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희 체감 2.3초 외박휴가. 우리집 앨범방




사진은 두 장만 허용한다고 해서 폴라로이드 사진기로 딱 두장 찍어 지갑에 넣고 갔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한 여름의 더위도 어느새 처서가 지난 요즘 아침저녁 서늘함을 느끼듯이
지난 7월 20일에 공군훈련사령부에 입소한 용희가 6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드디어
지난 8월 28일, 수료식을 마치고 귀가했습니다.
남편과 나는 년차휴가를 당연히 냈고, 경남진주로 차를 몰며 아들을 만나러 가는 그 시간이 참 설레더군요.
그리고 수료하는 날이 공교롭게도 용석이 생일이라 가족의 기대와 기쁨은 두배였던 것 같아요.

작은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나서 한없이 심난했습니다.
이론과 감정은 별개인 것 같아요. 괜찮다고 말해놓고 다시 우울해지는 과정을 몇 번이고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엄마이자 며느리, 아내의 역활이 일상으로 복귀하게끔 자연스럽게 만들더군요.
용희도 군대에서 가족들와 마찬가지로 혼란스럽고 방황을 했을테지만 이내 정신차리고 성실히 군복무를 했습니다.
그래도 민간인들보단 분명히 힘들고 고될테니 용기 잃지 말라고 최선을 다해 힘내라고 자주 손편지를 썼습니다.

처음엔 오로지 아들을 생각하며 쓰는 편지였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나 역시 위로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이고 예외없이 고독한 존재란 것을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언제 이렇게 아들과 조용한 대화를 나눌 시간이 많이 제공될까요?
내 편지를 기다리는 아들이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습니다.

용희는 손편지에 짧은 2박3일 외박휴가기간 동안 먹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를 불쌍할 정도로 열거해서 보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거라곤 원없이 먹게 해주고 휴식을 취하게 해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음식재료를 충분히 준비해 뒀습니다.

아들은 주특기를 부여 받았고 또다시 지난 일요일 공군수송버스에 몸을 실고 특기학교 입소를 향해 떠났습니다.
훈련소 입소할때보다 경험치가 생겼을텐데도 '정말 가기 싫네요'를 연발하는 아들을 우리는 오히려 처음보다는
덤덤히 보냈습니다.

이제 4주 특기학교를 마치면 자대배치를 밟을 겁니다.

용희가 집에와서 가장 많이 한 말이
'아, 진짜 행복하다. 아, 진짜 좋다' 였습니다.

처음엔 통제된 곳에 있다가 편안한 곳에오니 느끼는 기분이려니 웃으며 넘겼는데,
자꾸 각인하듯 아이가 좋아하니 행복하다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가족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그래서 2박 3일, 평소와 다른 행복바이러스가 가족모두에게 번졌어요.


우리는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고 사는건 아닐까요.
평소엔 아무렇지도 않던 이 한가로움이 진정한 행복이었어요.

용희가 그걸 새삼 알게해줍니다. 참 고맙네요.







수료식에 나무처럼 곧은 자세로 서있는 훈련병들. 군복을 입혀놓으니 당췌 못찾겠더군요.



사람들이 워낙 많이 간신히 찾은 용희와 남편을 세워놓고 얼렁 찍었습니다.



휴게소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어요. 밖에서 먹는 음식은 무조건 맛있다고 연발하네요.ㅎㅎ



집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와 한 컷. 정말 좋아하십니다.



이날 용석이형 생일이라 아이스크림 케익을 사왔습니다. 촛불을 같이 킵니다.



용석이도 이날 일찍 퇴근하고 돌아와 즐거운 생일케익을 잘랐어요.ㅎ



남편은 싱글벙글, 잘먹는 아들들이 귀엽기만 한가 봅니다.



토요일 아침은 병어찜, 꽃게찜, 낚지볶음을 해줬습니다. 용석이의 부시시한 얼굴..ㅋㅋㅋ



점심은 다시 고기, 고기..ㅋㅋㅋ



용희님와 용석님은 보고싶어하던 픽사에니메이션의 '몬스터주식회사'를 즐겁게 관람하고 계십니다.



다시 부대로 가기전에 형과 함께 사진을 남겼습니다.



덧글

  • wkdahdid 2015/09/01 01:10 # 답글

    빡빡 민 머리가 영락없는 군인이네요~
    국방부시계가 쏜살같이 흘러가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 김정수 2015/09/01 09:43 #

    그래도 정수리부분쪽 머리는 쬐금 길더군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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