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의지대로 감상하기_명화 보기 좋은 날(빅쏘 이소영) 책읽는 방(국내)




그랑드 자트섬의 일요일 오후(1884~1886)_조르주 피에르 쇠라



수많은 화가들이 세상에 그림을 남기고 떠나지만, 단 몇 개의 작품만으로 하나의 화풍이나 운동을 만든 화가는 드물다.
쇠라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적어도 2년 넘게 걸릴 만큼 습작을 거듭했다. 그 때문에 그가 남긴 완성작은 몇 점
되지 않지만, 많은 습작들이 그의 저력을 증명한다.
그림에서 그림 테두리까지 백 퍼센트를 숱한 점으로 찍어가는 쇠라의 모습을 상상하는 동안 ‘네가 나를 알면 얼마나 알아?’
라며 그가 나를 꾸짖는 것 같아 한없이 작아졌다.


-part 1. '마음이 피곤한 날에' 본문 中






돌아오지 않는 강(1956)_이중섭



어느 날, 화가가 혼자 지내던 작은 방문을 열어보니, 마릴린 멀로 주연의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 포스터를
벽에 붙여놓고, 그 옆에는 아내의 편지를 덕지덕지 붙여놓고 술을 먹고 있더란다.
영화 제목이 자신의 처지 같았나 보다. 아내에 대한 그리움에 허덕이던 이중섭이 취흥 속에 농담과 진심이
섞인 제목으로 자신의 처지를 투영한 것이다. 돈을 더 벌어서 일본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려던 그의 꿈이
이루어지면 좋았겠지만, 행복한 순간은 오지 않았다.


-part 3. '누군가 그리운 날에 분문' 中





올랭피아(1863)_에두아르 마네



풀밭 위의 점심 식사(1863) _에두아르 마네



당시 파리 살롱전에 입선하는 것은 유럽 화가들에게 꿈과 같은 일이었어요. 하지만 보수적인 분위기라
이상적인 여인, 신화 속 여인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이 주로 당선됐죠. 모델은 때론 화가와 가치관을 함께해야 해요.
마네 아저씨의 마음처럼 저 역시도 수많은 화가가 그렸던 '뻔한' 여인으로 그려지는 것이 싫었어요.
(중략)
마네 아저씨는 이 그림을 비롯해 제가 등장했던 '풀밭 위의 점심 식사'등으로 미술사상 영광스런 위치에 올랐지만,
저를 기억하거나 저라는 사람에 대해 궁금해했던 사람들은 별로 없었을 거예요. 그 당시에는 저 역시 큰 상관
없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매춘부라는 누명이 벗겨지지 않으니 저도 사람인지라 억울해지더라고요.
다행히도 몇 해 전부터 그림 속 저 빅토린 뫼랑이 매춘부가 아니었다는 확실히 근거가 나오면서 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어요.


-part 4. '자신감이 필요한 날에' 본문 中








명화에 담긴 이야기를 편하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작품에 담긴 시대적 풍자나 작가의 당시 감정, 혹은 상상력을 곁들여 모델의 입장(올랭피아 인용문 참조)에서 명화를
설명해주기도 한다. 또한 명화도 골라 먹는 반찬처럼 그날그날 기분따라 어울리는 것으로 소개도 해준다.
예를 들어, 피곤한 날에는 '그랑드 자트섬의 일요일 오후(1884~1886)_조르주 피에르 쇠라'를 보면 어떨까요? 이런 식?
'위로받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명화다'로 정의하는 '빅쏘 이소영'씨는 명화들을 우리의 삶 속의 과정으로 설명한다.

그림에 대한 조예가 없는 나같은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방법을 제시한 느낌이 들었다.
일본에 가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그리워했던 이중섭의 '돌아오지 않는 강'은 빅쑈 이소영씨가 가장 애착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작품에는 강과 비슷한 배경이 없어서 의야해 했는데, 당시 이중섭씨의 방안에 마릴린 멀로의 영화 포스터 '돌아오지 않는 강'이
붙어 있었단다. 이중섭씨의 모습이 투박하게 창가에 얹혀진 슬픔처럼 이해되는 소개였다.

또한 '에두아르 마네'의 유명한 작품의 모델인 '올랭피아'와 '풀밭 위의 점심 식사'의 모델이 매춘녀가 아닌 정식 화가였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모델의 입장에서 회자하여 소개해주고 있다. 그녀(빅토린 뫼랑)가 먼저 살롱전에 입선하게 되면서
마네와 자연스레 거리가 생겼다는 이야기도 잼있다.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빅토린 뫼랑 덕분에 명화로 남아있는게 아닌가.

'명화 보기 좋은 날' 이 책은 많은 해외 명화는 물론이고 공공미술과 한국작품들도 다수 소개되어 있다.
책 표지로 소개된 '바나나 보이'는 박종화씨의 대중매체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된 작품이다.
현실과 상상의 결합이 작품으로 탄생한 것인데, 보면서 즐거움과 유쾌함이 전달되지 않는가.


아무튼 빅쑈 이소영씨는 '명화 보기 좋은 날' 이라는 이 책을 통해 명화를 보는 기준을 갤러리의 기분에 따라 분류해 놓았고
이야기 해주고 있었다.
우리의 감정이 들쑥날쑥 하듯이, 수많은 명화들을 일관되게 공부하듯 대해야 하는 부담없이 그날그날 기분에 맞추어
마주한다면 무척이나 친숙하게 받아드려 질 것 같았다.

음. 이런 소개라면 누구나 부담없이 명화를 시작할 것 같다.
갤러리와 감정이입된 명화라면 굳히 명화공부를 해야 하는 부담으로 시작되지 않더라도 호기심으로 그림에 대한
검색을 스스로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소영씨는 그런 감정들을 놓치지 않고 파악했다.

즉 내 의지대로 감상할 용기를 줬다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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