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그리고 생신상 합의하기. 일상 얘기들..




비오는 주말아침, 호박전과 감자전을 부쳤습니다.



점심상에 올린 원기회복에 좋은 낚지볶음



초복날 저녁엔 삼계탕


초복답지 않게 시원했던 주말이었습니다.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고, 중력을 느끼는 무게감에 자꾸만 쇼파에 눈길을 던지게 되더군요.
하지만 직장인들에겐 꿀맛같은 휴식의 주말이지만 주부인 저에겐 예외사항입니다.
대충대충 끼니만 때우던 식구들이 맘에 걸리기에 한 주의 고단함을 이겨낼 별식을 준비해주고 싶은 마음과
집안일들이 일주일간의 먼지처럼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말은 조금 더 피곤했습니다.
돌아오는 주말엔 시어머니 생신이 있거든요. 두둥! ㅡ.ㅡ;;;
한 여름, 그것도 중복즈음의 뜨거운 꼭지점에 시어머니 생신준비는 심적으로 부담이 큽니다.
손님상을 차리는데는 최소 일주일 전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물류는 당일아침에 해야 하는데, 냉장고와 상온을 오가는 동안 하루만에 음식이 상하기도 하거든요.

오남매와 함께 온 손님들이 모이면 하루종일 에어컨을 가동해도 그 열기가 식을 줄 모릅니다. 후끈후끈하죠. ㅜ.ㅜ
남편과 어머니는 제 수고스러움을 늘 칭찬하고 미안해하지만, 그 고마움은 당연한 반응일테고
개선해 줄 기미가 없는 것 같아 솔직히 서운하더군요. 아.. 내가 말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이번에 좀 투덜거렸습니다.
말로만 미안하다고 하지말고 좀 개선을 해주면 좋겠다고..
어버이날 어차피 다들 모이니까 그때 어머니 생신을 겸해서 하고, 진짜 어머니 생신땐 우리가족끼리 편하게
보내면 안돼냐고요. 타지에 흩어진 자식들도 어쩌면 고마워할지도 모른다고도 말했죠.
남편은 어머니가 연로하니까 올라오는 건데 어떻게 막느냐고 말하더군요.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한데,
어머니가 편찮으시면 오고싶은 자식들은 오지 말라고해도 올거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제가 제안하면 며느리라 서운하게 생각할게 뻔해서 편한 남편에게 말했고,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결혼하고 25년간 생신상을 차려드렸으니 제가 할도리는 충분히 증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남편은 곰곰히 생각하더니 어머니께 말씀드려 본다고 하더군요.

어머니는 공개적으로 좋다고 하셨습니다.
아들 옆구리 찔러 얻어낸 답이구나 하면서 속으로 서운해 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불편하셨을 어머니 심기까지 생각하면서 눈치보지 않으려고요.
어차피 어머니를 끝까지 책임질 사람은 저 밖에 없으니 그정도는 보상차원으로 생각하렵니다.

아무튼 내년부터 한 여름에 음식준비 안할 생각을 하니 이번 주에 준비할 생신상은 힘들어도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



생신상에 놓을 열무물김치를 담궜습니다.



노량진수산시장에 들려 조기 14마리를 사왔습니다. 소금물에 4시간 담궈놔야 짠물이 베입니다.



넓은 바구니에 널어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널어 꼰득해지면 냉동실에 넣습니다. 어머니 생신상 조기에요.







덧글

  • azalea 2016/07/18 15:38 # 답글

    헉... -.-;; 25년간 시어머님 생신상이라뇨. 더구나 가족들 모두 올라오는 행사로...
    저는 결혼 후 한 생신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가서 아침에 국끓여 내기를 한 5년하고 외식합니다. 남편분께서 정수님께 잘 하셔야 할 듯 싶네요. 이 더위에 생신상이라니... 얘기만 들어도 후덥지근 하네요. -.-;;
  • 김정수 2016/07/18 15:46 #

    대화를 하면서 느낀건데, 급한 사람이 우물 판다고.. ㅋㅋ 그냥 해줄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개선방향을 스스로 찾아 대안을 요청하는게 좋을 것 같더군요.
    다행히 어머니도 그동안 제 정성에 마음이 움직이셨는지 허락하셨고요. 사람 죽으란 법은 없나봐요.
  • 신냥 2016/07/18 17:38 # 답글

    오! 축하드립니다! ^^
    열무김치 많이 드십쇼~~
  • 김정수 2016/07/19 10:23 #

    ㅎㅎㅎ 네. 화이팅!
  • 2016/07/19 16:2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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