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상한 용희. 일상 얘기들..







어머니 목 뒤 머리칼들이 깔끔히 면도된 모습



용희가 형에게 선물한 파워볼


시력교정을 하고 맞춘 안경처럼, 보청기도 끼자마자 신세계가 열릴 줄 알았는데 적응기간이 꼭 필요하단다.
하루에 2시간씩 차츰차츰 조금씩 늘려 적응을 하도록 권장을 하고 있는데, 이유는 그동안 난청으로 인해
큰 소리로 말했던 본인의 목소리에 반응하여 놀라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불어 가족들도 그동안 큰소리로 말하던 습관을 버리고 적응을 하시도록 조용조용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어머니는 웅웅 거리는 당신의 목소리에 놀라시기도 했고 보청기라는 기구를 귓 속에 넣어서 답답한 상황이
적응이 쉽게 안되셨는지 착용이후 불평불만을 조목조목 토로하셨다.
남편과 나는 적응도 하지않고 불만만 말씀하시는 어머니에게 섭섭한 마음이 커져만 갔다.
어머니는 뭘 해드려도 좋다는 말씀보다는 변화가 싫다는 분이시구나 하면서..

그제는 퇴근하고 어머니께 오늘은 세 시간 착용을 하셨다고 점검하자,
'오늘은 안꼈다. 답답해서 안낄린다.' 그러신다. 아.. 진짜.. ㅜ.ㅜ

나도 모르게 휴가나온 용희 앞에서 큰소리로 짜증을 내고야 말았다.
'답답하시더라도 좀 연습을 하셔야지. 그새 안끼시면 어떻해요!'
용희가 힐끔 내 표정을 보더니 모른척한다.
우리맘을 모르는 어머니 때문에 나는 너무너무 많이 속상했다.

어제 퇴근을 하니, 용희는 부대에 복귀를 했고 식탁 위 택배물이 있었다.
펼쳐보니 제안서 작업으로 고생한 형에게 선물로 주문한 용희의 파워볼이 들어 있었다.
연구 하느라 운동할 시간이 없을 형을 위해 즐겁게 손목운동이라도 하라고 없는 군인월급을 사용한 것이다.

어머니 때문에 화가 나있는 내게 뒤에서 묻지도 않은 말씀을 하신다.
'에미야, 오늘은 보청기 끼고 세시간 연습했다. 용희가 엄마아빠 성의를 봐서라도 끼라고 설교를 한참하드라.'

그리고는 목 뒤에 머리칼이 삐죽 나온 것을 용희가 면도칼로 다듬어 줬다며 자랑을 하시는 것이 아닌가.
'용희가 어찌나 자상한지 모른다. 미용실 돈 5천원 굳었다.'

목 뒤가 시원하시다며 즐거워 하시는 어머니를 보니 콧등이 찡한 감동이 온다.

..


나는 용희에게 또 배운다.
때론 논리적이지 않더라도 작은 일상을 헤아려 주는 마음이 얼마나 사람을 움직이는지..
나는 어머니의 뒷 목의 머리칼이 항상 먼저 자라서 걸리적거린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공부만 하지말고 틈틈히 운동 좀 하라고 말만 했었지,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용품이 있는 줄 몰랐다.








덧글

  • bluesky 2016/10/06 15:46 # 답글

    참 자상한 아들이네요~ 저도 사람 마음움직이는게 젤 힘들던데요 ㅎ
  • 김정수 2016/10/07 08:05 #

    밝고 명랑한 아이랍니다.^^
  • 별사탕 2016/10/07 17:43 # 삭제 답글

    다정다감한 아드님의 마음에 좀 울컥했네요... 감동입니다~
  • 김정수 2016/10/10 08:25 #

    순수한 마음에서 받는 감동이죠. ^^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네요. 감기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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