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는 장난감, 네이버는 네티즌을 판다. 엄마의 산책길







맥도널드는 장난감, 네이버는 네티즌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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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아이들이 맥도널드에 가자고 졸랐습니다.
하루종일 조르기에 저녁 무렵 아이들을 데리고 맥도널드에 갔습니다.
아이들은 해피밀 세트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이 포함된 세트)를 골랐습니다.

맥너겟과 감자튀김, 그리고 ‘드래곤 길들이기’ 영화의 캐릭터로 만든
장난감을 받아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와서 저는 맥너겟을 먹었고,
아이들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애들 엄마가 " 아빠가 맥너겟 다 먹는다. 너희들 안 먹니?" 라고 하자,
애들은 "우리는 그거 안먹어요." 라며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에 바쁩니다.
아이들에게는 음식이 주, 장난감이 부가 아니라, 완전히 정반대였습니다.

장난감을 사기 위해 맥도널드를 찾아간 것이고,
햄버거는 덤으로 얻어온 것이었습니다.



과거 MBA 시절, 컨설팅 회사 입사 준비로 컨설팅 회사에 관한 리서치를 하면서,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어느 유명한 회사가 맥도널드를 컨설팅하면서 "당신네들은 앞으로 햄버거 가게가 아니라
장난감 가게라고 생각하라." 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 얘기를 듣고 ‘푸하하하’ 웃었습니다.
참 컨설턴트들은 황당한 얘기를 하는구나. 그런데 지금 그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많은 비즈니스에서 표면적인 상품이 본질적인 상품이 아닌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뉴욕 맨해턴을 관광하다 보면, 서울 시내처럼 공공 화장실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하철 화장실도 티켓을 사지 않고는 이용하기가 힘듭니다. 대신 뉴욕에서 공공화장실
역할을 하는 곳은 스타벅스 매장입니다. 화장실을 가고 싶으면
스타벅스에 들어가 볼일을 보고, 나오면서 들른 김에 커피 한잔을 들고 나옵니다.
그러니까 고객들은 커피를 사러 들어간 것이 아니라 화장실을 사용하러 스타벅스에 들른 것이죠.

스타벅스는 자신들은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판다’고 우깁니다.
그들은 스타벅스 매장에서 공짜 와이파이를 제공하면서 고객들이 앉아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한다고 우깁니다. 그런데 내가 볼 때는 다 헛소리 입니다.
그들의 본질적인 상품은 화장실입니다.



분당 수내역에 제가 좋아하는 ‘페삭’이라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철판구이 전문점인데, 테이블이 딱 한 개 있습니다. 하루에 손님을 6시, 8시, 딱 두 팀 받습니다.
요리사는 달인 프로에 나올 정도로, 칼로 묘기를 부립니다.
그 정도 맛에 그 정도 재주면 테이블을 좀 더 늘려도 좋으련만, 그 주인장은 테이블 하나만을 고집합니다.
들어가면 딱 5평 정도의 작은 공간이 우리만을 위한 공간입니다.
그러다 보니 예약을 하려면 한달 전에 해야 합니다.

제가 이 곳을 잘 이용하는 이유는 고마운 분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특별히 접대를 할 때입니다.
여기에 모시면 누구든지 감동을 받습니다.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나 봅니다.
접대 효과 만점인 공간입니다.

페삭은 ‘철판 요리’를 파는 곳이 아니라 ‘접대했다는 느낌’을 파는 곳입니다.
저는 그곳에 철판요리를 먹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접대하기 위해 갑니다.


네이버는 무엇을 누구에게 파나요?

쉽게 생각하면 ‘검색 서비스’를 ‘네티즌’에게 판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한 단계 뒤집어 생각해 봅시다.
네티즌들은 네이버에 검색을 하면서 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네이버에게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은 광고주들입니다.
광고주들이 비싼 광고료를 네이버에 지불하는 이유는 검색을 하기 위해 네이버에 접속하는
네티즌들의 수(트래픽)가 많기 때문입니다. 트래픽이 많으면 많을수록 광고주들은 네이버에
많은 돈을 내고 싶어할 것입니다.
그러니 네이버는 검색의 품질을 높여 검색 이용자 수를 늘리려고 노력을 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네이버의 고객은 광고주이고, 네티즌은 네이버의 상품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검색 서비스를 잘 개발해서 네티즌들이 네이버에 접속을 많이 하게 한 다음 도매급으로
광고주들에게 팔아 넘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의 본질적 상품은 네티즌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여러분들은 네이버의 고객이 아니라 상품이었습니다. 당한 것이지요. 약올라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요양병원을 예로 들어봅시다.
요양병원은 무엇을 파는 곳일까요?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팔 수도 있고,
‘치매 환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서비스’를 팔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호텔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저는 좀 다른 관점에서 ‘효도한다는 명분’을 파는 곳이라고 정의해 보았습니다.
많은 경우 부모님을 요양병원에 모시고자 하는 자식들은 평생 자신을 위해 희생해온 부모님을
끝까지 집에서 모시지 못하고 요양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많습니다.

사실 치매가 있는 어르신의 경우 집에 모시다 보면 행동 증상이 나타나면서 피해의식, 불안증, 우울증
등의 증상을 같이 가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어르신이 병원에 입원하여 제대로 된 의학적 약물치료 및 인지치료를 받으면 꽤 호전되곤 합니다.

이런 경우 환자 본인도 집에서 지내는 것보다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편안하게 지내게 됩니다.
보호자 편하라고 입원시키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위해서 입원시키는 셈입니다.
이 내용을 보호자들에게 설명해 주는 것이 그들의 죄책감을 덜어주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치매 어르신을 입원시킬 때, 가능하면 가족이 다 모이도록 합니다.
그리고 어르신을 입원시키는 것이 자식들 편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볼 때도 어르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설명합니다. 결국 입원시키는 것이 효도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셈이지요.

‘효도한다’는 명분을 판다고 정의할 때 요양병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입니다.
예를 들면 산 좋고 물 좋은 산속에 위치한 것 보다는 도심에 위치한 요양병원이 좋은 점이 있습니다.
가족들은 부모님을 산 속에 입원시키면 자신들이 부모님을 방치한다는 느낌을 갖기 쉽습니다.
도심 근처, 직장 근처에 입원을 시키면 항상 찾아 뵙고 돌봐드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가적으로 생각해보면 ‘가족과 환자들이 같이 하는 음악회’ 같은 행사를 기획한다든지
‘환자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보호자들에게 업데이트’ 해주고 환자와 가족이 수시로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한다든지 하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이렇게 우리가 상품이나 고객을, 그동안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정의할 때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통찰을 얻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korme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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