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꼭 잡고 다니시는 친정부모님. 일상 얘기들..




두 손을 꼭 잡고 전철탑승을 준비하시는 친정부모님



자식들을 다 출가시키고 오롯히 두 분만 남은 친정부모님은 어디를 가시든 꼭 동행을 하신다.
엄마는 집밖을 나가면 방향감각이 제로인 길치시고, 아버지는 몇 해전 쓰러지신 뒤로 거동이 불편하신 탓이다.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어디든 붙어계시다.

해가 거듭날수록 아버지의 거동은 이제 엄마의 도움없이는 힘들어 지셨다.
엄마가 너무 힘드시겠구나 생각이 들면, 아버지는 어디든 가실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엄마가 너무 간섭해서 피곤하시댄다.

자식과 저녁을 먹는 것이 유일한 낙이 되어버린 두 분이 그제 군포로 퇴근시간에 맞춰 오셨다.
아버지는 달마다 나와 식사하는 날짜를 손에 꼽고 계신다.
어쩌다 내가 바빠 하루이틀 날짜를 미루면 말도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서운해 하신다.
그러니 나는 아무리 바빠도 아버지의 기대를 미루기가 참 힘이 든다.

나는 저녁을 맛있게 두 분이 드시는 모습을 매월 편하게 가까이서 본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도리상 내가 가서 저녁을 사드려야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이번에 정장을 입고 오신 것이 의야해 물으니,
아버지가 증명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해서 엄마랑 싱강이를 하셨다고 한다.
운전면허증에 있는 사진을 바꿔야 한다신다.
아버지는 나를 만나기전 사진관에 들려 운전면허증용 사진을 찍고 싶으셨던 것이다.
엄마는 거동도 불편한 상태에서 운전면허증 갱신이라는 사실에 반대를 하신 것이다.
그까지것 사진 찍으면 좀 어떠리 싶어 두 분의 싱강이가 잼있다.

어디 면허증 좀 봐요.

순간 나는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이 들어 말을 잊기가 힘들다.
갱신할 아버지운전면허증을 보니 그 날짜까지 살아계실 수 있을까 생각하니 목젖이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엄마랑 손잡고 다니시는게 더 내가 안심이 된다고 말씀드리자 노여움이 조금 가라앉으셨다.
두 분의 작은 말다툼이 고맙고, 아버지 옆에 엄마가 계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 늙어가는 삶 옆에 손을 잡아줄 사람이 가까이 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이다.




덧글

  • 2012/11/17 16:24 # 삭제 답글

    어른신들께서 손잡은 뒷모습이 아름답네요.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 하시기를 바라요.
  • 김정수 2012/11/18 08:15 #

    저도 저 뒷모습을 보면서 뭉클해졌답니다..
  • 누구 2012/11/17 20:49 # 답글

    정말 아름다운 두 분이시네요. +_+ 부러워요...
  • 김정수 2012/11/18 08:15 #

    두 분이 오래오래 함께 같이 하시면 좋겠어요...^^
  • 푸른미르 2012/11/18 20:23 # 답글

    아버지이신 그분께서 가실 날에도 김정수님이 울고 있으면 괜히 타박하실 듯 합니다.
    "울긴 왜 울어.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 울지마 좀."


    그분께서 마치 젊은 때처럼 행동하신 것은 남자라면 알지요. 음음.
  • 푸른미르 2012/11/18 20:26 # 답글

    생각해보면 사랑하는 부모님이 늙어가시는 것은 참 처연하기만 합니다.
  • 김정수 2012/11/19 07:57 #

    묵묵히 옆에서 돌봐주시는 친정엄마는 더하시겠죠.. ㅜ.ㅜ

    나의 삶에 대한 자세도 되돌아 보게 되기도 하고요..
  • 영화처럼 2012/11/21 21:33 # 답글

    두 분이 함께시니 참으로 좋습니다.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좋으실거 같습니다.
    ^________^
  • 김정수 2012/11/23 17:09 #

    맞아요. 만약 혼자라면 제마음이 더 무거웠을 거에요.
    저렇게 손을 잡고 다니시니 뭉클하기도하지만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 별사탕 2012/11/22 17:06 # 삭제 답글

    월마다 날짜를 정해 저녁식사를 함께 한다는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실텐데... 정말
    대단하십니다. 부모님과 님의 행복했던 순간이 그려지네요~^^
    저도 이글을 보고나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당~
  • 김정수 2012/11/23 17:09 #

    부모님들도 스케줄이 있으시니 서로가 약속을 하고 만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기다리는 즐거움이 가미가 되니까요.^^
  • 댕이 2012/11/23 11:50 # 답글

    손잡고 다니는 노부부만큼 아름다운 모습이 또 있을까요. ;-)
  • 김정수 2012/11/23 17:04 #

    저도 그렇게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늙어가고 싶기도 하고요.^^
댓글 입력 영역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745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