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변태_이외수. 책읽는 방(국내)





"실력없는 도공은 명품만 골라서 깨뜨린다는 옛말이 있지. 동곡이 명장이라는 소문 듣고 왔다가
옛말이 하나도 그르지 않다는 사실만 깨닫고 가네. 어찌 그리도 신묘하단 말인가.
명품은 모조리 장도리로 박살 내버리고 자신을 그대로 빼닮은 아집 한 덩어리만 덩그러니 남겨놓는구만."



-명장(名匠) 본문 中



나이를 먹으면 그동안 모아온 자신의 가진 것을 뺏기지 않기 위해 진보적인 사람도 보수적으로 바뀐다고 한다.
아무리 훌륭한 강의로 들어도 강의 중 듣고 싶은 부분만 자기것으로 해석한다.
선택적 듣기를 한다는 뜻이다. 참 슬픈 일이다.

예전엔 원로들의 말씀에 귀기울이고 경청하는 문화가 있었다.
요즘은 어떤가.. 말할 원로들도 입을 다물고 들을 사람들은 귀를 닫았다.
생각하면 씁쓸해지지만 이 와중에도 우리에게 남아있는 분이 계시다.
이외수 작가님이다.

정말 오랫만에 이외수작가의 '완전변태'를 만났다. 짧은 단편집이라 그런지 쉽게 읽혔다.
누구든 이해될 수 있는 쉬운 단어선택 속에서 울림이 있는 줄거리들이었다.
우리집 작은애도 '어? 이번엔 소설인가봐요?'하고 엄마의 독서에 간섭할 정도로 반긴다.

이외수씨하면 트위터 대통령, 감성마을 촌장으로 통한다.
나는 그의 소통하는 정신을 높이 산다.
시대에 반대돼서.. 시대가 나와 맞지 않아서라는 핑게로 물러서 있지 않고 적절하고도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해
지속적으로 우리곁에서 진정한 원로로 계신 분이다. 그래서 참 감사하다.

이번 소설에는 이외수작가 본인을 투영해서랄까.. 노인들이 참 많이 등장한다.

음.. 그러니까 그동안 트위터를 통해 사회적 문제들을 직.간접적으로 제기했던 부분이 소설로써 승화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분의 은유적인 소설들의 내용들에게서 울림이 느껴진다.

관심있게 생각하지 않아도 언제부터인가 공중파 방송 3사의 뉴스와 내용들은 하나같이 똑같다.
이슈가 되는 사건들 역시 이면을 찾기보다 하나의 결론을 향해 치닫는 기사들로 일색이다.
어떻게 똑같을 수 있을까?

그것을 이외수작가는,
"명품(진실)은 모조리 장도리로 박살 내버리고 자신을 그대로 빼닮은 아집 한 덩어리만 덩그러니 남겨놓는구만"
이란 말로 자신의 생각에만 빠져있는 것의 위험성을 소설로써 보여주고 있다.(인용문 참고)
살아있는 기자정신을 바라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요구일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한 비판이 소설의 연장선에서 '파로호(破虜湖)'단편도 의미있게 읽혔다.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잘 표현했던 '완전변태(完全變態)'도 표제로 당당히 삼을만큼
좋은 소설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할 '교도소'풍경들이란 소재에서
이런 자유의지를 나타내는 소설이 탄생하다니 참 대단한 분이란 생각이..

다소 읽기 불편한 단편도 있었다. 제일 먼저 만난 '소나무에는 왜 소가 열리지 않을까'였다.
부모의 고생과 억압을 보고 들으며 자란 자식은 부모의 한(恨)을 풀어줘야할 의무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 '한(恨)'은 법의 정의를 지키겠다는 자신의 논리를 먹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부디 부모의 썩지 않는 손가락에서 약자의 설움을 이해하는 현명한 판사의 지혜로 세상을 바라보길 바랄 뿐이다.

전체적으로 이외수씨 특유의 사회적 비판정신이 요소요소 소설로써 표현된 작품들이었단 생각이다.






덧글

  • 11 2014/04/14 23:35 # 삭제 답글

    파란 글씨 부분이 이외수씨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반전이...
  • 김정수 2014/04/15 08:40 #

    ㅎ 그러셨구나..
    한번 일독을 권해드려요. 쉽고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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