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아버지 팔순 그리고 시어머니 쳇기. 일상 얘기들..








어제는 친정아버지 팔순을 기념해서 가족들이 모여 단촐히 식사를 했습니다.
번듯한 식당에서 치뤄드리고 싶었는데, 번거롭다고 사양하셔서 큰언니집에서 각자 조금씩 음식 장만을 해와 축하해드렸어요.

마음 같아서는 외부에서 가족끼리 식사를 하더라도 번듯한 팔순을 해드리고 싶었는데 큰언니 의견이 강해서 취소 되었습니다.
당사자인 아버지만 생각했으면 좋으련만 가족간의 기념자리도 이기심이 계산되는게 개인적으론 슬프더군요.
친정엄마도 자식간의 불협이 생기는 게 불편한지 큰언니 손을 들어주셨습니다. 저야 상관없어요.
친정부모님들이 괜찮다고 하신다면야..

친정아버지는 이제 원활한 대화는 힘드십니다.
하고 싶은 말씀만 하시고 듣고 싶은 말씀에만 귀를 여십니다. 그런 모습이 절 슬프게 합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우리 시어머니도 다를 게 없네요.

체념이랄까.. 어느 순간부터 묵묵히 받아 드리고 있습니다.
다행이라면 음식물은 잘 소화해 주시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동생이 사간 회와 제가 해간 잡채도 둘째언니가 준비해간 떡도 큰언니가 준비한 미역국도 한그릇 뚝딱 드십니다.
기분 up 하시라고 '백세인생' 음악을 틀어드리니 아이처럼 활짝 웃어주십니다.

전 잡채미션이 떨어져서 준비를 해갔습니다. 이왕 하는거 시어머니가 워낙 잡채를 좋아하시기도 해서
맘먹고 정성을 들여 많이 했습니다. 어머니께 윤기있는 잡채를 차려드리고 큰언니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가 그 잡채를 드시고 밤에 체하신 것 같다고 하십니다. '잡채 때문에 체했다'시며 뭘 넣었냐고.. ㅜ.ㅜ
손가락 따드리고 등 두들겨 드리고 주물러드리고 밤을 꼴딱 샜습니다.
우울해하는 나를 보며 남편이 너무 속상해 말라고 위로해줍니다.
지병이 원인이니 소화가 잘되면 이상한거라고 합니다.

오늘아침에 좀 어떠신지 여쭤보니, 남편을 나쁜 놈이라고 하십니다.
엄마가 아픈데 병원 가자고 안했다고요.
밤에 탈하면 튀어나가려고 문도 열어놓고 잔 아들인데 말이죠.
지난번 여행때 섭섭함이 결론처럼 이어진 듯 보입니다.

"어머니가 낳은 자식인데, 어머니는 왜 아들을 미워하세요."
아프신 분에게 화를 냈습니다.
어머니가 역정을 내십니다.
"내가 아니라 저 애가 날 미워하다고!"

미음을 끓여놓고 외박나온 용희에게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라고 얘기하고 나왔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몸이 늙습니다. 그리고 뇌도 늙습니다.
자연스런 현상이겠죠.
하지만 그런 모습이 받아드려야만 한다는 사실이 점점 힘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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