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정. 엄마의 산책길







“나는 나라 잃은 군인이다. 내가 해야 할 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믿는다.
당신은 어느 역사 위에 이름을 올리겠냐?”



- 정채산(김원봉:이병헌)이 이정출(황옥:송강호)을 회유 하는 대사 中



지난 주말, 남편과 함께 화제의 영화 '밀정'을 보고 왔다. 오늘 보도를 보니 개봉 첫주말 200만 관객이 돌파되었단다.
그만큼 감독과 출연배우들의 믿음. 그리고 국민들의 역사관에 대한 관심도가 커진게 아닐까 짐작해 본다.
또한 지난 해 방영되었던 '암살'과 시대적으로 비슷하다는 점에서 무장독립단체였던 '의열단'의 활약 2탄 정도로
기대하고온 관객도 많을거라 생각해 본다.

하지만 작년에 상영되었던 영화 '암살'이 독립투사의 끈끈한 활약상을 보여준 영화였다면 이번 '밀정'은 비극적인
시대를 살면서 독립의 희망이 점차 어두워지는 현실에 흔들릴 수 밖에 없었던 의열단원들과 조선인 출신 일본경찰의
스파이(밀정)의 모습을 다뤘다는 점에서 시대적 체감도는 보는 사람마다 다를 것 같았다.
나는 이번에 본 '밀정'이 훨씬 사실적으로 다가와 영화관람 동안은 좋았지만, 영화가 끝난 뒤엔 오랜시간 여운으로 힘들었다.

영화는 실제 사건인 1923년 '황옥 경부 폭탄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그 사실감과 현장감을 전달한다.
'밀정'에서 배우들은 가명을 썼으나 영화를 보게되면 관객들은 대부분 김원봉단장을 축으로 한 무장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 의 활약상을 그리게 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된다.

1923년은 일제가 3.1운동이후 국제적 여론 악화와 조선민족의 거센 저항에 부딪쳐 무력으로 통치가 어려워짐을
판단하고 조선인들을 대거기용하여 친일파로 수용하던 문화통치시기였다. 이때 수많은 친일파가 생성된다.
조선인 출신이지만 일본 경찰로 친일을 선택한 인물 '이정출(황옥:송강호)'과 거사를 도모할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김시현:공유)'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지만 어느 한 사람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정말이지 송강호, 공유를 비롯한 출연진들 모두 연기 하나 만큼은 엄지를 올려줄 정도로 모두가 최고였다.

영화는 초반 종로경찰서 폭탄 투척 사건인 주범인 김장옥(김상옥:박희순)의 추격전으로 시작된다. 3.1운동 이후
의열단의 활약은 신출귀몰하여 여기저기 일제의 거점시설들을 폭파하였고, 무장독립단체의 색출을 위하여 일제는
혈안이 된 상태였다. 김장옥(김상옥:박희순) 한 명을 잡기 위해 투입되는 수많은 일제경찰들을 시작으로 당시
조선인들의 숨통도 저렇게 조여왔음이 느껴져 압박감으로 가슴이 많이 뛰었다.
내일이 없는 조선인들의 항쟁은 그렇게 가엽고 불쌍하고 처절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잔인한 고문과 함께
이름없는 독립투사로 죽어갔을 것이다. 그렇게 일제의 35년간 탄압을 견뎌온 민족인 것이다.

김장옥이 사망한 뒤, 일제는 친일파로 변한 조선인들을 상대로 뿌리를 알 수 없을 정도의 밀정들을 심어놨고
의열단은 이에 굴하지 않고 상해에서 제조한 폭탄을 경성으로 반입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에 정채산(김원봉:이병헌)은 오히려 친일로 돌아선 조선경찰 이정출(황옥:송강호)을 활용하자고 제안하고
행동대장으로 김우진(김시현:공유)은 그를 베이징으로 그를 유인한다.
이 단계에서 이정출도 의열단원을 일망다진하려는 계획으로 수락을 하게 된다.

하지만 친일파로 돌아섰다지만 이정출 그도 조선인의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었고, 정채산(김원봉:이병헌)과
김우진(김시현:공유)의 회유에 경성까지 폭탄반입에 협조하게 되는 과정을 영화를 다루고 있다.
경성에 도착해 의열단은 안타깝게도 모두 잡히거나 죽게되고, 밀정으로 이정출 역시 재판에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끝끝내 이정출은 밀정임을 부인하고 정상참작된 그는 형기를 마치고 나오게 된다.
그는 밀정의 탈을 벗어던지고 의열단의 목표대로 숨긴 폭탄을 사용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물론 이 영화 스토리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의 베일을 토대로 김지운 감독의
창작을 넣은 것이다.

나를 비롯한 많은 관객들이 가슴아프게 느끼는 것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국가라는 모순된 시대를
살아가야만 했던 수많은 '이정출(황옥:송강호)'의 심리적 동지감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밀정'은 실화를 토대로 미스터리한 인물 '황옥'을 희망적으로 묘사한 영화지만 그의 행동이 진실이었는지
거짓이었는지 따질 자격도 없어 보인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친일파 청산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현실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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