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감사인사. 일상 얘기들..






스승의 날이었던 어제,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세월호 침몰사건에 대한 화두로 어둡게 하루를 시작했다.
아직도 시신이 모두 수습되지 않은 상태고,
차가운 바닷 속에는 즐거운 수학여행길을 꿈꿨던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남겨져 있다.

자식이 죽으면 부모는 가슴에 뭍는다고 한다.
그만큼 평생 부모로써 죄책감에 사로잡혀 산다는 뜻이다.
어제 스승의 날엔 어른으로써, 부모로써.. 선생님들에게 고마움과 죄송함으로 가슴이 아팠던 하루였다.

사람이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드릴려면 애도기간이 필요하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생과 이별을 하고 남겨진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게 되고 앙금으로 일상이 우울한 것이다.
세월호 소식 뉴스만 접하면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내려온다.
아이들의 부모가 아닌데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부모들은 오죽하리.
그래서 일부러 세월호 얘기만 나오면 자리를 뜬다. 견디기가 벅찬 것이다.

어제 1일짜리 외부교육이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며 자위했고, 퇴근 후 집에 와서도 일부러 뉴스를 듣지 않았다.
세월호 침몰 속에 선생님들 얘기가 나오리란 예상은 쉽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들었다면 또 울었을 것이다.
피한다고 사건이 묻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상처를 자꾸 뜯어낸다고 치유되는 것도 아니다.

용희가 고등학교때 선생님들에게 전화를 넣었다고 했다.
3년동안 잘 보살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했고 담주 중으로 학교로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댄다.
엄마는 피하기 바빠 미쳐 그 생각까지 못했는데 아이의 판단에 정말 많은 칭찬을 해줬고,
어제 처음으로 활짝 웃었다.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너무나 힘드시다.
대학입시를 바라보며 매일같이 아이들과 야간자율학습시간을 함께 하고 대학입시라는 하나의 목표인
정보수집과 아이들 맞춤형 면담으로 일반적인 사회와의 소통이 오히려 직장인들보다 어둡다.
그분들에게 삶의 명예라면 제자들의 성공이 아닐까.

학생들은 어른들이 염려하는 것보다도 씩씩하고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고.. 논리적이라고 용희는 말했다.
그러니 어른들..너무 미안해 안해도 된다고.
이번 계기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 지식인들이 결집하여 체계적인 시스템과 인재방지를 위해
감시하고 관심을 갖는다면 되는 것이라고 내게 말했줬다.
역시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회복이 빠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심보다 실천이다.


용희로부터 따뜻한 위로를 받은 기분이었다.
늦었지만 나도 선생님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 싶다.

선생님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색해하는 선생님과 상관없이 너무 좋아서 입이 벌어진 용희 ㅋㅋㅋ


용희가 지난 월요일 대학 수업을 끝나기가 무섭게 오산으로 향했다.
고등학교시절 선생님들을 다시 만난다는 기분으로 전날부터 아이는 한층 들떠있었다.
그 이유 중에 하나로 2학년때 담임이셨던 선생님이 긴휴가기간을 마치고 복직하는 날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재학시절 선생님과 반아이들이 너무 허물없어서 선생님의 권위가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했지만
용희의 대답은 심플했다.
권위는 샘의 올바른 실천들을 아이들이 느낄때 저절로 생기는 것이지 직위나 억압으로 얻어지는게 아니라고..

그러면서 작은예로 학교내 급식우유곽들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굳이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음에도 다가가
바로 세우시더라고 예를 들어주기까지 했다.  
자기도 지나갈때 봤음에도 그냥 무시했던 것이었기에 부끄러움이 밀려왔다고 한다.
이런 작은 감동들의 울림은 용희 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살아가면서 마음 한 켠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분이 계시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그날 용희는 full 로 고등학교에서 선생님들과 얘기하고 식사도 같이한 뒤에 밤 늦게 귀가를 했음에도  
피로한 기색없이 너무나 행복한 얼굴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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