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이유_읽다(김영하) 책읽는 방(국내)










물론 제가 쓴 소설들은 영감을 준 저 걸작들에 비할 수 없겠습니다만, 저 이외에도 전세계의 수많은 작가들이
비슷한 과정을 거쳐 '새로워 보이지만 실은 오래된' 작품을 써내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비극의 주인공들은 항상 너무 늦은 순간에야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곤 하지만, 저는 독서를 통해 커다란
위험 없이 무지와 오만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중략)
독서는 왜 하는가? 세상에는 많은 답이 나와 있습니다. 저 역시 여러 이유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독서는 우리 내면에서 자라나는 오만(휴브리스)과의 투쟁일 겁니다.




본문 中



소설이라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사회 속 젊은이들을 대변하고 있는 김영하씨가 자신의 메세지를 제대로 송출하기 위해
시작했다는 에세이집의 완결편(보다, 말하다, 읽다 順)을 읽었다.
이번 에세이집 '읽다'에서는 그동안 그가 작가로 살게한 경위 내지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문학작품들에게 바치는 사랑고백이라고까지 말했다.

책을 왜 읽는가에서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책의 탐사까지 이번 '읽다'에서는 여섯 단원으로 구분하여 독자와
만나고 있다. 그가 읽은 책은 수천권이 넘는다고 말한다.
그러니 '읽다'에 대한 정의, 그리고 그의 책 속에 담겨진 풍부한 경험담은 신뢰가 가고도 남는다.

뇌는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것을 뒷받침한 예는 무수히 많다.
김영하씨는 지나치게 집착하는 현실주의보다 지나치지 않다면 정신적 현실(환상)이 더 유익하다고 말하고 있다.
직접 경험하거나, 모든 것을 사실적으로 기술한 이론서나 설명서만이 값지게 할애되어 분배될 가치가 아니란 뜻이다.

소설이나 문학작품 등에서 얻는 개개인의 사유가 저자가 펼쳐놓은 이야기 속, 정신적 미로는 독자들로 하여금 풍부한
상상력과 함께 자신과의 오만과 투쟁을 경험하게 만든다.(위 인용문 참조)
책의 유희(환상)은 현실에서 맛볼 수 없는 멋진 경험이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죽은자(고전)와 산자들이 펴낸 책들의 우주에 접속하여(독서를 통하여) 잠시나마 그 세계의
일원으로 존재하는 영광을 누린다. 이것이 어쩌면 가장 큰 보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아래 인용문 참조)


누군가는 물을 것입니다.
"우리의 시간은 소중하다. 그런 귀중한 시간을 들여 소설을 읽는다면 뭔가 얻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마 플로베르라면 이렇게 대답했을 것입니다.
"그 아까운 시간을 들여 고작 '바람피우면 죽는다' 같은 교훈이나 얻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시간의 낭비일 겁니다."
분명히 우리는 소설을 읽음으로써 뭔가를 얻습니다. 그런데 그 뭔가를 남에게 설명하기도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경험한 미로와 타인이 경험한 미로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책을 가까이 자주 접하는 독자들 대부분은 그 크기만 다를 뿐 대부분 책에 대해 중독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스스로 그부분을 기꺼이 인정한다. 나 역시 책을 읽다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현실에
적응하기까지 잠시나마 허둥댔던 경험이 적지 않다.
현실과 비현실을 공존하는 경험은 책을 통해 가능하다. 또한 책과 독서는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경험하게 만든다.
그리고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발표되는 각도에서 벗어나 통찰의 감각을 일깨워준다.
모든 문학작품에는 가해자의 내면을 실랄하게 보여주며 대리경험을 하게 해준다.
그리하여 독자 스스로 '복잡하게 나쁜' 내면의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을 쌓게 해주는 것이다.

김영하씨가 정리해준 이번 '읽다'의 완결편은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상쾌하게 정리해 준 책이었다 생각이 든다.







덧글

  • 이너플라잇 2016/01/05 13:50 # 답글

    김영하님의 강의에서도 들은적이 있는데, 책을 읽는 이유.."체험"이라는 것입니다..책읽기를 통한 체험은 현실을 살게하는 하나의 완충제가 되어준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꿈보다 훨씬 지각적이고 선명한 체험...꿈을 꾸다 아쉬웠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소설책을 읽어보는 것으로......^^
  • 김정수 2016/01/05 15:34 #

    이렇게 답글이 달리니 기분 좋아요. 이너님~~
    김영하씨는 그러더군요. 글을 잘 쓰려면 체험보다 우선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고요.. ^^
    독서의 이유에 대한 선명한 답변을 들은 기분이예요.
  • beautifulseed 2016/01/06 02:09 # 답글

    분명히 우리는 소설을 읽음으로써 뭔가를 얻습니다. 그런데 그 뭔가를 남에게 설명하기도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경험한 미로와 타인이 경험한 미로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부분 많이 공감갔네요. 방금 소설책하나 끝냈는데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감동이 있었어요 ㅎㅎ 딱히 어떤 부분이라고 설명은 못하겠고..
  • 김정수 2016/01/06 08:17 #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죠?
    저도 저 인용문 읽으면서 소설을 자주 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받는 질문에 대해 분명한 답변을
    줄 수 없었던 심정을 대변받는 기분이더라고요.

    단지, 경험하지 않고 단정짓는 사람들의 오류의 간극이 소통의 부재로 남지는 않을까.. 좀 그런
    염려는 되더군요. 요즘 책과 가까이 하기보단 스마트폰으로 빠른 답변을 받는 시대잖아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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