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안하면 행복하다. 일상 얘기들..




지난 설날, 시숙어른의 하우스 안에 계신 어머니



나는 지난 1월 어머니의 비장비대증의 원인이 골수섬유화증이라는 확진을 받은 뒤론 달마다 '자카비'복용상태를
확인 받기 위해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다니고 있다.
지난 겨울, 연로하신 분이 매일 설사와 진통을 견디지 못하시는 것을 옆에서 지키보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그리고 어머니도 '제발 살려달라'고 외치시는 모습은 또다른 연민으로 다가왔던게 사실이다.

엉덩이쪽의 골수를 뽑고 진단이 나올때까지 식사를 못하시는 고통이 있었지만 지금은 문명의 발달로 인하여
치료제인 '자카비'를 만났고 지금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셨다.
식사도 예전처럼 하심은 물론이고 그동안 못드신 고기를 석달째 드시고 계시다. ㅡ.ㅡ;;
아무튼 쉽게 내복약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니 얼마나 다행스런일인지 모르겠다.

지난 주, 어머니가 병원진료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불쑥 내게 말씀을 꺼내셨다.

"매번 고맙다. 며느리는 너 하나 뿐이다. 또 직장으로 돌아가 일해야 할텐데 힘들어서 어쩌냐."

회사에 하루꼬박 연차를 쓰기가 미안해 새벽부터 부산을 떨면 되지 싶어 반차휴가를 냈었고,
아침일찍 서둘러 병원에서, 집으로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직장으로 가려 정신없는 사이에 불쑥 던진 말씀이셨다.

예상하지 못한채 불쑥 꺼낸 선물꾸러미를 받은 사람처럼 당황스런 기분은 내 귀를 의심하기까지 했다.

어머니가 내게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말한적이 있었든가.
등 뒤에서 어떤 표정으로 내게 말씀을 하시는지 감이 안오는 나는 운전대를 잡고 집으로 향하면서 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어색한채 얼굴은 앞을 향한채 '아니예요. 걱정마세요. 괜찮아요' 라고 말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


언제부터인가 난 어머니께 아무것도 기대지 않기 시작했다.
기대하니 내게 많은 외로움으로 다가온 분이셨다.
어머니는 내가 기대기 힘든 분이셨다.

기대지 않으니 내가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내가 다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후부터 어쩌다 어머니가 해주신 것들이 오히려 감사하게 느껴졌다.
내가 집안일을 모두 해야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하시는 분에 대한 내 삶의 대처방식이었다.

기대를 안하면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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