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로 건너뛴 결혼기념일. 일상 얘기들..



작년 결혼기념일 포스팅과 함께 합니다.




어제는 25주년 결혼기념일이었습니다.
올 해는 가족 모두 각자의 삶터에서 복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함께 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술 취한 남편이 안방 달력에 커다랗게 동그라미를 그리며
'이 날이 엄마아빠 결혼한 날인데, 너희들 절대 잊으면 안된다'라고 아이들에게 공지(?)한 것으로 위안을 삼습니다.
가족이 결혼기념일을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니까요.

올 해들어 가족들이 한 자리에 앉아 밥먹는 시간은 주말밖에 없는데, 그나마도 같이 하지 못하는 날들이
늘어갑니다. 그래서 다 모인 날이 되면 더 각별히 즐겁게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혼기념일 전날(4월21일), 회사에서 너무 스트레스 받는 일로 기분이 완전히 다운된 상태로 퇴근을 했습니다.
오래 다닌 죄(?)로 회사의 경비절감안을 냈던 제 의견은 직원들의 반발로 이어졌고 그 화살은 모조리
제게로 날라온 날이었습니다. 임원도 아닌 제가 일방적으로 마치 우대를 받은 사람인양 질타를 받기까지하니
억울함으로 회의감이 밀려와 딱 그만두고 싶더군요.

더 기가막힌 것은 임원진의 태도였습니다.
기안을 올리라고 독촉할 때는 언제고 막상 회의가 시작되고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후한 인심을 쓰듯
'김부장, 이건 좀 심하다. 그냥 유지하자'는 태도로 변한 것이었습니다. 에라이!!

결혼기념일 전날, 그리하여 남편과 함께 회사임원들을 도마위 안주로 삼고 술을 엄청 퍼마셨습니다.
다음 날 숙취로 힘들 것 뻔히 알면서 마셨더니, 당장 결혼기념일엔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ㅋㅋㅋㅋ
그래서 정작 결혼기념일에는 서로 일찍 귀가해 잠자는 것으로 합의를 했습니다.

그랬는데 창원에 학회가 있어 1박2일로 내려갔었던 용석이가 결혼기념일을 잊지않고 샴페인을 사왔습니다.
매일 늦게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용희도 어제만큼은 일찍 귀가해줬습니다.
남편과 저는 도저히 못마시겠더군요. 샴페인을 주말에 마시자고 보류했습니다. ㅋㅋ

올 해 결혼기념일은 외식 한끼 없이 지나가지만 마음은 외롭진 않네요.
그나저나 올 봄은 참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덧글

  • chocochip 2015/04/23 23:11 # 답글

    으이구!! 회사란 조직은 정말!!
    얼마 전 어느 회사에서 저에게 팀장으로 일해달라고 했는데요.물론 그 회사가 하려던 사업을 접었다며 저를 물먹여서 꽝이 난 일입니다만. 그때 제가 팀장을 고사했던 이유가, 스타트업이면 할 일이 엄청 많을 거라 막 야근이 필수, 주말근무 필수일텐데 싫다! 였습니다. 그 말을 들은 어느 후배가 "팀장이니 팀원들 시키고 정시퇴근 하면 되잖아"라고 하더군요. 그게 뭐야... 팀장이 막 소소하다못해 택배 송장 갯수를 세는 그런 일들까지 해야하는 건 아니라지만, 팀장은 팀장의 일이 있다지만, 그래도 팀원들만 시키고 자기는 정시퇴근하는 게 팀장인가... 그런 의미에서, 그 임원들 나빠요! 경비절감안 내라고 닥달할 땐 언제고 고심해서 안을 내니까 다른 직원들 반응에 편승하기나 하고. 그렇게 무안이나 주면서 자기는 냉큼 평직원들 편들어주는 듯이 굴고. 나빠요, 나빠!
  • 김정수 2015/04/24 08:23 #

    속이 다 시원하게 흥분해주시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아직 회사안이 완전히 정리된 것이 아니라 마음이 계속 불편한 상태예요.
    지혜롭게 평정심을 가지고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위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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