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2년는 정신분열적 디스토피아! '노래하는 고래(상)' 책읽는 방(국외)





이 칩에 담긴 정보는 사회 전체를 뒤집을 만큼 아주 중요한 내용입니다. 그래서 큰 권력을
지닌 동시에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인물에게 건네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 인물은 노인시설에 있는 요시마쓰라는 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노인시설 사람들은 중개자를 통해 비밀리에 섬에서 소년이나 소녀를 성 노예로 사 갑니다.
나도 다른 소년 소녀들과 함께 중개자에게 조제한 종합신경안정제를 먹고 차에 타고
노인시설에 끌려가서 사츠키라는 늙은 여자와 성적 행위 상대를 했습니다만, 그때
요시마쓰라는 인물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요시마쓰는 SW유전자를 삼십 번대로 주입한
권력자로서 이 사회에 남은 몇 안되는 자유주의 투사라고 들었습니다.
그를 만나는 것이 텔로미어를 절단당하고 처벌받은 아버지가 내게 맡긴 사명입니다.


본문 中



무라카미 류의 책을 오랫만에 접해본다. 인상깊었던 그의 작품으로 '공생충'이 있는데,
당시 일본의 사회적문제였던 히키고모리(혼자 방에 틀어 박혀 사는 자폐증 환자)와 인터넷간의 무서운 속성을
그려냈던 이야기로 기억된다. 읽으면서 충격에 빠졌던 기억이 새롭다.
저자는 그렇게 사회적 문제를 소재로 한껏 살려 동시대인들의 치부를 보여주는 특기가 있다.
나는 그가 소설이라는 허구에 자신의 생각을 강력하게 결합시켜 독자들에게 직구로 던지는
승부사처럼로 보이기도 한다.

'노래하는 고래'는 상.하 권으로 이루어져있다. 아직 하권은 읽기 전 리뷰다.
책을 소개하는 날개에는 '정신분열적 디스토피아를 통해 구현된 무라카미 류의 미래 묵시록'이라고 써져있다.
무라카미 류씨가 '요미우리 신문' 인터뷰에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불사(不死)의 유전자를 전 인류에게 부여한다면 지구는 터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계기이다.
저출산으로 이민이 늘고 내란이 일어나 결국 '싸움을 피하기 위해 각 계측의 영역 안에서만 움직이며
생존하는 사회'가 형성된다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소설의 배경은 2122년. 인류는 최상층, 상층, 하층, 최하층으로 구성된 엄격한 계급사회로 되어 있다.
'문화경제효율화운동'과 '최적생태'의 이념이 정립화 되어있고 계급사회에 의해 거주 구분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상위 계층은 2022년 크리스마스 이브날, 1400살의 나이로 추정되는 흑등고래에서 발견된
볼로불사의 SW유전자를 얻고, 범죄자는 생명을 관장하는 생태적 장치인 '텔로미어'를 절단당해 죽는다.

2060년 문화경제효율화운동이 확산되면서 존댓말과 사투리가 국가적으로 사라지고 되고,
자살도 금지되게 되는데 이는 언어구사 능력을 사전에 없애고 자살의 감상을 사라지게 하여 모든 것을
국가가 관장하는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정보신경뇌학자와 언어학자가 공동개발한 종합신경안정제는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조절한다.
이 약은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와 전전두엽(사람의 인격구조에 비유하자면 슈퍼에고 역활)을 떼어놓는
역활을 한다. 이 종합신경안정제를 중하층 서민에게 투약함으로써 효율화운동과 양립하지 않는 감정과
욕망등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분란없는 평화로운 세계로 보인다.

우리의 주인공 15세 소년 '아키라'는 최악의 범죄자인 성범죄자들의 격리시설이 있는 '신데지마 섬'
에 살지만 데이터 관리자인 아버지 덕분에 이미 사라져 버린 존댓말도 구사할 줄 알고 지적 능력도
뛰어난 아이다. 아키라의 아버지는 정부관리자에 의해 텔로미어를 절단당해 죽게 된다.
아키라의 아버지(섬에서 서버 데이터를 관리하던 엘리트) 본토에서 검열되 않은 SW유전자에 대한
극비정보를 얻게되어 칩에 숨겨 아들 '아키라'에게 본토에 노인시설에 있는 요시마쓰(최상위 권력자)에게
전달해 달라고 유언하고 죽는다.

'노래하는 고래(상)'은 신데지마(최하층계급의 성 범죄자들의 격리섬)에서 다리를 건너 본토로 나아가며
겪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노인시설에 있는 요시마쓰를 만나지 못하고 끝난다.

소설의 내용은 긴박하고 스피드하다.
읽으면서 바로 조지 오웰의 '1984'의 독재정치가 느껴진다.
최상층의 특혜된 불로장생 삶과 그것에 극적으로 비교되는 최하층의 짧은 수명, 그리고 인간적인 감성을
통제하는 사회가 디테일하고도 숨막히게 그려지고 있어서 불쾌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다.

왜 불쾌한가.
앞으로 미래는 유전자, 뇌과학, 로봇들이 판치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결론이 그의 소설 속에서
녹아내려 있어서다. 모든 사람들이 IC칩으로 통제되고 검열되고 규제되기 때문이다.

아직 하권을 읽기 전이라 결론된 감상은 잠시 미뤄두겠다.
아키라가 '안조'의 도움을 받아 요시마쓰라고 하는 최상층의 권력자를 만나서 어떻게 이 사회를 구제할까. 기대된다.

구제되어야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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