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이 없을 때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책읽는 방(국내)






즐거운 점심시간,
반차 사냥을 나서는 아이들의 젓가락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어제 큰형이 생일이었다는
영철이 도시락이 집중 공격을 받습니다.
그래도 영철이는 싫은 표정이 아닙니다.

창가에 앉아있는 철수는
아무도 모르게 일어나 교실 밖으로 나갑니다.
도시락을 싸오지 못한 것을
아이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철수는 운동장 쪽의 수돗가로 가서 허기진 배를 물로 채웁니다.

아이들이 반찬 투정을 하며 도시락을 먹을 때,
철수는 수돗가옆 소나무 아래
홀로앉아 뜨거운 눈물을 삼켰습니다.
철수에게 점심시간은 너무 길고 슬픈 시간입니다.




본문 中


오랫만에 어른들의 동화책을 읽은 기분이다.
책 속에 수록된 각 단편소설들을 읽다보면 예전에 읽었던 이철환씨의 '연탄길'이 자동으로 떠오른다.

요즘 아이들은 아마 모를 것이다.
정말로 점심시간이 돌아올때마다 주린 배를 누르며 물배를 채우던 아이들의 가난한 울분을..
나의 국민학교시절 한 반의 반은 점심을 굶었다. 나는 그정도는 아니었지만 도시락을 먹을때마다
슬며시 자리를 비우는 친구들이 늘 마음에 걸렸었다.
엄마가 싸주는 늘 무말랑이나 김치는 정말 맘에 안들었지만 그나마도 내겐 감지덕지라 생각했다.

나 역시도 가난한 집의 아이였다.
용돈은 생각치도 못했고, 왕복 차비만을 가지고 중.고등학교를 통학했다가 졸기라도 해
내릴 정거장을 놓치기라도 하면 여지없이 집까지 꼬박 걸어서 와야했다.
당시 아이들은 대부분 그랬다. 돈에 빈궁했고 그러기에 작은 소유에도 행복해했다.

가진것이 없는 사람은 쉽게 행복을 찾는 것 같다.
우리는 예전보다 분명히 많이 소유하고 살지만 욕망이 줄어들 기미가 없다.
그렇게 많은 것을 소유하며 사는 것이  결코 행복한 것은 아닐텐데 말이다.

음.. 아무튼 책을 읽고나니 마음이 정화된 느낌이랄까.
인간 본연의 감성을 깨우는 가슴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박한 내 삶을 아름답게 비춰준다.
여느 소설의 각색된 삶의 전달도 대리감정을 느껴 좋지만
퍽퍽하고도 평범한 소재의 내 주변의 이런 이야기들도 내 삶을 좀 더 직접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덧글

  • 하늘보기 2012/01/16 23:54 # 답글

    아침에 아이폰으로 정수님의 글을 보면서...
    요즘 삭막한 세상을 다시 돌아봤다죠...
    어른들이 아이들을 피해가야하는 삭막한 세상..
    어쩌면 지금의 어른들이 그렇게 만들어준거 같은대 말이죠..
    정말 그런거 같아요.. 소유하는게 많아지면서.. 사람들의 욕망은 줄어드는게아니라..
    더 욕망이 커질뿐인듯해요..그냥...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고무줄하고, 딱지치고 놀던 우리시절이 그립기도해요..^^a
    아무래도..회사에서 사람한테 많이 지쳤나봅니다...흐흐흐..

    이제 감기는 괜찮으신거죠?!
    날이추웠다 더웠다해서 그런거같아요..
    날이 풀리긴했지만 방심하지마세용~^^
  • 김정수 2012/01/18 22:04 #

    정말 세상 좋아졌죠? ㅎㅎ 어디서든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보고싶은 것을 손가락 하나로
    꺼내 본다는 사실이요.
    그래도 여전히 부족한 기분이 드니 욕심은 끝이없나봐요.

    버리는 연습을 해야 행복해 진대요.^^

    감기는 끝자락입니다. 어지간히 오래 붙어있네요. ㅎㅎ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 열매맺는나무 2012/01/17 21:23 # 삭제 답글

    부족하기에 작은 것에도 감사했던 그 때.
    요즘은 있다가 좀 어렵기에 빼앗긴 것 처럼 느끼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좀 더 길~게 보고 살아가야할텐데요.
  • 김정수 2012/01/18 22:04 #

    멀리 바라보는 안목.
    원로들이 입을 다물고 있죠.
    젊은이들에게 이럴때 알려주심 참 좋을텐데 말이죠.
    요즘은 이런 어른동화책이 출판이 안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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