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의 그여자 (시어머니에 대한 고찰) 책읽는 방(국내)









여자들이 시어머니와 잘 지내는 데 정해진 방법도, 정답도, 모범 답안도 실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남편을 몰아붙인다고 해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그럴 리도 없겠지만 남편이 못된 시어머니 대신 나를 선택한다고 해서,
그 시어머니란 존재가 사라질 수는 없지 않겠는가. 처음 며칠이야 통쾌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못된 며느리'가 되었다는 생각에 더욱 괴롭고 밤마다 끙끙 앓으며 어머니를
걱정하는 남편의 모습도 한동안 감당해야 할 것이다.
그 어느 쪽도 편안해질 수는 없다. 결코.




본문 中



'내 남자의 그여자'란 제목대로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어머니'에 대한 고찰을 다루고 있다.
저자 '김영아'씨는 치유심리학 교수로서 현재 결혼 23년차로 두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
한 여자의 며느리로 살고 있다. 그만큼 누구보다 피부로 와닿는 공감대를 가지고 글을 쓴 것이다.

현재도 많은 내담자의 상담(고부간의 갈등, 남편의 외도등)을 치유하고 있는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며느리들에게 현실감있는 치유책을 제시하고 있고, 그 많은 사례를 통해
깨달은 것들을 책으로 출간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많은 공감을 했다.
나의 지나온 과거들이 점철되었고 그로인해 가슴 한 켠이 답답하고 슬픈 기분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성으로 돌아와 현실을 논하자면 드라마작가들이 이 책을 참고하면 엄청난 소스를 얻지 않을까..생각도 들었다.

나는 25살에 결혼해서 시어머니와 23년을 같이 살고 있다.
친정엄마와 아버지는 서로 의견차가 커서 정말 너무 자주 싸움을 심하게 하셨고 나는 탈출구가 오직
결혼 밖에 없다는 생각에 이른 나이지만 서둘러 결혼을 했다.
시어머니가 결혼당시에 '딸같이 생각할테니 너도 엄마로 생각해다오'라는 말씀에 감동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아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똑같은 산업전선을 달리며 맞벌이를 해도 남편은 평생직장이고 나는 언제고 때려칠 수 있는 구멍가게로 아셨다.
딸같은 며느리라 말씀하신게 무색하게 내가 파김치가 되어 퇴근을 해도 저녁쌀 하나 씻어놓지 않으셨다.
힘들다는 표현을 하면 당신몸이 아픈 사연을(자식들을 키웠던 고생담) 곱절로 풀어놓으셔서 입을 다물게 하셨다.
그리고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결혼초부터 시작해 끝없이 이어졌던 시집식구들의 뒷치닥거리였다.

마치 난 남편과 결혼한 것이 아니고 시댁식구들의 사후관리를 위해 시집온 일꾼같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
어머니의 지칠줄 모르는 요구와 당신몸이 아픈사연들을 듣고 있노라면 점점 방대해져가는 숙제를 맡은 사람이
된 양 나는 점점 풀이 죽었고 어머니 뒷편에서 말없이 있는 효자남편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시어머니에겐 많은 자식이 있었지만 효자인 남편 하나만을 믿고 결혼하길 기다리신 것만 같았다.

예전엔 '물에 빠지면 날 구할래, 어머니를 구할래?'하는 질문을 하는 드라마 속 대사를 보면 속으로
'남편은 당연히 어머니겠지..'라는 생각에 급우울해져서 눈물까지 나도 모르게 흘러나와 결혼의 회의감마져 들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저 질문에 대한 말도 안되는 설정 또한 알고 있다.(인용문 참조)
어머니도 이제는 나의 직장이 남편과 같은 중요한 곳이란 것을 인식하고 계시고, 시댁식구들이 어느정도 안정권에
들어선 것이 우리들 공(功)이란 것을 인지하고 계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자식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시면서 남편과 내가 기둥역활을 한다는 것을 느끼신다.

그러기까지 많은 고단함이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독서로 많은 치유를 받았다.
그리고 가끔 술기운을 빌어 어머니에게 과감한 용기의 말로 긴장을 시켰다.
아무튼 그런 많은 시간들이 지나자 남편을 이해하게 되었고,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조금 일찍 깨달았다면 더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어찌되었건 지금이라도 늦지않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지금은 어머니가 지금 남편곁에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남편은 10살에 아버지를 잃었다. 그래서 아버지역활이 어떤 것인지 모른채 어머니의 고단함만을 보고 성장했다.
당연히 어머니에게 순종할 수 밖에 없었고 거역하면 안되는 착한 아들이었던 것이다.
남편과 나는 결혼초에 많은 부분 '대화없는 싸움'으로 서로 힘들어 했지만 이후 많은 시간을 '대화로 복귀'하면서
자신의 상태를 서로 인정하게 되었고, 어머니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았다.

'젖가슴의 부재'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아이에게 '생존'의 의미인 이 것은 '어머니'를 뜻한다.
자연스럽게 '젖가슴의 부재'를 받아들이면서 아이는 어른으로 성장한다고 한다.
남편은 결혼 후에야 건강하게 젖가슴의 부재를 받아드리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나도 아들만 둘이 있으니 시어머니가 될 것이다.
남편과 내가 술기운이 오르면 늘 하는 말이 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뿌리가 되자'는 말이다.
오랜 기간 내가 겪어 힘들었던 시어머니의 불편함을 내 대에서 끝내고 싶다.

어느 이별이든 애도기간이 필요하듯이 내아들의 짝인 며느리에게
'김영아'씨에서 받은 팁을 그래서 나도 쿨하게 꼭 써먹고 싶다.

아들의 자리를 비워가는 이별의 유예기간만큼만 봐달라고..







덧글

  • 2017/05/05 03:0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김정수 2017/05/09 17:24 #

    어려운 고민상담이네요.

    결혼생활에서 가장 기피해야할 상황이 '비교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금기사항이란 얘기인데, 남편이 옆집 여자와 비교하고, 아내는 잘나가는 남자들과 비교하는 것은 자극이 되기는 커녕 반발심으로 이어져 상대에 대한 적개심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상대방은 그게 가장 효과적인 지적이라 생각할 거예요.시어머니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지 모르겠지만 한 번, 솔직하게 요청하시는 것도 방법이세요.
    사람마다 상황이 다른데 윗동서와 비교하는 건 듣기 힘들다고 말씀해보세요. 그리고 웃으면서 말씀드려야 해요.

    표리동님은 본인이 선택한 재혼의 원인이 아닌가 자책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다들 비슷비슷한 고충을 겪으면서 '내남자의 여자'에 대하여 해석하고 인내하며 살고 있어요.
    재혼을 후회한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매일매일 남편을 보는 것이 지옥일지도 모릅니다.
    어찌되었건 지금의 남편분도 재혼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끝에 사랑이란 결론으로 선택하셨을 거잖아요.
    결혼이 운명이라면 이혼은 선택이란 말이 있어요. 이혼의 선택은 쉽지만 그 선택을 하시기 전에 한번 제가 제안하는
    방법을 해보시면 어떨까 조심스래 권해봅니다. 제가 해본 거고 극복했거든요.

    세상의 중심은 나이고 사람들을 바꾸기는 힘들어도 나를 바꾸는 것이 제일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예요.
    효자남편, 잔소리꾼 시어머니, 방대한 시댁식구들의 일거리는 절대 변하지 않거든요.
    한 1년만 연기 한번 해보자고 생각해 보세요. 제가 써본 방법인데요.

    우리 남편이 이 세상에서 제일 고생하고 있고, 가장 멋지고 잘생겼다.
    우리 시어머니는 이런 귀한 자식을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감사한 분이다.
    그러니 내가 이 귀한 사람들을 만났으니 최상의 대접을 해주자. 남편이 힘들게 벌어오는 월급이니 최대한 아끼고 발품을 팔아 싸고 좋은 재료로 맛있는 요리를 주말마다 해주자. 시어머니가 잔소리하시면 눈을 마주하고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여드리자. 너무 듣기 싫으면 잠시 딴생각을 하시면서 고개만 끄덕여 드려주세요.

    힘들겠죠?? 이렇게 한다면 혹시 표리동님을 하녀취급할까 걱정되시죠? 하지만 결론은 그렇지 않답니다.
    그래도 한번 미친 연기한다고 생각하고 1년만 해보세요.
    결과는 1년뒤에 덧글로 달아주세요. ^^
댓글 입력 영역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735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