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생각을 해본다. 일상 얘기들..





두달 전 급체하셔서 중앙대병원 응급실에 다녀오신 후로 계속해서 어머니의 속은 나아지질 않았다.
이후로 한약으로 두 재를 드셨는데, 조금 나아진 듯 보이다가 다시 체하고 설사를 반복하셔서
지난 12월 2일엔 서울대병원에 입원을 했고 총체적인 진단을 받기로 했다.
연세가 드신 분이라 진료를 받는 과정을 너무나 버거워하셨고, 골수검사를 받을땐 옆에서 차마 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진료는 끝나 주말에 퇴원은 하셨고 최종 진단을 외래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진단서를 끊어보니 골수검사를 한 목적이 보였다. '만성림프구성 백혈병'이 의심된다는 거였다.

6년 전에 비장비대증으로 아주대병원에서 진단을 받으셨었고, 당시 의사선생님이 골수검사를 요청했지만
어머니가 너무 무서워하셔서 혈액검사를 과학기술처에 의뢰해 암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은게 다였다.
만약 어머니가 백혈암이라면 2009년 이후 천천히 진행된 것이 아닐까 의심된다.

지난 주는 온통 어머니 병세에 대한 걱정으로 식구들 모두 대충대충 일상을 견뎠다.
남편과 나는 번갈아 년차휴가를 내서 어머니 병간호로 시간을 보냈고, 식사는 김밥으로 때웠다.
몸상태가 안좋던 나는 병간호로 밤을 샌 다음날부터 피로몸살에 어지럼증으로 너무 힘들었다.
아이들도 신경쓰지도 않았던 기상알람과 끼니를 스스로 해결하느라 허둥댔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식구들은 아무 불평없이 묵묵히 그 고통을 받아드렸고 깨진 일상을 다시 오늘부터 맞이하고 있다.

겨울이면 노인들 건강이 특히 걱정된다고 한다.
정말이지 밤새 안녕하시냐는 말이 그냥 나온게 아님을 요즘 실감한다.
어머니는 연로하시고 병세가 있으니 언젠가는 우리가 염려하는 그 시간이 다가올 것이다.

갑자기 닥친 슬픔은 견디기 힘들지만,
앞으로 다가올 슬픔이라면..
오히려 차분히 준비하면서 경건하게 어머니와 못다한 시간들을 번 것으로 생각하면 어떨까..

.. 그런 생각을 해본다.





덧글

  • 고요 2014/12/08 21:47 # 답글

    우리 삶에는 당연히 겪어야 하는 고통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힘 내시길 기원합니다.
  • 김정수 2014/12/09 08:59 #

    네.. 감사합니다.
    당연히 받아드려야할 고통들.. 의미가 담겨있네요.
  • 쇠밥그릇 2014/12/09 10:38 # 답글

    간병하시면서 식사는 제대로 하셔야겠어요. 화이팅입니다.
  • 김정수 2014/12/09 17:53 #

    넵. 염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wkdahdid 2014/12/11 15:30 # 답글

    어머님이 차도 있으시길 바랄께요...
  • 김정수 2014/12/12 08:24 #

    네..걱정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오늘 외래결과 보는 날입니다.
    좋은 소식이 나오길 저도 고대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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