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지'의 힘. 일상 얘기들..







마음을 돌이킨 쪽지 하나




쪽지 한 장의 힘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낡아서 못 쓰는 자전거가 버려지는 곳이 있어서
담당 공무원이 무척 골머리를 앓게 됐다고 합니다.
그는 머리를 썼습니다.
거기에 이런 쪽지를 붙여둔 것입니다.


“이곳은 훔친 물건, 장물자전거 보관소입니다.”


그러자 더 이상 고물자전거를 불법으로
버리는 사람이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하하하!



반대의 경우입니다.
자전거를 누가 훔쳐간 것입니다
50대 중년의 영국 간호사 에일린 레메디오스 씨는
얼마 전 애지중지하던 자전거를 도둑맞았습니다.
자전거가 아주 고급품이 아니었기에 왕진을 나갔다가,
환자 집 밖에 무심코 세워뒀는데,
나와 보니 없어진 것입니다.


자전거가 꼭 비싸서가 아니라 비록
볼품없이 낡았지만 화가 치밀었습니다.
절친한 친구가 선물해준 것이어서
그 무엇보다 소중했던 물건이었던 것이죠.

간호사 에일린은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습니다.


‘누군가 술에 취해 잠깐 빌려 간 것이려니 생각하자’

이런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도난당한 지점의 가까운 기둥에
농담조의 쪽지 하나를 붙여놓았습니다.


“부탁입니다!! 제 자전거를 돌려주세요.
사랑만 받아왔기 때문에
주인이 없으면 몹시 무서워해요.”

그이튿날,
큰 기대 없이 그 장소에 다시 가본
자전거 주인은 깜짝 놀랐습니다.
거짓말 같이 자전거가 돌아와 있었던 것입니다.

자전거는 마음을 고쳐먹은 도둑의
사과 편지와 함께 그 자리에 나타났습니다.


“절대 미안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다만 자전거는 학대하지 않았습니다.

-마음 고쳐먹은 도둑으로부터”



그녀도 다시 답장 쪽지를 붙여놓았습니다.


“제 자전거를 빌려갔던 다정한 분께.
정말 감사합니다.
자전거가 저한테 돌아와서
기쁘다고 말하네요.
즐거운 시간 보냈다고도 하구요.”



작은 종잇조각을 쪽지라고 하는데,
대부분은 뭔가 글이 써진 것을 말합니다.
그런 쪽지에 대한 추억이 있으실 겁니다.
버스에서 자주 보는, 마음에 둔 여학생 책가방에
<모월 모일 모시, 풍년당 빵집서 만나자>라는
쪽지를 끼워 넣고 그러시지 않았나요?


그냥 말로 건네기는 쑥스러워 용기가
나지 않는 경우는 꼭 데이트 신청뿐이 아니었습니다.
다퉈서 마음 상한 친구와 쪽지를 주고받아
다시 화해를 하기도 했고,
아빠께 엄마 모르게 특별 용돈을
부탁할 때도 쪽지에 간단하지만
애절한 사연을 적으면 해결이 되곤 했습니다.


“저는 18살에 키가 좀 큰 덩치가
살짝 있고 외모는 그냥 준수합니다.
제가 어느 날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누나가 너무 예쁘고 좋아서
고백을 하려 하는데 도저히
말을 걸 용기가 나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런 내용의 글이 SNS에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여러 연애고수 선배들이 댓글로
용기를 주고 방법을 제시해줬는데,
여러 사람이 ‘간단한 쪽지’ 를 쓰라고 하더군요.

소규모 개인 사업을 하는 남편이
점심값마저 줄인다며
도시락을 싸들고 나간 날,
아내는 그 안에 이런 쪽지를 넣어뒀다고 합니다.


“훌륭한 지아비인 당신!
맛은 모르겠지만 음식재료는
모두 애정이니 불끈 기운 내길 바랄게요!”


잘 쓴 쪽지 한 장,
수십 장 글보다 힘이 더 셉니다,
진정코!!


.............'펀경영연구소' 말글스튜디오 김재화원장






..


오늘아침, 메일함에 날아온 흐뭇한 글 하나가 마음을 움직입니다.
전 긴 편지나 조금이라도 글을 보태야 할 때는 악필이 부끄러워 자판을 이용하지만 간단히 메모를 할 때는
포스트지를 애용합니다. 그리고 깜빡하는 나를 위해, 실수할 수도 있는 상대방을 위해 곳곳에 붙여 놓습니다.

지난 주 4박5일간 군대간 용희가 외박휴가를 나왔었습니다.
주말엔 내가 걷어 먹이지만 복귀하는 월요일 하루는 챙겨주지 못하고 출근하려는데 영 마음이 안좋더군요.
반찬들을 만들어 놓고 나왔지만 조금 데워먹거나 양념을 가미하면 훨씬 맛있게 먹을 수 있는데,
분명히 이 녀석은 대충 꺼내 먹고 갈 것 같더라고요.
식탁 반찬통 위 포스트지에 쪽지를 남겨놓고 나왔지만 마음이 걸려 카톡을 보냈습니다.


[김정수] [오후 1:54] 아침은 먹었어?
[최용희] [오후 1:55] 네 소고기 먹었어요
[최용희] [오후 1:55] 볼 거 정해서 챙기기만 하면 돼요
[김정수] [오후 1:55] 어제그제 바깥바람 많이 쐬었는데 감기기운은 없는거니?
[최용희] [오후 1:55] 네 다행히도 건강해요
[최용희] [오후 1:56] 저도 걱정이었는데 멀쩡해요
[김정수] [오후 1:56] 그래도 군대체력이 생겼나?
[최용희] [오후 1:57] 글쎄요??ㅋㅋㅋㅋ
[최용희] [오후 1:57] 춥다고 감기드는 게 아니라
[최용희] [오후 1:57] 잘 때 따듯하게 자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김정수] [오후 1:57] 그건그렇지. 그래도 외출할때 두둑히 입는건 도움이 될거야. 참 야채박스에 사과가 맛있어. 깎아먹어
[최용희] [오후 1:58] 할머니가 이미 깎아줘서 먹었어요
[김정수] [오후 1:58] 들어가는데 못봐서 조금 서운하구나. 이해해줘라~ 넓은 마음으로..
[최용희] [오후 1:58] 아뇨아뇨ㅋㅋㅋ 포스트잇으로도 충분해요
[김정수] [오후 1:59] ㅋㅋㅋㅋㅋㅋ 막 썼는데 사랑도 보였구나.


쪽지 하나가 마음을 전달해주는 빚장역할을 톡톡히 해 줍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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