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삶에 관하여_허지웅. 책읽는 방(국내)



 '저녁이 가면 아침이 오지만, 가슴은 무너지는구나(1894년)/ 윌터 랭글리 작품




우리는 모두 상처받으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상처는 상처고 인생은 인생이다.
상처를 과시할 필요도,
자기변명을 위한 핑겟거리로 삼을 이유도 없다.
다만 짊어질 뿐이다.
짊어지고 껴안고 공생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할 뿐이다.
살아가는 내내 말이다.



- 본문 中



'마녀사냥' 출연진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사람은 '허지웅씨'가 아닐까 싶다.
영화평론가의 쫄깃한 입담을 보이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구나..라고 생각이 들던 중 우연히
어느 블러그에서 그의 출간한 에세이집의 호평의 글을 읽고 나도 서둘러 책을 구매해 읽게 되었다.

'버티는 삶에 관하여'
제목에 그의 질긴 의지가 담겨있어 솔직히 멈칫했다.

나는 사실 그동안 '버틴다'라는 말을 싫어했다. 차라리 '포기'가 더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2년전 오래동안 몸담았던 현재의 직장에서 많은 굴욕과 아픔을 견디고 '버티면서' 내자신이 성장한
기분을 경험한 뒤로는 '버틴다'는 기분에 대한 처절함을..아름다움을 알고 있다.
버틴다는 그것은 상처를 인정하고 약도 바르지 않은 채 딱지가 앉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다.

허지웅씨에게 '버티는 삶'은 역시 그냥 지어진 제목이 아니었다.
생각컨데 그의 세상을 향해 던졌던 그 화두는 어린시절 어머니의 모욕을 받는 장면부터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아무튼 그는 세상을 향해 냉소적인 태도를 일관하는 사람으로 살게된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것은 영화였다.  그리고 적절히 그의 화두를 설명해준다.

영화평론가답게 '록키'의 주인공. 실베스터 스탤론의 자전적 영화를 통해 우리독자들에게 화두를 던진다.
천덕꾸러기로 30살까지 살아왔지만 스탤론은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시나리오로 완성하고 스스로의 방식으로
존재가치를 증명해 낸다.


<록키>는 지난 세월을 꼰대들과 불화하며 답답하게 보낸 서른 살의 한 남자가 세상의 방식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온전하게 증명해내는 이야기다. 그의 해답은 이기든 지든
끝까지 자기 힘으로 버티어내는 데 있었다.



짜여진 한국인의 관습, 여론이라 불리며 마녀사냥을 즐기는 네티즌의 삐둘어진 양심들, 이분법적으로
서둘러 종결짓고 싶어하는 어른들의 정직하지 못한 태도들을 이 책에서 그는 냉소적으로 비아냥거린다.
나는 화면 속에서 그의 비유적이면서도 가벼운 태도의 모습을 보다가 책을 만나서인지 적잖은 놀라움과
함께 신선한 작가를 만난 것같아 기분이 썩 좋아졌다.
강한 필체 속에 공정한 아름다움을 말하는 그였기 때문이었다.

조금 지난 사건들이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연예인(타블로, 최민수, 옥소리, 나훈아)들의 이슈들을 되짚으며
여론몰이의 행태와 서둘러 결론으로 치닫는 무책임을 꼬집는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강력연쇄살인범을 빠르게 단죄하려는 여론의 목마름도 냉소적인 시선으로 질타한다.
용산재개발 보상대책에 반발한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합회의 요구가 종국엔 참사로 이어진 사건의 전후에
서서 지켜보던 그의 날카로운 지적은 가슴이 아프기 그지없었다.

사건을, 현상을 제대로 공감할 능력을 그는 우리에게 진지히 요구했다.
무엇이 문제이고.. 제대로된 응원이 무엇인지 '현실'의 직시를 요구했다.
변하지 않을 것같은 이 시대도 '세상사 정반합'일진데 깨어있는 지식인으로 진화돼지 못할 이유도 없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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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4/10/28 10:26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김정수 2014/10/28 13:17 #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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