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범위. 일상 얘기들..




씹지 않고 드실 미음과 꽃게탕 물



어머니 병세(골수암)가 노환까지 겹쳐서 몸의 이곳저곳으로 퍼지는 것 같습니다.
유일한 치료약인 '자카비' 알약도 내성이 생긴 것이 아닌가 걱정입니다.
하루 두끼, 그마져도 반공기 정도 간신히 드셨는데.. 이제는 그마져도 못드십니다.
씹지를 못하시니 필요없다시며 틀니도 빼버리셨어요.

한쪽 귀는 아예 들리지 않으시고, 보청기를 낄 수 있는 오른쪽 귀마져도 포기하며 귀찮다며 팽기치셨습니다.
4년전에 백내장수술을 받았지만, 약발이 다되었는지 가제 손수건으로 상시 닦고 계십니다.
왼쪽 다리는 작년 10월에 세번의 시술로 간신히 걸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싶었는데,
지난 주말엔 오른쪽 다리가 심하게 아프시다고 소리치셔서 모두들 모두 비상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어머니 상태는 어느 한 곳도 성한 곳이 없는 것입니다.

어머니 증세의 전이과정을 보며 앞으로의 상황을 족히 예상은 하고 있지만,
하루하루가 어머니만큼이나 버겁고 힘이 듭니다.
당신은 아프시니까 당연히 고통으로 소리치시고 짜증을 내시겠지만, 반복되는 고통의 리얼함. 역정. 고함..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아마 상상하기 힘들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고통의 분담이 그 많은 자식들 중에 왜 모두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한 억울함도 솔직히 있습니다.

어머니가 여자라는 것 때문에 외면하지 못하는 나의 괴로움도 한 몫합니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어머니 생신을 댕겨 차려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날, 한창 음식상을 차리던 점심때 직장동료의 부친이 췌장암으로 별세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췌장암은 진단을 확정 받으면 절대 회복할 수 없는 하는 암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도 4년을 고생하시다 가셨습니다.
그 직원이 지난 4년동안 병수발로 어디 한 곳도 자유롭게 놀러가지도 못했던 것이 왜 먼저 떠올랐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니와 자식분들의 분위기가 흐트러질까 말은 안하고 모두 즐겁게 드시고 가신 다음 날 밤에서야 장례식장으로 향했습니다.
직장동료는 의외로 차분하고 담담하더군요.
사정을 서로 알기에 말없이 손을 잡고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한 사람의 생이 누구든 예외없이 고통으로 진저리를 친 뒤에야 끝나는 이 현실이 솔직히 받아드리기 힘이 듭니다.
그래서 좀 슬프네요.




덧글

  • 2017/05/27 21:3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김정수 2017/05/29 07:59 #

    시아버님이 말기암이시군요. ㅜ.ㅜ 얼마나 힘드실까요.
    그 마음 백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견디시고 우리 서로 힘냅시다.
  • 두브 2017/05/31 16:16 # 삭제 답글

    아,,,췌장암으로 3월에 돌아가신 시아버님 생각에 잠시 먹먹해하며 댓글답니다.시어머님 병환이 중하신듯하군요.생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기운내시고,지치지 마시고 부디 후회없는 시간들 보내시길바랍니다.
  • 김정수 2017/05/31 17:47 #

    감사합니다. 경험이 주는 교훈은 참 실감나죠. 많이 힘드셨겠습니다. 토닥토닥.
    저도 기운 잃지 않을께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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