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부모를 돌보는 것은 얘기가 다르다. 책읽는 방(국외)






인생은 완전한 원을 이루는 것 같다. 아이는 부모가 되고 부모는 아이가 된다.
아, 이 비유는 잘못되었다.
부모는 아이들의 미래에 투자한다.
아이들이 건강하다면, 부모는 그 아이들이 자라서 성공할 거라는 기대를 품는다.
아이들이 독립하면서 부모는 자유를 얻는다.
부모와 자식 모두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나이 든 부모를 돌보는 것은 얘기가 다르다.
자식은 부모에게 시간과 인내심을 투자하지만 점점 더 퇴화하고 무력하고
무능해지는 부모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부모가 죽고 나서야 자식은 비로소 자유를 얻는다.
거기에는 다음 장이 없다.


본문 中


'웰 다잉 다이어리'란 제목은 '존엄을 지키면서 죽음을(well-dying)' 맞이하는 것을 뜻한다.
저자는 임상심리전문가로써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본 지난 5년간의 글을 담고 있다.
즉 호스피스 병상일기인 셈이다.

책의 구성은 '서머우드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아버지의 일상을 기록을 담고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저자 자신이 돌보는 환자들과 심리상담을 토대로 오간 대화를 담고 있다.

우리 한국의 정서는 부모가 늙고 수족이 자유롭지 않으면 요양원에 보내는 것보다
자식이 부모가 자신을 키운 은공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모셔야 한다는 생각이 1순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집은 수족이 불편한 노인들이 기거할만큼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 크다.
계단도 너무 많고, 화장실 바닥은 미끄럽다.
물리치료도 꾸준히 받아야 하기 때문에 보호시설에서 지내야 안전하다고 말한다.
또 요양시설에서 친구를 사귀고 위안을 받을 수 있기도 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보호가가 된 저자는 혼자 남은 아버지를 '서머우드'에 보내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루하루 아버지와의 관계를 돈독히 보낸다.
지적수준이 갈수록 떨어지고 신체의 기능이 마비되는 과정을 딸은 담담히 침착하게 대응한다.
역시 공부하는 삶은 다르다..라는 생각이 든다.
노모나 병든 부모를 모시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녀의 침착성에 부끄러워 질 것이다.

저자는 실화인 이 에세이를 통해 연명치료에 대한 문제와 웰다잉의 필요성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 마지막 생을 보내는 아버지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딸의 모습이 아주 솔직하고 따뜻하다.
인생의 마침표를 스스로 받아드리고 아름다운 삶과의 이별을 배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이렇게 말했다.

"어른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고결하다면 그들의 건강한 아이들은 삶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노모나 병든 부모를 마냥 보호만 하는게 능사는 아니다.
저자는 의미있는 일을 부지런히 찾아서 하게끔 하는 자존감과 독립성을 부여해 주길 권하고 있다.
노인이라고 해서 언제나 기분을 맞춰 주고 어려운 문제를 대신 해결해 준다면 결국 그들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무력하게 만들 뿐이란 것이다.

웰 다잉(well-dying)
품격있는 삶만큼이나 생의 아름다운 마침표인 품격있는 죽음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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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향기.˚ 2011/12/27 21:35 # 답글

    김정수님 덕분에 좋은 책.. 발견한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정수 2011/12/28 10:00 #

    향기님 반갑습니다. 차분한 독서가 되실거라 예상이 되네요.^^
  • 탱자 엄마 으루 2011/12/28 17:01 # 답글

    할머니때문에 와 닿네요 ㅠㅠ
  • 김정수 2011/12/28 21:00 #

    저도 어머니와 함께 사는데 이 책보면서 참 많은 걸 얻었습니다.
    좋은 책이예요.
    담담히 받아드리는 연습을 할 수 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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