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희를 위하여. 일상 얘기들..





6월 달력이 넘기자 용희 군입대일이 불쑥 코 앞에 다가선 것 같아 당황스럽다.
통통 튀듯 밝은 용희도 어느 순간 시무룩해지는 표정이 툭툭 눈에 띄어 어색하다.
여느 때같으면 목을 덮는 머리카락에 대한 잔소리가 식구들 모두 용희를 향해 한마디씩 날릴 타이밍임에도
곧 있으면 지나치게 시원해질 머리가 예상되기에 다들 아무말도 안하고 있다. (묶기라도 했음 좋을지경이다)

주말엔 동아리에서 용희를 위해 MT 계획을 세워줬다.
목적이 뭐든 모여 논다는 생각에 들뜬 얼굴로 집을 나선다.
잠시라도 잊겠구나 싶은 생각에 베낭을 메고 현관을 나서는 등진 아들의 모습에서 짧은 한숨이 나온다.

주문했던 군인용 전자시계가 도착했다.
동아리 MT에서 돌아온 용희가 책상에 올려진 택배상자를 보고 또다시 시무룩 해진다.
한 번 쓱 차보더니 또 얼른 손목에서 풀어놓는 모습이 왠지 짠하다.

휴일에 먹고싶은 것을 주문 받는다고 선심을 쓰니 아웃백을 가고 싶단다.
요즘은 용희가 무엇을 요구하든 다 들어준다.
심하게 힘든 군대생활을 한 남편은 측은한지 요즘 용희를 보는 눈이 더 애틋해보인다.

남자들에게 군대란 무엇인가, 나는 요즘 많은 생각이 든다.
환경이 변한다는 건 심한 스트레스다. 논리적 이해를 나름 세워도 억울한 기분이 들 것이다.
그래도 받아드려야 하는 현실이다.
변화된 환경 속에 용희만 홀로 서있다면 외롭겠지만 같은 처지의 같은 시대의 젊은이들이 모였으니 아마
나는 그곳에서 더 큰 위로와 힘을 받을 것이라 예상해본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군대와 사회의 갭을 용희 스스로 조율하고 잘 적응 해주길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담주엔 용희를 위해 가족여행을 떠날 생각이다.
가족은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응원해준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싶다.






덧글

  • 2015/07/06 15:3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7/07 11:0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쇠밥그릇 2015/07/07 11:10 # 답글

    아이고. 우리 까끼의 미래를 보는 것 같습니다.
  • 김정수 2015/07/07 16:16 #

    그때쯤엔 통일이 되지 않았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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