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불행한 나라의 미래는 암울하다. 일상 얘기들..





그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한국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는 우리의 아이들을 왜, 그리고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아이들을 인격체가 아니라 입시와 경쟁의 도구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창 뛰어놀 나이의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이라는 감옥에 갇혀 주입식 지식습득에 매달리는 현실에 대한 강력한 고발인 셈이다.
입만 열면 ‘21세기형 인재 육성’을 강조하지만 창의성과 공감능력은 부족하고 단순 지식만 익힌 ‘과거형 인재’를 양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복지부가 전국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4007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아이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숙제나 시험, 부모님이 주는 성적 압박으로 인한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가 삶의 질을 낮추는 주요한 원인이었다.
학업 스트레스는 5년 전 조사 때보다 모든 연령에서 증가했다. 반면 취미나 친구와의 교류, 스포츠 등 성장에 필요한 활동의
결핍도를 따지는 ‘아동결핍지수’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이를 두고 “한국 학생들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잘못된 교육제도로 창의력이 꺾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 빈곤가정 아이들이 최근 1년간 먹을 것이 떨어졌는데도 살 돈이 없는 ‘식품빈곤’ 상태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충격적이다.

스트레스와 결핍으로 점철된 한국 아동의 현실에 대한 지적은 새삼스럽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는 학업과 여가의 심각한 불균형이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수위가 임계치에 도달해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띤다. 당장 대대적으로 교육을 개혁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한 신호인 것이다.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어른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희망이라면서 벼랑으로 몰고 가는 지독한 위선의 탈을 벗고, 아이들의 미래의 행복을 위한다며 현재의 행복을
저당잡는 부당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지금 행복한 아이가 미래에도 행복할 수 있고 미래의 희망도 될 수 있다.
사회적 논의를 통해 이런 방향으로 교육 목표를 바꾸는 작업을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
아동 스트레스 생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대학입시제도도 반드시 손봐야 할 대상이다. 마침 정부는 아동이 행복해지고
권리의 주체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연내 아동정책기본계획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만은 구두선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기사전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11052038325&code=9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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