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아 주다.. 달팽이 편지. 책읽는 방(국내)





꼬치꼬치 따져 묻고 싶을 때,
화를 내면서 닦달하고 싶을 때,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순간에...
일단 그 사람에게서 고개를 돌려 다른 곳으로 바라봅니다.
한결 낫습니다.
눈감아 주는 일이란 이렇게 시시한 것이었습니다.



잘못을, 실수를, 거짓말을, 약삭빠른 행동들을...
이런 표현 뒤에 따라붙는 말 중에서
가장 너그러운 의미는 '눈감아 주다'라는 것입니다.

'눈 감아 주다' 라는 말을 영어로는 이렇게 번역하더군요.
'look the other way.'
직역하자면 '다른 쪽으로 봐주다' 입니다.

누군가의 잘못을 눈감아 주는 일은 그렇게도 어려운 것 같더니
다른 쪽을 봐준다고 뜻을 살짝 바꿔 보니 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잠시만 피해 주자는 것이니까.

그 사람의 잘못을 향해 집중적으로 쏟아 붓던 시선을 돌려 보는 것.
이 정도는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화내지 않는 기술'의 저자인 시마즈 요시노리(Shimazu Yoshinori)는 몹시 화가 나는 어떤 순간에도
이 방법을 적용해 보라고 권합니다. 화가 나게 만든 그 장소에서 당장 떠나라고.
그 문을 걸어 나오는 순간,
끓어오르던 분노가 어느새 가라앉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번쯤 시도해 보아도 좋을 것 같아 이 또한 마음에 저장해 두기로 합니다.


본문 中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난감할때가 소통이 안될때다.
특히 동등한 관계가 아닐때 그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고통은 일방적일 수밖에 없다.

가만히 짚어보면 몇 년 전부터 어머니는 난청증세로 인해 목소리가 커지시고 의미전달 구사어가 쎄지셨다.
행동과 귀는 느려지신 것에 대한 당연한 반응이지만, 매일 일상을 접하는 나나 가족들의 체감은
어머니가 변하신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에미야.. 부르실 것도 마음이 급하니 "야"로 부르신다. 억세고 화난 목소리로..
그럴때 이해보다 나는 화가 먼저 날 수밖에 없다.
수식어를 붙일 때와 생략할때의 서운함은 어머니의 상태를 이해하는 것보다 빠르니 문제인 것이다.

명절이 오면 사실 나는 명절증후군증세보다 시골 어른들의 억세고 큰 발음(거의 고함에 가까운)에
그 내용을 파악하려는 노력보다 소리에 질려 일감을 놓기 무섭게 방으로 도망치듯 피신한다.
그리고 명절이 끝나도 정말 끝난 것이 아니다.
여세를 몰아 어머니는 귀경 후에는 시골에서 만난 여러 친척분들과 시골에서 껶은 일들을 말씀으로 되짚으신다.
오랜 시간 몸 담았던 시골의 향수여파다.
하지만 우리는 전혀 즐겁지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이럴때 나의 행동은 또 여지없이 자리를 피하고 다른 곳에서 어머니를 나만의 방법으로 용서하는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읽으니, 공감도 많이하고 내 일상을 되짚어 보게 된다.
마음속의 부질없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도 매일매일 실감하면서..







덧글

  • 쇠밥그릇 2012/01/26 11:55 # 답글

    아이구. 명절때 많이 힘드셨나봐요. ㅋㅋ
  • 김정수 2012/01/26 20:36 #

    ㅎㅎ 지나가는 피곤함이라고 해두죠..
  • 2012/01/27 10:2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김정수 2012/01/27 16:32 #

    덧글 감사하고 깊은 동지애를 느낍니다..^^

    이렇게 글이나 대화로써 화났던 시간을 피해 자신을 다듬고 반성하면서
    성찰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시간이 흘러서 해결되는 것이겠죠..

    힘들때 그럽니다.
    이것도 다 지나가리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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