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살면서 얻는 것들. 일상 얘기들..





설종양 제거수술 후 누워계시는 어머니



사람이 말을 전달할 때 자신의 입장에서 말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대화상대자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중립입장에서 듣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달하려는 사람이 왜곡된 생각과 편견을 가지고 말을 하는 것인지 여부는 질문을 통해서도 당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놓친다.

어제 큰형님(큰시누이)이 회사로 전화가 왔다.
대뜸 어머니가 설종양 수술을 또 받아야 하냐는 것이었다. 어머니가 크게 걱정하신다는 요지셨다.
나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설명을 자세히 드렸다.
다행히 형님은 내게 확인전화를 해주셨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오해를 샀을게 뻔하다.
우리는 전문적인 큰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유명한 교수님에게 수술을 받았다.

서울로 이사오고 얼마 되지않아 어머니가 음식물 삼키기가 껄끄럽다는 말씀에 병원에 가보니 혀에 작은 사마귀처럼
돌기가 뭉쳤다는 진단을 받았다. 설종양으로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면 생길 수도 있는 것인데 의사는 수술로
제거가 가능하다고 했다.
남편은 확산이 되기전에 서둘러 수술일정을 잡았고 의사와의 충분한 설명을 어머니와 함께 들었다.
수술 후 가끔 재발할 수도 있지만 크게 걱정할 정도의 수술은 아니라 했다. 그리고 수술은 잘됐다.
하지만 어머니는 당신의 상태를 심연의 걱정끝에 재수술이라는 결론을 내셨고 결혼한 딸들에게 확대해 말씀 하신 것이다.

며느리인 내가 가끔 어머니에게 섭섭한 것은 바로 그점이다.
형님 전화일뿐이 아니라 어머니의 왜곡된 생각과 판단은 늘 나를 당황시킨다.

이번에 서울로 이사하고 남향쪽으로 어머니방을 내드리며 방에서 주무시길 권해드렸다.
수원에 살때는 어머니방을 나두고도 거실에서 주무셨지만, 이번엔 어머니방에서 주무시고 거실은 가족모두의 공간으로
사용했으면 하는 바램이 컸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소리질러도 우리가 못알아 들을 것이라고 걱정을 하셔서
남편이 핸드폰의 '1번'을 누르면 우리가 달려 간다며 웃고 넘겼던 일이 있었다.
한 두명 있는 집도 아니고 어머니의 안위를 등안시할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별걱정을 다하신다 생각하고 잊었었다.

그런데 이번 설명절에 시골에서 큰아버님과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듣다가 깜짝 놀랐다.
방에서 당신이 우리을 부르려면 핸드폰의 '1번'을 눌러야 온다고 했다며 내가 죽어도 모를거라고 하시는게 아닌가.
그랬더니 듣던 큰아버님은 '이놈의 자식, 내가 혼꾸멍을 내줘야 겠다!'고 역정을 내셨다.
마치 우리가 어머니를 골방에서 나오지 못하게 막고서 급할때 전화를 하라는 자식처럼 이해하신 것이다.

우리집이 얼마나 어머니 위주로 살아 가는데 저리 왜곡된 시각으로 말씀을 하시는지 섭섭할 지경이다.
조석으로 식사 챙겨드리고 먹고싶으신 것 끊기지 않게 사다드리고 손자들도 친절하기 이를때가 없는 집에서
이게 웬말인지..  사람이 말로도 천냥빚을 갚는다는데..
이번에 일부러 할머니 병간호로 체험학습을 낸 용희가 들으면 참 서운할 일이다.
중간에 들어온 영문 모르는 남편은 웃으며 큰아버님께 그게 아니라 설명을 드렸지만 이런 내기분을 알지 못할 것이다.



..



어머니와 살면서 얻는게 많은 것 같다.
삶에 대한 시각이 정립되고, 내가 늙어 내자식에게 해야할 행동들이 보이고, 내시간을 더 아끼게 된다.
그리고 편견을 견디는 힘이 생긴다.





오늘아침 어머니 드실 미음죽과 용희 먹을 김밥을 싸놓고 나왔다.



덧글

  • 2014/02/11 23:0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2/12 09:1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2/12 08:5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김정수 2014/02/12 10:18 #

    ㅎㅎ 마지막 멘트가 팍 웃게 만드시네요.
    삶의 무게는 자신이 견딜만큼만 주워진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견딜만큼만 힘든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 별로 안참아요. 이렇게 글로 풀고, 너무 힘들면 술마시고, 그래도 안되면 누워 자는척하고 안일어나요. ㅎㅎ

    노인곁에는 사람들이 떠나지만 어른곁엔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말씀에 여운이 남습니다.
    사람이 태어날땐 본인은 울지만 주변사람들은 웃잖아요.
    훗날 자신이 죽을때 주변사람들이 울어주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김수환추기경님이 하셨던 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님도 화이팅 하세요. 다 자기가 할만큼 얻는 게 정직한거 같아요. 더 바랄것도 없고요. ㅎ
  • 엄마사랑해요 2014/02/12 15:45 # 삭제 답글

    아... 요 바로 위 댓글..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저도 요새 비슷한 상황으로 삶의 무게를 팍팍 느끼고 있습니다.
    자신이 죽을 때 주변 사람들이 울어주는 삶을 살겠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려요..^^
  • 김정수 2014/02/13 08:49 #

    안녕하세요. 닉네임이 정감이 가네요. ㅎ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한마디의 격려와 소리없는 실천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받아드리는 그 순간이 결정의 시간이란 것이죠.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말씀이 모든 학생들에게 다 귀기울여지는것이 아니듯이
    느끼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것이 중요할 겁니다.

  • 2014/02/12 18:3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2/13 08:5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2/13 23:2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2/14 08:0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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