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는 폭력이다_피로사회. 책읽는 방(청소년,초등)








과잉활동, 노동과 생산의 히스테리는 바로 극단적으로 허무해진 삶, 벌거벗은 생명에 대한 반응이다.
오늘날 진행 중인 삶의 가속화 역시 이러한 존재의 결핍과 깊은 관련이 있다.
노동사회, 성과사회는 자유로운 사회가 아니며 계속 새로운 강제를 만들어낸다.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은 모두가 자유롭고 빈둥거릴 수도 있는 그런 사회로 귀결되지 않는다.

..

니체라면 활동과잉의 인간을 역겨워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강한 영혼"은 "평정"을 유지하고 "천천히 움직이"며, "지나친 활발함에 대한 거부감"을 품기 때문이다.

(중략)

자본주의 경제는 생존을 절대화한다. 자본주의 경제의 관심은 좋은 삶이 아니다.
이 경제는 더 많은 자본이 더 많은 삶을, 더 많은 삶의 능력을 낳을 거라는 환상을 자양분으로 발전한다.
이때 삶과 죽음의 엄격한 분리는 삶 자체마저도 섬뜩한 경직성을 띠게 한다.
좋은 삶에 대한 관심은 생존의 히스테리에 밀려난다.



본문 中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남들보다 빠르게,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많은 양의 성과를 내야만이
인정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덤으로 '긍정적'인 성품까지 요구받고 있다.
그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거부할 수 없는 결론처럼 느껴진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된 요구사항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그 방법만이 유일한 목표이자 희망의 가치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긍정성 과잉사회' 에서 스스로 주권을 찾지 못한 채 무력감을 종종 느끼고야 만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사색을 답보한 채 자신을 혹사시키며 성과에 매달리다 보면 무기력감에 빠지고,
우울증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대사회의 문제점, 긍정성의 과잉상태는 자극, 정보, 충동의 과잉으로 표출되어 구조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것은 결국 진보가 아닌 퇴화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를 저자는 피로사회, 우울사회로 칭하고 있다.

현대사회(성과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말 못할 문제점들을 철학적 관점에서 풀이해 나간 이 책은
2011년 독일에서 가장 많이 읽힌 철학책이라고 한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박식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수많은 고전을 섭렵했다는 것을 느끼며 철학적 관점에서 현대를 되짚는 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아무튼 저자가 현대사회(성과사회)를 바라본 큰 문제점은 '멀티태스킹의 과부화'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러한 사회는 오히려 야생동물의 경계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주의구조를 보여주는 데,
삶의 질이 아닌 생존을 위한 삶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맹점이 있다.
깊은 사색만이 최고의 장점인 인간을 질 좋은 삶을 버리고 오히려 생존을 위한 삶으로 떨어트리게 만드는 것이다.
(위 인용문 참조)
그것도 긍정을 강요받으며 말이다. 쩝.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 것인가.
저자는 천천히 움직이고 한가지 일에 집중력을 키우라 말한다.
창조는 깊게 생각하는 것이 기초며 사색적 삶을 동반하게 된다는 것이다. 성과사회의 과잉활동, 과잉자극에
맞서는 일은 영감을 주는 무위와 심심함, 즉 휴식의 가치를 찾는 것이 인간다운 질적 삶을 만드는 기초라는 것이다.

우리가 피로한 이유, 우리의 무력감은 성과사회에 내몰려 내감정 하나 해결하지 못한 채 탈출하고야 말았던
선택적 무기력감이 원인이었다는 사실을 찾게해준 책이다.
전문적으로 철학을 공부하지 않아 제대로 읽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전체적으로 받은 내 느낌이다.

두께는 무척 얇아서 만만히 시작했다가 이마 짚으며 책장을 덮었다.
모처럼 즐겁게 고민하며 읽은 책이었다.
사색은 사람을 제대로 성장시키는 것이 맞다.^^






덧글

  • 푸른미르 2016/04/15 16:10 # 삭제 답글

    우리나라는 625 전쟁의 폐허에서 아주 빠르게 경제발전을 했었습니다. 후진국에서 경제발전해서 성공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하지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어떤 대가를 비싸게 질러버린거 아닌가 하고 느낍니다. 그래도 덕분에 밥은 먹고 살수 있었고 그 당시에는 전쟁의 공포에 사로 잡혀서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 김정수 2016/04/18 08:27 #

    맞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찬양하고 그 시대의 업적을 우리의 자랑거리로 생각하지만,
    반면 그렇게 급하게 진행함으로써 정작 제대로 정착시켜야 하고 체계화되어야 했던
    왜곡되고 생략되어진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들의 판단이 좌절되지
    않았음을 발견되었고요. 그래서 저는 요즘 기분이 좀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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