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게 필요한 것. 일상 얘기들..





그제 용희가 졸업한 세마고 1학년 학부모총회 참석 후 돌아가는 빗길



요즘은 날씨가 정상이 아니다.
소나기에 우박까지 내리고 일산 어느 지역엔 토네이도까지 있었단다.
퇴근길, 라디오에서 한 해 농작물이 이번 자연재해로 완전히 박살나서 아연질색한 어느 농부의 허탈한 인터뷰까지 들으니
너무나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요즘 난 정신없는 날씨처럼 몸도 마음도 분주하다.
뭐 하나라도 대충 흘려 판단하면 안되는 일들이라 사실 신경이 곤두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주에 친정엄마가 혈뇨가 나온다고 하셔서 급하게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니 '대동맥파열'이 있었다고 하셨다.
대동맥파열은 대부분 사망하는 치명적인 것인데 엄마는 기적적으로 사셨다며 오히려 의사가 놀라셨다고 한다.
얼마나 기가 막혔는지..
친정아버지가 뇌혈관질환으로 정상이 아니시라 친정엄마가 늘 수족처럼 옆에 계셔야 하는데 엄마가 그렇다니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엄마는 살아 있으니 괜찮다고 하셨지만 그게 괜찮은 것이 아니라는 것은 어린아이도 안다.

남동생이 주말에 급하게 세브란스병원에 모시고 갔다왔고 진단이 오늘 나온다고 한다.
난 내일 중국으로 2박 3일 회계출장을 떠나기 때문에 오늘 반차를 내고 앞서 친정엄마와 건강검진 결과를 들으러
세브란스병원에 모시고 갈 예정이다.
결혼했다고 모든 것을 남동생에게 미루는 것은 자식의 도리가 아니라 생각한다.

사실 중국회계출장은 몇 년전부터 한번쯤 가려고 했는데, 용희가 고등학생이라 미루고 미루다 잡힌 스케줄이었다.
마음은 엄마 곁에서 안정을 취하게끔 도와드려야 하는데 이렇게 떠나게 되서 마음이 너무 안좋다.

하지만 계획했던 일은 부득이하지 않으면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에 가서 점검할 것도 너무 많다. 출장을 가서 판단하면 늦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계획한 뒤에 D-day에는 확인하고 오차부분만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다.

난 기존의 스케줄 외에 늘 한 두건이 추가되는 것 같다.
금주엔 용희가 졸업한 학교에서 1학년 학부모님들에게 '수험생을 둔 엄마의 역할'에 대해 짧지만 강의를 요청 받았었다.
자격이 될까 모르겠지만 힘들게 요청하신 선생님을 생각하니 이또한 소홀히 넘길 일이 아니었다.
실은 무거운 마음으로 학교로 향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에 도착하니 3년전 내마음과 똑같은 엄마들이 근심어린 눈길로 아이의 입시터널의 과정을 경청하고 계셨다. 
뭉클한 기운이 콧등을 스치고 지나갔다.
어머니들.  힘내세요.  다 할 수 있습니다.

바쁜 사람에게 오히려 일이 집중 된다고 한다. 
그들은 정해둔 우선순위에 따라 일을 하기 때문에 일 처리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집중력과 차분함이다.

난 할 수 있다.







12일날 오전근무 후 부랴부랴 친정엄마를 보시고 강남 세브란스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친정집에 도착하니 엄마와 아버지는 사색이 되셔서 경건하게 절 기다리고 계셨어요.
엄마는 각오에 찬 얼굴로 혹시모를 수술대비로 속옷가지를 준비해 놓으셨다고 하셔서 또한번
가슴이 철렁 내려앉게 하셨습니다. 얼마나 속으로 떨으셨을지 마음이 아프더군요.

겉으론 내색않고 괜찮을 거라고 몇번이고 의사선생님의 진단을 미리 짐작시켜드리며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세브란스병원에 도착해 오랜 기다림 끝에 선생님을 뵈었는데
현재 친정엄마 상태는 대동맥파열이 이미 몇 달전에 진행되었던 것으로 보이며 현재는 몸 스스로 복원되어
대동맥 혈관에 스크래치가 난 상태(박리)라고 하셨습니다.
대동맥은 세개의 혈관으로 이뤄져 있는데, 하나는 머리쪽, 하나는 등쪽, 하나는 장기쪽으로 내려간다고 합니다.
친정엄마는 장기로 내려가 1월경에 터졌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고혈압약으로 4개월간 추이를 보자는 것으로 의견을 듣고 돌아섰습니다.
지난 1월~2월경에 심하게 아프셔서 살이 빠지시고 아무것도 드시지 못했던 시간들이 그 시기였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친정아버지 생신을 저희집에서 치룰때 시어머니가 몰라보게 살 빠지셨다고 놀라셨던 것도 이상한 것이 아니었어요.

자식들 모두 시린 가슴을 쓸어담고 마지막 기회를 준 것으로 받아드리고 열심히 지켜봐 드려야겠다고
다짐한 사건이었습니다.

덧글

  • lily 2014/06/12 09:38 # 답글

    화이팅입니다!! 마음은 여러가지로 복잡하시고 힘드시지만 늘 잘 해오셨던 것처럼 또 잘해나가시리라 믿어요!!
    힘내시구요!!
  • 김정수 2014/06/16 09:34 #

    잘 다녀왔습니다. 여러가지로 복잡하고 조금 벅차게 진행한 출장이었는데
    무사히 그리고 건강히 다녀왔습니다. 감사해요^^
  • 사프란 2014/06/12 15:27 # 답글

    화이팅입니다!
  • 김정수 2014/06/16 09:34 #

    감사합니다. 사프란님도 늘 화이팅 하세요!
  • wkdahdid 2014/06/12 20:56 # 답글

    일하는 과정중에 실수가 있으셔도 괜찮습니다~ 평소 정수님의 글을 보면 하잘것 없는 실수일테니까요~ 좋은 것 챙겨드시고 화이팅하십시오~
  • 김정수 2014/06/16 09:35 #

    굉장한 믿음인데요? ^^;;
    덕분에 잘 먹고 돌아왔습니다.
    제가 해산물을 좋아하는데 머문 곳이 해상도시라 원없이 먹고 온 것 같습니다. ㅎㅎ
  • wkdahdid 2014/06/16 20:33 #

    해산물...좋으셨겠어요~
    정수님 글이 정수님을 그렇게 보이게끔 만든답니다~ㅎ
  • 김정수 2014/06/17 09:16 #

    해산물 종류가 무척 싸더라고요. ㅎㅎ
    물가도 싸니 여행지로 '위해'가 좋은 것 같아요. 강추드려요.
    날씨와 온도도 우리나라 어느 곳 못지 않습니다.
    골프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더라고요.
  • 2014/06/14 17:3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6/16 09:3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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