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미숙한 당신에게_ 강신주의 감정수업. 엄마가 뽑은 베스트셀러







내가 저 사람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알고 싶다면, 그와 헤어져 있을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서, 헤어져 있다는 게 생각만 해도 힘들다면 나는 그만큼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숲 안에서는 숲의 전체 모양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다.



경쟁심(aemulatio)이란 타인이 어떤 사물에 대해 욕망을 가진다고 우리가 생각할 때,
우리 내면에 생기는 동일한 사물에 대한 욕망이다.



-스피노자, '에티카 Ethica'에서



본문 中


'강신주의 감정수업',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소감은 한마디로 <나 자신을 위한>을 독서였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우리는 자신의 감정들을 참고 억압하며 가족의 일원으로, 사회의 일원으로써의 역활만을 부여받았고
신경써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를 위하여 개인의 욕망은 통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통용화 되었고
그것이 인간으로써 갖춰야할 이성, 이성만이 윤리학의 기본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피노자는 윤리학을 '자신의 욕망'으로부터 출발한다고 말했다.
그것은 살아있는 나로써의 인정이다.
만일 인간이 욕망을 억압 당한다면 살아있어도 죽은 것과 마찬가지란 주장을 펼쳤고, 그것에 대한 철저한
이론과 논리를 저자 강신주는 '나의 감정을 들여다 보는 인간의 48가지 얼굴'이란 인간 본연의 욕망을 다룬
인문학을 통하여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인간의 48가지 감정의 얼굴들의 이론들은 스피노자의 '에티카'와 함께 한다.

프롤로그에 자세히 나와 있지만 역사상 인간 감정에 대해 가장 깊은 애정과 이해를 보여준 철학자는 스피노자였다.
그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을 48가지로 나누어 그 각각의 본질을 명확히 규정해 놓았다.
그리고 강신주는 스피노자가 말한 감정의 규정들을 설명하기에 앞서, 매 단락 이해를 돕기 위해 적절한 소설 속의
내용들을 발췌하여 철학의 난해함을 깔끔히 돕고 있었다.

이번에 읽게된 '강신주의 감정수업'은 사실 우리집 작은애가 먼저 읽었다.
강신주교수의 팬이기도 했고 이번 대학교에 입학하고나서 교양과목으로 '철학'을 선택할만큼 많은 관심을 갖은 영향도 있었다.

아무튼 이번에 먼저 일독한 후 아이가 내게 말한 것을 요약하자면 우리나라에 강신주씨가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다고 했다.
강신주씨가 그간 출간한 쉬운 철학의 지식을 가지고 대학교에서 철학자를 만나니,
철학자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이해하기도 힘들고 대단히 어려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강신주씨는 어떻게 이렇게 쉽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을 수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한 감탄이 깔려 있었다.

어렵게 말하긴 쉽다. 그것은 자신이 익힌 수준으로만 말하면 되기 때문이다.
반면 알기 쉽게 말하는 것은 어렵다.
평범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까지 이해시키기는 날것으로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강신주교수가 우리나라 인문학의 최고봉인 철학을 이해 시키는데 일조한다는 사실은 알았으면 좋겠다.

인용문 '경쟁심'에 대한 것도 스피노자의 '에티카'에서 인용되었지만 그것만을 놓고 읽는다면 쉽게 이해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저자 강신주씨는 '경쟁심'이란 인간의 감정을 설명하기 위해 토니 모리슨의 '슐라'라는 소설의 일부를 인용했다.
경쟁심이란 인간의 감정을 소설 속 주인공인 흑인 두 여성, 슐라와 넬은 동성간의 우정을 통해 설명했다.
'주드'라는 남자를 놓고 경쟁이 벌여졌던 한 편의 비극은 서로를 갈망하는 두 흑인여성 간의 애정 때문이었단 내용이다.

즉, 경쟁심의 기본 감정인 '타인' 이란 단순한 타인이 아닌 내가 충분히 좋아하는 타인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
누군가를 좋아(사랑)한다면 우리는 그가 욕망하는 것을 갖추려고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조절하지 못하는 감정의 수많은 얼굴들은 결국 내면의 수많은 욕망들의 표현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은 나 혼자만라면 아무 문제가 없을 감정이지만, 살아있는 한 나 아닌 타인, 사랑하는 또는 증오하는
사람들의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외로운 존재다.

이 책은 인간의 여러가지 감정의 얼굴들을 강신주씨의 편안한 설명으로 아무 문제없이 이해하고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쉽게 읽히지만 쉽게 덮지는 못했다.
많은 감정의 결론들이 모두가 내 얘기였고 내 경험들이었기 때문이다.

퍽퍽한 이 세상을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없을까.
이 책을 읽고나서 가장 좋은 감정의 얼굴 중에 비유를 하자면'과대평가'란 부분이 좋을 것 같단 생각이다.
그것의 기본은 '사랑'이다. 사랑은 두 사람을 삶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감정이다.


스피노자의 에티카(Ethica)에는 '과대평가'를 이렇게 정의한다.

과대평가(Existimatio)란 어떤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말미암아 정당한 것 이상으로 느끼는 것을 말한다.


강신주씨는 스피노자의 과대평가를 솔 벨로의 소설 '허조그'의 주인공 모지스 허조그를 통해 설명해주고 있다.
한때는 잘나가는 교수였으나 시간의 흐름 속에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40대 후반의 냄새나는 중년남자를
새로운 애인은 감미로운 향기가 난다며 맨살이 드러난 팔로 그의 목을 감는 것이 사랑의 과대평가인 것이라고..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서로를 과대평가하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을 거부한다.
주인공이기 때문에 불룩한 배도 방귀냄새도 상대의 억울한 현실도 다 상대입장에서 이해해주고 응원해주는 것이다.
객관적인(?) 시각의 사람들의 힐난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 사랑의 과대평가다.

우리는 자신을 휘감는 감정들에 대하여 너무나 미숙하고 서툴다.
하지만 우리는 행복하길 원하고 있다. 준비도 없이..

이런 우리에게, 아니 내 자신에게 '강신주의 감정수업'이란 이 책은 제일먼저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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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코로로 2014/04/04 05:58 # 답글

    철학을 쉽게 전달한다는건 좋은데...

    제 경우 강신주는 쉽게 전달하려고 애쓰는 나머지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많아 거리를 두고 접하는 학자입니다.

    특히 강연 내용이나 칼럼등을 보면 자의적 규정과 인용오류, 확대해석이 너무 심하더군요

    너무 설 익은 사람인데 요즘 너무 주목받더군요
  • 김정수 2014/04/04 08:54 #

    안녕하세요~ 이렇게 방문해주시고 소중한 의견도 남겨주셔서 영광입니다.^^

    요즘처럼 철학에 대해, 인문학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는 시기도 드물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예전엔 참 난해하고 머리아픈 학문으로 생각이 들었는데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강신주씨의 길거리강연, 사람들에게 다가서는 노력등은 높이 사야 한다고 봐요.
    사람들에게 철학에 대한 관심, 인문학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을 하게끔 공헌을 했잖아요?
    삶이 힘들지만 여전히 살 가치가 있다고 말하며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부딪끼는 시장통 속에서 외치는
    소설가, 인문학자들이 많아야 된다고 생각이 들어요. 전 그런 의미에서 이분을 좋아하거든요. ^^

    학문의 깊이를 연구하시는 코로로님의 앞날에 멋진 행운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
    멋진 봄날 되시길요~


  • 2014/04/04 11:1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4/04 13:1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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