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며 보지 말기_보다(김영하) 책읽는 방(국내)






한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데에서 좀더 나아가야 한다.
보고 들은 후에 그것에 대해 쓰거나 말하고, 그 글과 말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직접
접하지 않고서는 다시 말해, 경험을 정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자와 대화하지 않는다면,
보고 들은 것은 곧 허공으로 흩어져버린다.



작가의 말 中



김영하씨의 글의 느낌이라면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불편한 상황을 편안하고 익숙하게 대중을 이해시키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소설을 읽노라면 마음 한 켠이 시원하다.
생각해보니 그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 대한 위로였다.

그렇게 그동안 소설이라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사회 속 젊은이들을 대변했던 그가 이번엔 '보다'라는 산문집으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냈다. 그는 그동안 자신의 소설가라는 직업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자신의 메세지를 제대로 송출하기 위해서는 내가 사는 사회안으로 탐침을 깊숙이 찔러넣기로 결심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산문집은 리얼했고 그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생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보다'에 이어 밀도있는 산문집(보다 - 읽다 - 말하다 시리즈)을 풀어낸다니 기대가 크다.

이번 산문집 안에는 스물여섯 개의 작가의 생각이 담겨있다.
스토리마다 우리가 매일 보았지만 사색없이 넘겨왔던 이슈들에 대한 오류들과 풍경들이 안타깝게 그려지고 있었다.
어쩌면 내가 '보았다'라고 느꼈던 풍경들은 그의 말처럼 사색없이 넘기고 또 글로써 남기지 않음으로써
그냥 인정해버린 슬픔일 수도 있겠다는 안타까움마져 든다.

산문집의 테마 중 1부에서 '사회적 불평등, 분배의 억울함'에 이미 익숙해진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적 감정에
대한 질문이 눈길을 끈다. 부와 가난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그것이었다.
옷차림이나 비싼 차는 부자와 빈자의 구분이 아니라는 것.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의 심정을 모른다는 것. 그들의 '가난에 대한 무지'는 그들만의 언어로 통과되어
빈자들을 통치하고 그 격차는 점점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 아닌 자유'라는 테마였는데, '헝거 게임'이란 글이 소개되고 있다. 우리 서민들의 소소한 문제를 서민들이
일일히 챙기지 않는 사이 부자들은 서민들의 밥그릇마져도 빼앗겨버린 시대에 살고 있다는 글이었다.
부자들과 빈자들의 양분화된 시대에서 우리들의 시간은 이제 내 시간도 제대로 지키기 힘든 시대라는 사실을
알려주는데 참으로 오싹하기 그지없었다.

2부와 3부에서는 그의 본업다운 소설과 영화에 대하여 썰을 풀며 철학적인 사색을 인도해줬다.
요즘 나는 나이먹는 것에 대한 고찰을 종종 하는데 그것의 종착역은 '죽음'일 수밖에 없다.
김영하씨는 나의 고민,그러니까 내가 모시는 어른들의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판단력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어른들의 사주팔자에 대한 불신감을 어느정도 종식시키기도 했다. 그의 운명론에 확신을 가졌던 어느 신기들린
도령의 이야기 소개도 있었긴 했지만 '운명예정설'에 대한 나의 기준이 확립되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실현적 암시라면 담담히 피하지 않고 맞아도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그리고 삶의 마지막 '죽음'에 대해서는 더이상 슬퍼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옮긴 에피쿠로스의 말이 위로가 된다.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오지 않고, 죽음이 오자마자 우리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죽음은 똑같은 상태로 인도하는데 그것은 절대적인 무와 침묵의 세계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4부는 사고의 변화, 시대적 판단을 거론한다.
우리가 느끼고 받아드린 결론의 잣대를 거슬러 예측 가능한 현상을 느껴보라는 것.
앞으로 다가올 추석의 미래나 상품의 미래를 해석한 명품시계와 책값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우리는 대부분 학습된 시선으로 사물과 현상을 보며 살고 있다.
군중 속에서 안도는 느낄 수 있을지 몰라도 시간의 격차가 지나면 감각을 잃은 채 살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히 공부하고 독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덧붙여 자유분방한 사고는 삶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 줄 것이다.

그의 다음 시리즈물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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