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여는 열쇠는 고통이다. 일상 얘기들..





세상으로 향하는 문이 하나 더 열리는 그런 느낌.
그 문을 여는 열쇠는 고통이었어, 운명처럼 보였던.




-공지영, 맨발로 글목을 돌다 中




어제 아침, 등교전 시간대에 용희로 부터 전화가 왔다.
기숙사에 있는 녀석이 아침에 전화를 할때는 엄마의 도움이 절실할 때다.
나도 아이의 심정만큼이나 걱정반, 각오반으로 통화버튼을 누른다.

'엄마, 교보문고 장바구니에 모의고사 책 3권 담아놨어요. 인터넷주문 부탁드려요.
근데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걱정말라고 전화를 끊고 접속해보니 이미 품절된 상품이고 정식절차를 밟는다면 다음주 월요일에나 받아볼 수 있었다.
그럼 그렇지.. 영업점 코너로 마우스를 올려보지만 근처 안양지점에도 품절이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어쩌면 이렇게 재빠른 사람들 투성인가.
지점마다 한권 보유 내지 품절이다. 국.영.수 과목 모두 있는 곳이 없다.
다음주 월요일에 받게한다면 아침일찍 용희의 마음에 대한 예의가 아닌데...
하나하나 뒤적이다보니 분당점에 국.영. 수가 모두 재고가 있었다. 달랑달랑 4권 내외 보유다.
얼렁 결재를 마치고 시계를 바라봤다.

..

학교에 도착하니 오후7시반이었다.
용희가 있는 반으로 살금살금 올라가다가 급우를 만나 살짝 호출을 부탁하니 아이가 창문으로 용희를 가리켜준다.
용희가 졸고 있었다.

비쩍마른 목이 꺾인채로 추운지 몸을 웅크리고서..

갑자기 맘이 울컥해져 말을 못하는데 급우가 어떻할지 머뭇거리다 용희를 살짝 깨워 창문으로 얼굴을 돌리게했다.

얼굴을 털고 반색하며 나오는 용희.
책을 전달하니 '역시 엄마'라는 표정으로 활짝 웃어준다.
잠깐 졸았는데 엄마보니 잠이 다 깼다고 걱정말라고 어서 가라고 등을 떠민다.

개천절 휴일이지만 고3인 용희는 학교기숙사에서 공부한다.
이제 수능까지 한 달남짓 남았다. 
용석이 말로는 수능 Day 한 달 동안 우리나라 출판사 모의고사를 모두 풀어봐야 한다고 말한다.
최선을 다하는 것은 그만큼 힘드는 것이다.
대학이 전부는 아니지만 현재는 그것만이 최선이니 운명을 대하듯 고통이 동반하고 있다.
천천히 서두르라는 말이 있다. 지금 용희에게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오늘,
날씨가 아프게도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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