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방정식_히가시노 게이고. 책읽는 방(국외)






자네는 환경 보호 전문가일지는 몰라도 과학에 관해서는 아마추어잖아.
해저 자원 개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지?
양립시키고 싶다면 양쪽에 대해 동등한 수준의 지식과 경험을 갖춰야 해.
한쪽을 중시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건 오만한 태도지. 상대의 일과 사고방식을 존중할 때에
비로소 양립의 길도 열리는 거야.


 

본문 中



나는 신간 도서 중 망설임없이 구입을 하게 되는 것 중에 작가의 신뢰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금번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가 생활 25주년 기념작이란다. 캬~
읽고나니 이번 '한여름의 방정식' 책도 지난 달 읽었던 몽환화夢幻花만큼이나 아주 만족스러웠다.

다소 두툼한 이 책을 받아드니 얽힌 미스테리한 사건을 다루는 작가의 기교가 느껴져 기대감으로 설레기까지 했다.
그의 소설은 한번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면 덮기까지 수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생각해봤는데, 그 내면에는 저자가 동양인이라는 유사점에 매력을 느껴서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동양인들의 사고는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그 사건의 범행동기만을 파헤치기보다 그 사람의 성향에서 그렇게 행동하게된
주변환경과 그의 과거이력들을 모두 파헤쳐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다. 그리하여 한 사람의 행동이 나타나기까지
거쳐온 그의 과거와 주변사람들의 행동과 언어를 종합적으로 다뤄 결론을 낸다.
이러한 복잡다양한 인간사의 방정식을 소설의 재미를 결부해 파헤치는 사람 중에 단연 히가시노 게이고가 최고라
평하고 싶다. 물론 개인적인 결론이다.^^

이번에 다룬 미스테리 추리소설의 구성은 제목에서 풍기는 것처럼 많은 방정식을 대입하게 만든다.
방정식은 변수의 값에 따라 참이 되기도 하고 거짓이 되기도 하기 때문인데, 아름다운 바다(하리가우라)에서 일어난
한 살인사건을 두고 여러 사람들이 근접하는 방식에 대한 복잡다양한 해석들로 소설의 재미에 흠뻑 빠지게 만든다.
반전의 반전이 거듭되는 묘미 또한 확실히 제공되니 못읽으신 분들에겐 강추드린다. 

소설은 여름방학을 맞아 고모네로 놀러가던 초등학생 '교헤이'와 물리학부 '유가와'교수의 기차안에서의 만남으로
가볍게 시작된다. 그들의 목적지는 같았고, 그러니까 소설의 주인공은 바로 이 두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살아갈 미래가 더 많은 소년과 과학도와의 만남은 많은 대화를 통해 소설 속에서 저자가 인용하는 과학의 원리를
(교헤이가 묻고 유가와교수가 답하는 과정을 그려냄으로써)순수하고도 쉽게 독자들과 소통의 장을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느꼈다.

아름다운 바다를 지켜려는 환경보호운동가와 해저 속을 파헤쳐 해저자원개발사업 활성화를 주목적으로 하는 한 기업간의
팽팽한 세미나로 소설은 시작한다. 조용한 어촌(하리가우라의 로쿠간소 여관)에 투숙객 '쓰카하라 마사쓰구'는 세미나에
참석했던 사람이었고 그가 투숙 이틀째에 제방 근처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사건의 관점은 도마 위에 오르게 된다.

단순 추락사에서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사임이 드러나면서 소설은 미궁에 빠지며 본격적인 미스테리 속으로 빠져든다.
 
이 사건을 다루는 여러 사람들의 시각은 흥미롭다.
조그마한 어촌 경찰에서 바라보는 일반적인 관점.
쓰카하라씨를 부검해서 사인(死因)과 함께 그가 로쿠간소로 이동하기까지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경시청 직원들의 꼼꼼한 관점.
일산화탄소로 중독사가 가능할 수 있는지 현장검증을 통해 파헤치는 물리학부 유가와 교수.
그리고 우리의 꼬마주인공 교헤이.

각자 그들이 바라보는 사건의 전모는 그들만의 대비와 적요인 변수들로 사건을 미궁속으로 빠져들기도 하고
다시금 접점을 찾는 등 사건의 방정식을 풀어가는 저자의 글솜씨는 책에서 눈을 못떼게 만든다.

그런데 소설 중반까지 이 사건의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로 시작했던 의문점은 점점 중반이 넘어갈 수록 인간적인 연민으로
가슴을 촉촉히 적시고 있었다. 변사체로 죽은 '쓰카하라 마사쓰구'씨의 옛날 형사시절 인간적인 행동 때문이었을 것이다.
왜이렇게 복잡하게 과거에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가에 대한 답답함이 있기도 했지만 사건의 결말은 함부로 단정지어서는
안된다는 저자의 책임감을 전이받았다고나 할까. (인용문참조)

저자는 소설 속에서 이런 말을 던진다.

'이번 사건의 결말이 잘못되면 한 사람의 인생이 크게 뒤틀릴 우려가 있다.'
진실만이 답은 아니란 것. 참 어려운 관점이다.

나만의 결론이라면,
사람은 모든 일에 신중해야 하고, 특히 혼자 결론낼 일이 아닐때는 더욱이 상대의 입장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

 


 




덧글

  • 미니벨 2014/06/30 11:56 # 답글

    전 여행 중에 영화로 보긴 했는데 꼭 원작을 읽어보려구요.
    요즘 통 시간이 안 나서 책을 못 보고 있는데 날도 더워지니 슬슬 책과 친해지려구요.
    날 더울 때는 선풍기와 책이 가장 도움이 되더라구요.
    그나저나 미스테리물인데 결론을 보고 나면 왜 그리 짠하게 느껴지던지 장르가 살짝 의심되기까지 했던 기억이 나네요.
  • 김정수 2014/06/30 11:58 #

    영화로 먼저 보셨군요. 전 대부분 책으로만 접하다보니 영화가 무척 궁금해지곤 해요.
    이번 소설은 인간적인 면모에 많은 촛점을 두다보니 사건의 진실에 대한 규명여부에 대해
    갈등을 갖게 되더군요.
    사실 모든게 감정의 누적에서 사건이 비롯되니까요.

    여름독서엔 역시 미스테리물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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