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시인 이환천 "이게 시냐고? 아니라도 괜찮아" 엄마가 읽는 시








2016-01-27 10:00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환천 (SNS 시인)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국립중앙도서관에 걸린 재미있는 시 한 편으로 시작을 하겠습니다.

지은이 이환천, 제목 왜. ‘맨날천날/컨디션은/퇴근하면/최상일까’ ‘맨날천날/컨디션은/퇴근하면/최상일까’. 끝입니다. (웃음)
졸린 눈 비비면서 출근하시는 분들, 공감이 좀 되실 거예요.
지금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SNS 시 대전’이라는 재미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정식으로 등단은 하지 않았지만 SNS를 통해서 일상의 소소하고 재미있는 것들을 짧고 강렬하게 풍자하는 SNS 시인들의
전시회가 열리는 거죠. 요즘 이분들이 큰 화제입니다.

오늘 화제 인터뷰, 방금 소개해 드린 시, ‘왜’의 지은이 이환천 시인 연결을 해 보죠. 이환천 씨, 안녕하세요.



◆ 이환천>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출근길에 왜라는 시 들으면서, 이야, 정말 기발하다 하시는 분들이 꽤 되실 텐데 이런 식의 시들을
SNS상에다가 몇 편이나 발표하신 거예요?

◆ 이환천> 한 300편, 400편 정도 올린 것 같아요.

◇ 김현정> 그중에 지금 국립중앙도서관에는 지금 3편이 전시됐고요?

◆ 이환천> 네.

◇ 김현정> 다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2편마저.

◆ 이환천> 우선 ‘커피믹스’라는 시 한번 들려드릴게요.

◇ 김현정> ‘커피믹스’.

◆ 이환천> ‘커피믹스’, ‘내목따고/ 속꺼내서/ 끓는물에/ 넣으라고/ 김부장이/ 시키드나’

◇ 김현정> (웃음) 끝이에요?

◆ 이환천> 끝입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또 한 편은 뭡니까?

◆ 이환천> ‘체중계’라는 시인데요. ‘밟고 있지만 밟고 싶구나.’

◇ 김현정> 끝?

◆ 이환천> 네, 끝입니다.

◇ 김현정> (웃음) 이건 무슨 뜻이에요?

◆ 이환천> 체중계를 밟고 있지만 자기의 몸무게를 보고 체중계를 그냥 밟아버리고 싶다 이런 뜻이죠.

◇ 김현정> (웃음) 재미있네요. 일상에서 느낄 법한 그런 일들을 툭하고 건드리는 게 바로, 이환천 시인의 묘미가 아닐까 싶은데,
원래 시인이 아니시라면서요?

◆ 이환천> 원래는 직장 생활을 한 2년차쯤 하다가 그만두고, 이런 소재들을 인용해서 SNS 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시를 업로드하고 있어요.

◇ 김현정> SNS상에는 팔로우라는 게 있잖아요. 말하자면 내 글을 정기구독하는. 이런 사람들을 팔로우라고 하는데. 이환천 씨는 몇 명이나 있습니까?

◆ 이환천> 다 합치면 한 8만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시들 중에 제일 반응이 좋았던 건 뭔가요?

◆ 이환천> ‘직장인’ 시라든지 아니면 많은 여성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이어트’라는 시라든지 그런 것들을 제일 많이
공감해 주셨어요.

◇ 김현정> ‘다이어트’ 한번 듣고 싶네요, ‘다이어트’.

◆ 이환천> ‘다이어트’는 ‘먹지를 말든가/ 말하지 말든가/ 이러나 저러나/ 니입이 문제다.’

◇ 김현정> (웃음) 이 비슷한 시도 하나 있지 않았나요? 제가 보고 한참 웃었던 것 같은데요. 





◆ 이환천> ‘살 빼는 법’이라는 시가 있어요. ‘다알면서/ 혹시몰라/ 검색창에/ 쳐봅니다.’

◇ 김현정> (웃음) 맞아요. 다들 한번씩, 특히 새해에 쳐 보잖아요. 그 심리를 잘 반영한 시네요. 굉장히 시들이 다 짧고 강렬합니다.

◆ 이환천> 네.

◇ 김현정> 쓰신 시들 중에 제일 짧은 시는 얼마나 짧아요?

◆ 이환천> ‘배고픔을 참는 법’이라는 시가 있어요.

◇ 김현정> ‘배고픔을 참는 법’.

◆ 이환천> 이건 제목만 있습니다.

◇ 김현정> 내용이 없어요?

◆ 이환천> 네.

◇ 김현정> 왜요?

◆ 이환천> 배고픔을 참는 법은 없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 (웃음)

◇ 김현정> (웃음) 기발하네요. 배고픔을 참는 법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왜 사람들이 이렇게 이환천 시인의 시에
열광한다고 생각하세요?

◆ 이환천> 일상생활 중에 쉽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건드려서 많이 공감을 해 주시는 것 같고 또 웃기면서 슬픈 그런
상황들을 좀 재미있게 풀어내니까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맞아요. 지금 다 소개는 못 합니다마는 제가 읽고 그때마다 한참 웃었던 시들이 많아요. 그런데 한편에서는 등단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 뭐 시인이라고 하고. 책을 내고. ‘이게 시냐, 시를 가지고 장난치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혹시 계세요?

◆ 이환천> 그래서 제가 낸 책의 표지에 제일 크게 써놓은 글씨가 ‘시가 아니라고 해도 순순히 인정하겠다.’
이런 문구를 써놨거든요.

◇ 김현정> ‘저 인정합니다. 비판하실 분들 하세요.’ 아예 선제공격? (웃음)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을 달래주는 진짜 시인이다,
저는 이런 생각이 들고요. 마지막으로 그 많은 시들 중에서 시인이 추천하는 한 편. 들으면서 인사 나눌까요?

◆ 이환천> 길어도 될까요?

◇ 김현정> 괜찮습니다.

◆ 이환천> ‘하객’이라는 시인데.

◇ 김현정> 하객? 결혼식 하객?

◆ 이환천> 네. 결혼식을 주말마다 갔다 오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써봤는데요.

◇ 김현정> 미혼이시죠? 아직.

◆ 이환천> 네, 아직 미혼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하객’ 듣겠습니다.

◆ 이환천> ‘행사마다/ 꺼내입는/ 꽉쬥기는/ 정장입고/ 평소보다/ 신경써서/ 매무새를/ 다듬으며/ 친구에게/ 전화걸어/
오할건지/ 십할건지/ 우정도를/ 포인트로/ 환산하며/ 출발한다

겨우겨우/ 주차하고/ 편의점의/ 인출기로/ 부탁받은/ 축의금과/ 내성의를/ 뽑아들고/ 승강기로/ 올라타니/ 낯이익은/
몇몇들이/ 나와같이/ 살이올라/ 푸근해진/ 인상이다.

(생략)

그저그런/ 뷔페음식/ 한두접시/ 먹고나니/ 전같으면/ 다른데가/ 술한잔더/ 할법한데/ 피곤한지/ 하나둘씩/ 작별인살/
건네면서/ 예전과는/ 사뭇다른/ 상식적인/ 우리들은/ 돌아오는/ 차안에서/ 씁쓸함을/ 느껴본다.’ 여기까지입니다.

◇ 김현정> (웃음) 정말 ...요즘 말로 디테일이 살아 있는 시네요.

◆ 이환천>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이환천 씨.

◆ 이환천> 네.

◇ 김현정> 이게 그렇게 돈이 되는 일은 아니니까 나 이거 접고 그냥 다시 생활 전선으로 뛰어들겠다, 이러지 마시고요.
오래오래 좋은 시, 우리 현대인을 위로하는 시 많이 지어주셔야 됩니다.

◆ 이환천>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이환천> 감사합니다.

◇ 김현정> SNS 시인 큰 화제의 인물이죠. 이환천 시인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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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lily 2016/01/29 09:48 # 답글

    아 정말 재밌어요 ㅎㅎ 전 이분 책으로 봤는데 정말 기발하고 재미있는 것들도 많더라구요. 짧지만 강한 메세지랄까요 ㅎㅎ 그리고 마냥 웃음거리만이 아니고 생각하게 해주는 해학도 있어서 좋았던 거 같아요^^
  • 김정수 2016/01/29 17:45 #

    이것도 시대흐름의 하나겠지요.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문학을 좀더 쉽고 가깝게 배우고 싶어하는 갈망들이 접합점을 찾은게 아닌가 하거든요.
    인문학도 '오! 진짜 짧은 다큐, 인문학'이라고 나온 것도 인기가 좋다고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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