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루 끓여먹는 청국장. 엄마 도전방(요리)





마땅한 국이나 찌게가 없을때 자주 선택하는 것이 청국장입니다.
냄새때문에 싫어하는 분들은 질색도 하던데 다행히 저희 식구들은 반감이 없습니다.
우루루 손 쉽게 끓여먹기 좋고, 약간 싱겁게 끓이면 먹는 양이 많아서 한끼에 한 냄비 깔끔히 비웁니다. ^^;
청국장은 섬유질이 많고 영양도 풍부하다고 하네요.

집집마다 끓이는 방법이 있을텐데요.
저는 무를 넣어서 시원하게 끓입니다. 청양고추도 잘게 썰어서 넣고요.
한꺼번에 왕창 다 넣고 한 번 활짝 끓여서 식탁에 올려놓습니다.^^


재료: 청국장 1개(동그랗게 말아서 팝니다), 무, 양파, 청양고추, 북어 말린거 조금, 멸치, 두부, 팽이버섯.
방법: 청국장을 물을 조금 넣고 푼 뒤에 대접으로 두 그릇 반정도의 물을 넣고 위의 재료를 넣은 뒤에 끓이면 됩니다.







용희가 중1때 적었던 '청국장으로 널 설득해 보겠어' 글입니다. ^^


국어시간 설득하는 글을 목적으로 쓰는 것을 명령받았습니다.
학급 전체에게 받아서 책임감이 묘하게 줄어들어
"월요일까지 안 해오면 때끼할거야" 정도로 책임감을 주었습니다.
글쎄요. 없던 책임감이 그렇게 해서 생길 것이라고는...뭐, 조금은 계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저는 '인스턴트 작작 좀 먹어라' 를 처음 주제로 삼았습니다마는.
뭐라고 해야 할까, 이런 걸 주제로 밀고 나가면 분명 본론에서
'인스턴트가 왜 몸에 나쁜가.' 라는 걸 조사하기 싫어서, 주제를 송두리째 바꾸기로 했습니다.
물론 그렇게 커다란 변화는 아니지만, 건강에 관련된 것은 확실합니다.
저는 글을 쓸 때 구상먼저 하고 쓰다가 '이거 제목 이렇게 지어야지' 하고 나중에 짓는 성격이라
서론인 지금 주제는 일단 안드로메다에 맡겨 두기로 했습니다.

일단, 말랑말랑하고 부드럽게 주제로 슬쩍 넘기고 싶습니다.
서론을 될 수 있는 대로 무작정 길게 만들어서 본론과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것은
이미 사명감 정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 문체이며 지켜야 하는 저 나름대로의 격식입니다.

저는 매우 한국 토종인 것 같습니다.
거기 짱돌 드신 분 용기는 가상하나 이것이 그저 자기합리화라는 걸 알게 된 후 자연스레 내릴 것입니다.
저는 인스턴트나 기름진 음식에 굉장히 약한 편입니다.
과자 한 봉지나 콜라 한 컵, 커피 한잔 정도에서 몸은 즉각 반응을 일으켜
저로 하여금 배를 움켜쥐게 합니다. 이 배가 나에게 커피를 끊게 만든 것이 아직도 분합니다.
제 옆에 있는 친구는 이거고 저거고 잘만 먹고 속 편한데 불합리합니다.
제가 소화능력 딸리므로 내 역량에 맞춰 차근차근 밥이나 먹자 했다만
제 위의 소화능력에 대한 실망을 무엇으로 대체해야 할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마침내 합당한 자기합리화 발견. '나는 토종' 입니다.
사실 인스턴트, 기름진 음식이 몸에 좋을 리 만무합니다.
그런 것을 먹고 배가 아픈 것은 당연한 것이요 또한 먹고도 정상이면 그만큼 몸이 탁해져 있으리라.
하는 생각에 도달했습니다. 남들 다 안 아픈데 나만 아프니까
나는 정상이고 남들은 다 비정상이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것 같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것은 남들만 맛난 거 잘 먹고 소화 잘 시키는 것이 못마땅한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
가끔 또다시 배가 아플 때 저놈들이 먹은 만큼 늙어서 성인병에 걸릴 거야 하며 저주합니다.

뭐랄까, 미적지근한 느낌은 언제나 부담 없지 않습니까?
굉장히 사소하고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만약 제가 연애소설을 쓴다고 하면
갑작스레 간드러지게 멋진 남자한테 뿅 가버린다던가 하는 내용보다는
김빠진 캔 맥주 같은 미적지근한 얘기를 쓰고 싶단 말입니다.
정말로 지금 쓰고 있다던가 쓸려고 마음먹은 것은 아니고, 만약이라는 전제 하에.
그리고 제가 캔 맥주 어쩌구 하는 아저씨 같은 비유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러니까 탁 하고 땄는데 이미 김이 다 빠져 있고 미적지근해서 '이거 뭐야' 하다가
보리차다 생각하고 먹으니 혀에서 느껴지는 씁쓸한 맛도 그럭저럭 먹을 수 있는
클라이맥스를 좋아한단 말입니다. 물론 너무 끌면 맥주에 물 말아먹는 맛이 나겠지만.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이 소화능력 딸리는 위가 계기이지만
담담하고 들척지근한 걸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겁나게 매운 것을 마구 먹는 습관은 아직 버리지 못했습니다마는.
가끔씩 조선인의 음식에 존경합니다. 산나물과 맛깔스러운 국들 등
담담하고 들척지근한 것이 매우 마음에 듭니다.
매콤하고 얼큰한 맛도 있지만 전부 기가선생님의 중화탕 같은 느낌이 나서 좋단 말입니다.

정보화 시대라서 그런지 TV에서 인스턴트는 몸에 나쁩니다 라는 말을 라면을 후루룩 국물까지 먹으며 보는
알면서 실천을 안 하는 지금에 저로써는 담담하고 부드럽게, 말랑말랑하게 공감대를 형성해
자연스레 그대의 봉지라면으로 가는 손을 엄마에게
한번 하면 위층까지 향긋 발랄한 발냄새를 풍기는 청국장 끓여달라고 하게끔 만들고 싶을 뿐입니다.
드디어 안드로메다에서 주제가 컴백한 것입니다. 집중해주세요!

한국의 전통 음식과 달리 요즘 음식은 상당히 자극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라면 애호가이기에 뭐라 딱히 말할 수는 없지만
사람의 영양적 균형을 깨트리기에는 충분할 정도로 자극적이란 말입니다.

물론 그것이 몸에 나쁘다는 것은 TV에서 익숙히 들었으리라 믿고.
사실 이 글을 쓴 목적은 알면서 맛있게 국물까지 먹는 행동을 지적하기 위해서입니다.
서론을 쓸 때는 물론 이 목적이라는 걸 몰랐지만 쓰면서 알았습니다.
남들에게 이걸 알려줘야 한다고.

까치들이 과수원의 과일을 먹어대며 피해를 끼치고 있을 때
특정 먹이를 먹고 탈이 나면 다시는 먹지 않는 야생의 습성을 이용해
과일에 복통과 설사를 유발하는 약물을 묻혔더니 피해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지금 식생활이 오염된 현실에서 그저 입에만 좋다며 탈이 나도 먹는 우리들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먹으면 탈이 나고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는 위를 무시한 채 몸을 망치고 있습니다.
까치도 해로움을 깨달으면 다시는 쳐다보지 않는데,
하물며 인간이 어리석음을 반복해서야 되겠습니까.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는 부드럽고 담담한 음식을 찾아봐야 합니다.
처음부터 계속 제가 들척지근, 미적지근, 담담하다 이란 말을 써가며 강조한 이유는
병에 걸려 약부터 찾는 생활에서 그 문제를 음식에 초점을 두고 개선하자라는 말입니다.
콩이나 나물, 밥을 주식으로 되찾아가며 위와 장을 정갈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활을 하고 나면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저처럼 배가 아프게 될 것입니다.

즉 저는 지금 물귀신처럼 동료를 구하고 있습니다. 호소했었습니다.
궤변이지만 그런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건강한 것이 이상한 것이라고,
분명 그대 장에 들어있는 독소를 담담한 음식으로 해독하면 그만큼 건강해질 것이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을 때 둔해졌었던 위가 깨어나 아프다고, 먹지 말라고 신호를 보낼 거라고.
그게 건강한 것이라고. 소화능력 딸리는 사람의 자기합리화지만 믿고 있습니다. 이 궤변.

다시 사소한 얘기로 돌아와서, 오늘. 집에서 청국장 먹었습니다.
시장에서 요구르트 병에 간편하게 해 먹을 수 있도록 간까지 해놓고 팔더군요.
맛있게 먹었습니다. 토스트를 먹어서 그득하던 속을 헹궈낸 것 같아 기분이 상쾌합니다.
발냄새와 비슷하지 않으니 찌개나 국처럼 먹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당황합니다. 이 글이 설득하는 글처럼 보이기 위해서는 어떡해야 할지.
단지 중간에 까치 얘기와 물귀신 얘기가 설득의 일부분이라고 변명하면
국어선생님의 반응은? 모르겠습니다.
그럼, 여기서 이만 청국장 냄새나는 글은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덧글

  • 쇠밥그릇 2013/10/15 16:26 # 답글

    가루청국장도 있어요. 냄새도 별로 안 나는 데, 초록마을에서 팔아요.
  • 김정수 2013/10/15 18:02 #

    그렇군요? 정말 좋은 세상이예요^^
  • 열매맺는나무 2013/10/17 21:51 # 삭제 답글

    용희도 참 글을 맛깔나게 쓰는군요. 엄마 닮았나봐요. ^^
  • 김정수 2013/10/18 08:07 #

    그런가요? ^^;
    호기심이 강한 아이기는 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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