.
헌법을 기반으로 한 과거와 현재를 설명하고 있고(헌법의 당위), 저자가 정치에 입문해서 겪은 권력의 실재(그가 겪은 풍파)를
이야기 하고 있다. 보수적이든 진보성향이든 정치학에 관심있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한 사람이 있다면 논리적 판단을
재기하기에 좋은 책이라 생각이 들어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무슨일이든 시작을 어떤 책으로 하느냐에 따라 진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헌법 속의 깊은 규범까지는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정치적 경험이 녹아들어 있어 괜찮았다.
무엇보다 유시민씨는 박식하고 진보적이며 정치경험을 갖췄으며 이제는 한걸음 물러나 객관적인 판단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 몇 안되는 지식인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의 모든 영역에 정치의 결과물이 녹아있다. 물가, 교육, 일터, 복지.. 어느 하나 정치의 피조물이 아닌게 없다.
지난 60여년간 압축성장을 해온 우리나라는 겉모습은 갖춘 듯 보이지만 건너 뛴 민주주의와 주권이 생략된 것이 많았다.
사람들은 저항을 할때는 더이상 참을 수 없을 때 폭발하게 되어 있다고 한다.

현재의 우리모습을 되돌아 보라. 일터에서 비정규직인 사람이 정규직보다 많고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도 낮을 뿐더러
여성들의 소득은 그나마 남자들보다 훨씬 작다. 고용주와 노동자들은 서로 믿지 못하고 국가는 알면서도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 지원을 거진 하지 않는다. 절대빈곤 인구와 상대적 빈곤 인구 비율이 높으며 소득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노인이나 중증장애인과 같은 노동 능력이 없는 국민들을 위한 소득 지원도 매우 빈약하다. 그래서인지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국민의 비율이 다른 어느나라보다 낮다.

국가경쟁력은 성숙하고 똑똑한 시민들의 힘에 의해 발전한다.
결국 민주주의는 시민 개개인이 스스로 계몽하고 발전시키는 꼭 그만큼씩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문재인정부 출범이 50여일이 지나고 있다.
나는 2016년 4.13총선을 시작으로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이 일어서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대학진학율이 80%를 넘기는
훌륭한 지식인들의 시민들이 아닌가. 시민들이 대통령을 왕으로 섬기고, 대통령은 시민들을 종으로 여기는 지긋지긋한
문화유전자가 4.13 총선을 계기로 이제는 허물처럼 벗겨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들은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따라 제한된 권력을 행사하도록 주권을 가진 시민답게 눈 똑바로 뜨고 제대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도록 우리 시민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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