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애하는 적_ 허지웅. 책읽는 방(국내)








평범한 삶이 지상과제였던 날이 있었다. 그런 나에게 소규모 상영회를 찾아가 보았던 <로제타>는, 끔찍했다.
지쳐 쓰러져 배를 붙잡고 울다가 마침내 두 발로 대지를 딛고 일어선 로제타를 보라.
그래서 나도 열심히 살기로 했다.
(중략)
지금 이 파국의 시대를 맞이해 우리가 가장 염려해야 할 것은 우리 세대가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가 아니다.
다음 세대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줄 수는 없다는 절박함이 우선되어야 마땅하다.



-'로제타(1999)' 영화평. 본문 中




허지웅씨를 알리는 '버티는 삶에 관하여'에 인상이 깊었던 사람이라면 망설임없이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번에도 그는 영화와 일상을 오가며 그의 생각을 담아내고 있는 데, 조금 다른 점이라면 그의 일상을 최단거리에서
클로즈 업해서 담아내고 있다는 점을 들겠다. 그는 근래 예능프로그램에서 '미운우리새끼'로 인기가 더 좋아졌다.

누구나 일상을 견디고 이해하는 지혜의 매개체(선택)가 있기 마련인데, 그에겐 단연 '영화'라 말할 수 있겠다.
영화는 두 시간도 안되는 상영시간동안 시대를 넘어 묵직한 인생을 관객들에게 쏟아내고 있다. 나도 가끔 영화를
선택적으로 보고 있는 데, 감동있게 본 영화를 접한 날은 며칠동안 잔상으로 일상이 힘들때가 있다.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에 빠져 사는 허지웅씨라면 당연 그 강도가 치밀하게 다가올테고, 그의 영화평들이 책 속에서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그가 책에서 소개한 영화들을 거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영화를 보지도 않고 심도있는 영화평을 이해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란 사실을 깨달았달까. 모든 상황은 당면한 시대적 환경과 내면의 고통이 결합되어 투영되는 상황에서
공감을 얻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에게 영화는 사색의 결정판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는 영화이야기와 일상이야기가 혼재되어 있다. 그만큼 그의 일상은 영화의 연장선상이다.
그렇다고 영화와 일상을 분리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해석을 영화에서 찾는다랄까. 흥미로웠다.
다른 영화는 몰라도 기회가 된다면 '졸업(The Graduate,1967)'과 '로제타(1999)'는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성장과정을 연대기로 쏟아내진 않았지만 부문부문 그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많이 힘들었겠구나 싶었다.
부모의 온전하고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의 결핍이 느껴져 아픈 이처럼 쓰라렸다. 부모의 이혼은 자식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어른에 대한 반감을 싹트게 할텐데 그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했다. 그게 살아갈 힘이었다.
하지만 사회에 나와서 만난 어른들은 불행하게도 최악의 어른이 매번 갱신되고 있었다. 드디어 情 줄 어른을 만났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나 버렸다. 신해철씨였다. 둘이 찍은 밝은 사진을 보면서 콧등이 시큰했다.
그의 냉소적이고 남에게 쉽게 정을 주지 않을 것 같은 성품은 성장과정에서 받은 결핍과 사회에서 받은 상처였다.

허지웅씨글에서 가슴이 아프고 공감이 되는 것은 내 사정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다.
그가 추천하는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론은 '좋은 어른'이 되자는 말이다.
좋은 어른은 어떤 걸까.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서 열심히 일하고 기본을 지키면 제대로 보상받는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책임감으로 살며 다음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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