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영원히 못한다. 엄마의 산책길








NOW or NEVER!



개그맨 전유성 씨, 모두 잘 아시죠?
늘 시집을 끼고 다니고,
지적 언어유희에 아주 능한데요,
그러한 ‘익살’ 자체를 ‘GAG’라고
맨 처음 불렀던 그야말로 원조개그맨입니다.

제가 대학생 때 방송작가가 되었는데,
전유성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개그맨’이었습니다.
그와 금방 친해져 지금까지도 자주 어울리는데,
우리말에 아주 민감할뿐더러
함부로 말하는 것을 아주 싫어하더군요.

왜 우리가 ‘빈말’이라고 하는 말 있잖습니까?
이 ‘그냥 해보는 말’이 전유성에게는 통하지 않더란 말입니다.


어떤 후배가 전유성을 만나기만 하면
자주 ‘지나가는 말’로 자주 생색을 내더랍니다.

“형 덕에 제가 인기도 얻고 그랬는데,
언제 소주 한 잔 살게요!”

이 말을 수도 없이 했던 것이죠.

어느 날 전유성이 그 후배가 하는
예의 그 말에 참지 못하고 수첩을 꺼내서
“언제가 언젠데? 빨리 날짜를 대!”하고,
기어이 약속을 잡은 것입니다.

그야말로 맘에 없던 말을 했다가
제대로 걸린 그 후배, 엉겁결에 날짜를 정했고,
마침내 그날이 왔고...,
여기서 부터 더욱 사람을 당황케 했습니다.

전유성은 그 마뜩치 않은 후배와
자리를 하자마자 달랑 ‘소주 1잔’을 털어 넣더니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형, 그냥 가면 어떡해요?!”,

“뭘 그냥 가? 소주 한 잔 산다며? 한 잔 마셨잖아!”



사실 우리가 습관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언제 한번 저녁이나 함께 합시다 / 언제 한번 술이나 한잔 합시다.
언제 한번 차나 한잔 합시다 / 언제 한번 만납시다.
언제 한번 모시겠습니다 / 언제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언제 한번 다시 오겠습니다 / 언제 한번 연락드리겠습니다.”

언제 부터인가 우리들의 입에 붙어버린 말이 바로 ‘언제 한번’입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오늘도 몇 번씩 그런 맹맹한 인사를 하셨을 것입니다.
만나면서, 헤어지면서, 전화를 끊으면서, 이메일을 끝에,
친구나 가족에게, 부모님께, 선생님께, 선후배에게,
동료에게, 거래처 파트너에게...

돌이켜 보면 그간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언제 한 번’이란 불확실한 약속을 남발하며
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 한번’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고 봅니다.
이제는 “오늘 저녁약속 있어?”,
“이번 주말 어때?”라고 물어보셨으면 합니다.
아니, “지금 만날 수 없겠어?”라고 말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우리 입에 붙어버린
‘언제 한 번’이 바로 ‘잠시 뒤’이거나 ‘오늘’,
아니면 ‘내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지 않을 시간인 ‘언제 한번’에는
사랑과 진심이 담겨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 김재화(말글스튜디오 대표)


..

아침에 메일함을 열어보니 좋은 글이 도착해 있습니다.  
어느새 10월도 한 주가 소리없이 지나려 하네요.
일 년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것입니다.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어느 날,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났어?'하고 시간의 무상함만을 탓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효율적으로 사용한 사람에게 생각하는 시간과 수고를 줄여 주는 것이지요.

고마운 사람들에게, 잊으면 안될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일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 당장, 지금 당장 시간을 쪼개서 만나자고 말합시다.  영원은 없거든요.



덧글

  • 별사탕 2013/10/04 16:22 # 삭제 답글

    오랜만에 들어와서 좋은 글 즐감합니다.^^
    저도 빈말을 싫어해서 나중에 다음에... 이런 말 안한답니다.
    진심이 아닌 말.. 느낌 아니까~요.
    님 천고마비에 계절입니다. 행복한 날 보내세요~
  • 김정수 2013/10/07 08:23 #

    별사탕님~ 오랫만이세요^^
    빈말인걸 알면서도 쓰게 되는 것도 이유가 있겠지만
    너무 과도하게 쓰는 사람에게 일침을 주는 것도 좋을 것 같기도 해요.ㅋㅋ

    독서의 계절, 가을이네요. 가을은 독서를 할 수 없을만큼
    좋은 계절이기 때문에 독서하라고 강요하는 것 아닌가..가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건강하시길요^^
  • 2013/10/30 09:53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김정수 2013/10/30 12:46 #

    웃긴요~ 저도 얼마나 버벅거리며 사는데요.
    참고로
    로그인만 하시면 복사가 가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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