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엄마가 뽑은 베스트셀러






행복의 관건은 골목길에 순경이 서 있나 없나를 살펴보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는데 있다.


..


제대로 쓰인 글은 여자의 수영복과 같아야 한다고 한다.
짧으면 짧을수록 좋고 감출 곳은 모두 감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멋있는 얘기다.
(중략)
얼마만큼 드러내고 얼마만큼 숨겨야 하는지 판단을 잘해야 한다.
폭로기사는 나체처럼 순간적으로 정신이 번쩍 나게 만들지만 인간이 가지는 상상력의
세계를 파괴함으로써 모든 창조를 저지한다.
모든 아름다움이 착상되고 심지어 추한 것이 미화되는 것도 상상력의 세계 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진실로 문장지도의 극치는 넌지시 비치고 암시하는 수법에 있다.
평범한 여자도 입을 다물고 있으면 미인으로 보이는 것은 만천하가 아는 공개된 비밀이다
.



본문 中



요즘같이 하루가 멀다하고 신간이 쏟아지는 시대에 살면,
출판사에서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추천도서에도 독자들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게 현실이다.
그러니 하물며 무명작가의 도서를 선뜻 고르는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이란 이 책은 출간 당시에는 예견처럼 인지도가 없었지만
누군가 읽은 사람의 감동이 울려 입에서 입으로.. 지인에서 지인으로.. 돌고돌아 일생에 단 한권 남기고
세상을 떠난 '전시륜'이란 철학자를 궁금하게 만들게 한 책이다. 대단한 책이다.

그 입소문이 1998년 초판에 이어 다시 발간이 되고(2000년 개정판)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추천책으로 꼽고 있다.
나 역시 이 책을 지인의 소개로 읽게 되었고, 이 곳에서 다시금 일상에 찌든 사람들에게 강추하고 싶어진다.

그는 1932년 충청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서울 공대 재학중 군대에 입대.
미국으로 건너가 철학과 물리학을 공부했고 어떤 학문의 경계에도 걸리지 않는 '철학'에 입문한다.
그의 말에 의하면 외모도 딱 촌놈에다 평범한 성격으로 출발했지만 미국생활에서 유쾌한 마인드로 변한다.
철저하게 개인 인격을 존중해주는 미국이라는 자유국가와 그의 철학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처럼 자신보다 타인의 시선을 염두하고 사는 나라도 드물테니까.

한 마디로 이 책은 유쾌하고 즐거운 책이다.
그의 해박한 지식을 일상생활에 단순하고 즐겁게 접목하여 해석을 읽다보면 놀라운 사색과 논리의 결론에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여성에 대한 생물학적 관념의 우대는 조금 빈정이 상하긴 하지만(ㅋㅋ) 반박할
논리도 못찾아내겠으니 인정할 밖에 없다.

그는 65세 젊은 나이에 췌장암이라는 선고로 일찍 세상을 등졌다.
그는 일찌감치 자신의 인생종점을 감지했고 전혀 주눅들지 않고 즐겁게 유고의 수필을 마무리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그토록 죽기전 책 한권 손에 쥐고 싶었던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발간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책속의 그의 말처럼 그는 짧은 생이었지만 인생을 즐기고 잼있고 유쾌하게 살다간 것이 확실하다.
(아래 인용문 참조)

문명의 혜택으로 100세 시대에 돌입되었다고들 한다.
하지만 같은 삶을 살아도 이왕이면 좀 쫄깃하고 즐겁게 살아야하지 않을까..
웃으며 읽다가 곰곰히 고민하게 만드는 감사한 책이라 생각한다.


곰곰히 따지고 보면 우물쭈물 60년이 인생이다.
선택의 자유 없이 태어난 것이 우리의 생명이요, 우물쭈물하다가 초등학교, 중학교를 마치고,
선 한 번 보고 데이트 두 번 하고 우물쭈물 결혼을 하고, 우연히 직장을 얻고, 우물쭈물하다가
애 낳고 늙어서 관 속에 들어가는 것이 인생이다.
우물쭈물 인생은 어쩌면 허무하기 짝이 없다. 특히 산 설고 물 설고 해장국 집이 없는 외지에서는
이 허무함을 더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그럭저럭 손해보지 않고 나는 어머니 장사, 여자 친구 장사를 해왔다.
뻔뻔럽고 파렴치하다고? 평범한 사람이 인생을 즐기는 비법은 14캐럿의 주책바가지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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