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기념일이 끼어 있던 주말이었습니다.
어머니가 근래 많이 쇠약해지시고 식사량도 현격히 줄어들어 많이 우울해 하셔서
이번 결혼기념일엔 케익은 패스하고 가까운 곳으로 이동해 바람을 쐬려고 계획을 잡았습니다.
가기전에 용희가 있는 부대로 가 영내면회를 신청했고 싸가지고 간 김밥과 돼지주물럭으로 함께 점심을 먹였습니다.
아. 역시 집밥.
항상 즐거운 멘트 날려주는 용희가 너무 이쁩니다.
날씨가 참 좋았어요.
검색해보니 미세먼지도 없다고 해서 상쾌한 강바람을 맞고 싶어 선유교가 있는 한강시민공원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해서 나오길 잘했다 싶더군요.
아픈 몸으로 늘 울상이던 어머니도 웃음꽃이 피셨습니다.
아무리 점심을 해결하고 갔어도 움직이면 배가 고파지는 것 같아요.
우리는 치킨과 캔맥주를 시켜 먹었고, 어머니는 갈비탕을 주문해서 잔디밭에서 드셨습니다.
갈비탕은 주문배달이 안되서 한식당을 찾아 쟁반채 들고 이동하니 다들 신기하듯 절 보더군요. 아 쪽팔려. ㅋㅋㅋㅋ
어머니는 잔디밭에서 연 날리는 아이들, 오리배 타는 가족들, 애완견들과 산책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워 하셨습니다. 즐거워하시는 마음이 너무 소박해 오히려 전 마음이 좀 아팠습니다.
우리는 어머니를 잠시 나두고 선유교쪽으로 이동해 강바람을 더 쐬었어요.
여기서 일출을 바라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습니다.
결혼기념일은 부부 당사자의 기념일이기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따지면 여러 가족들의 관계가 있기에 가능하겠죠.
조금 더 챙기고 부지런히 움직이니 모두가 즐거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기념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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