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평범하게 시작한다. 엄마의 산책길





소년은 비둘기의 발만
반복해서 그렸습니다.
엄청난 양의
비둘기 발 그림을 그리곤
휴지통 속에 버리기를 반복했죠.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왜 다양한 사물을 그리지 않을까..

"우리 아버지가 비둘기 발만 계속 그리라고 하셨어요."

소년은 천진난만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소년이 열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비둘기 발만 열심히 그렸던 소년은
놀랍게도 사람의 얼굴, 몸체의
세부적인 특징도 잡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년은
훗날 추상화의 대가,
피카소 입니다.



..



나는 가끔 텔레비젼에서 '생활의 달인' 코너를 볼때면 달인에게서 '神氣'를 느낀다.
수없이 되풀이하고 몸에 베었을 연습량으로 얻은 훈장들을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들은 분명 평범하게 시작했을 것이다.
내가 놀라는 것처럼 아마도 사람들은 그들이 평범한 내주변의 이웃이라는 점에서 더 놀라는 것이 아닐까.
평범한 사람이 비범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 느끼는 감동이란..

그리고 나는
나는 커피의 쓴맛을 느끼지 못하는 무뎌진 여자가 되어 감각없는 일상을 보내는 것에 이내 부끄러워 진다.




덧글

  • breeze 2012/06/19 23:09 # 답글

    아!!!
  • 김정수 2012/06/21 07:47 #

    저도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 블루 2012/06/20 08:17 # 답글

    다시 한 번 시간과 노력과 의지의 위대함에 감탄하게 되네요.
  • 김정수 2012/06/21 07:47 #

    반복의 힘.. 대단하죠..
  • 푸른미르 2012/06/21 16:18 # 답글

    비둘기 발만 그리라고 한걸 보면 피카소의 아버지도 처음에는 별로 기대하지 않은 것 같네요.
    그러다가 말겠지.... 하다가 어느날 무심코 피카소의 그림을 보다가 그림의 놀라운 퀄리티에 뒤집어졌겠네요. ㅎㅎ
  • 김정수 2012/06/21 16:24 #

    듣고보니 그렇겠는데요? ㅋㅋ
  • 푸른미르 2012/06/21 16:26 # 답글

    저는 가끔 사람이 굳이 경험하지 않고 처음부터 다 알게 할 수 없을까? 그러면 실수해서 후회할 필요도 없을텐데....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그렇게 전지자가 되면 삶이 엄청나게 따분해지고 무한한 권태에 시달리겠구나 하고 짐작하게 됩니다.

    창조주가 인간을 무엇이든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바보로 만드는 것은 뭘까요?..... ㅎㅎ
  • 김정수 2012/06/21 17:30 #

    예전에 작은애(용희)가 과학의날 원고를 쓰다가 제게 한 말이 떠오르네요.
    한번 공부한 것은 그대로 칩으로 저장되서 절대 까먹지 않는 뇌장착칩이 있으면 좋겠다고요..ㅋㅋ

    인간이 망각이 있기 때문에 새로 시작할 수 있는거 아니겠어요. 고단하고 힘든 기억도 잊게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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