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엄마가 읽는 시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놓아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



어느새 9월의 문이 열렸습니다.
떠날줄 모르고 기승을 부리던 더위는 한순간에 계절의 힘에 밀려 무너지기 시작하네요.
그래도 다행이었다면,
하루밤이 지나도 여전한 여름을 마주하면서 우리는 이 더위를 어떻게 견딜지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가을은 성숙의 계절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만큼 사색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겠죠.
인생을 계절에 비유한다면 가을은 장년층에 해당되지 않을까요.

제가 사는 아파트 입구에는 큰 대추나무가 있습니다.
대추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평소엔 모르고 지나치다가도 세찬 바람이 부는 어느 날에
후두둑 바람에 떨어진 대추알을 보고서야 그 나무 안쪽을 한참동안 쳐다 보곤 합니다.

이제 곧 추석이 다가올 테고, 그 초록빛 대추알은 붉게 물들 것입니다.
대추나무는 뜨거웠던 여름의 빛을 안쪽으로 거둘 준비를 묵묵히 하고 있습니다.
자연은 소리없는 스승이지요.

이 가을.
조금 더 겸손하고, 조금 더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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