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도 참석하고..용희도 보고.. 일상 얘기들..





그제 용희가 다니는 학교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헉.
선생님이란 존재는 아무리 전화상이라 하더라도 자동으로 옷매무새가 다듬어진다.
15일 학부모간담회를 여는데 부담 갖지말고 참석해달라는 말씀과 가볍게 자녀교육이란 주제에 참석해 달라는 요지셨다.

12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과 동시에 한 해를 준비하는 달이기도 해서 회사의 쌓인 일들을 보면
당연히(?) 거절해야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최고어른의 성의가 죄송스러워 답을 하고야 말았다.

어제 회계감사를 받는 도중임에도 불구하고 팀원에게 뒷일을 염치없이 부탁하고 밀어넣듯 서랍속으로 서류들을
집어넣고 나오려니 마음은 무거웠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감질나게 만나는 용희를 주중에 만난다는 생각을 하자 기분이 슬슬 좋아지기 시작했다.

칼바람을 뚫고 학교에 도착한 나는 제일먼저 용희가 있을 교실로 뛰어 올라갔다.
그런데,
석식시간이라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용희는 엄마를 봐도 그닥 낯빛이 밝지가 않았다. 무슨일이 있는 것이다.
우리집 식구들은 감정표현이 솔직해서 감추려고하면 더 티가 난다.  대응이 빨라 좋긴 하다. ㅎ

정독실로 가야하는 10분의 텀 동안 아이와 잠깐이지만 대화를 했다. 
용희는 엄마에겐 숨길 수가 없다며 자초지종을 말했다. 
친구를 위한 정의감이 오히려 친구들로부터 오해를 부른 격이 되었다며 속상해 했다.
들어보니 뭐 늘 있는 교우간의 오해며 예상문제지다.  하지만 심각한 척을 하지 않으면 자존심을 상해 하기 때문에
묵묵히 들어주고 친한 친구들이나 선생님과 풀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유도해줬다. 
화이팅을 외치면서 정독실로 용희는 올라갔다.  아.. 오늘 안왔으면 어쩔뻔 했어!

이어 준비중인 '교장선생님과의 특강'이 열렸다.
교장선생님의 바람직한 학부모역활이란 특강과 콘서트형식으로 자녀교육, 독서교육, 자기주도활동 순으로
학부모들과 각 마당의 부주제를 가지고 대화식으로 이루어진 자리였다.

부모와 학부모의 역활의 진정한 의미.  아이의 특성을 키워줘야 하는 부모의 역활에 대한 짧지만 강한 인지가 인상적이었다. 
나는 '자녀교육'이란 주제로 2학년 엄마와 함께 나가서 잠깐 얘기를 했다.
그저 학업성적만 최고치로 올려서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는 곳이 고등학교라면 얼마나 삶이 삭막할 것인가.
운전도 면허증이 필요한데 하물며 부모도 교사도 아이들을 키우는데 자격증이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자격증은 다름아닌 이런 학교와 학부모간 변함없는 원칙과 교감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가. 부모의 역활은 과연 무엇인가..  고민하는 자에게 항상 답은 존재한다.

사실 '자녀교육'이란게 특별한게 있을 수가 없다.
아이를 믿고  가정이 최고의 응원부대라는 사실을 수시로 잊지 않게 해주면 되는 것이다. 

간담회가 진행되는 과정 도중 간간히 용희가 당면한 교우문제는 잘 해결될까.. 머릿 속에서 궁금했지만
그것 또한 용희가 견뎌내야할 몫이란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이왕 시간을 내서 온 것, 즐기자 생각하니 회사의 일감스트레스도 가볍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느 학부모님의 도종환님의 '흔들리며 피는 꽃' 낭송도 참 좋았고(창립기념일에 내가 회사에서 읊은 시기도 했다)
성악가처럼 '별'을 부르신 어느 학부모님도 너무 멋졌다.  꿈을 펼치시면 좋으련만..실력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마져 들었다.

그리고 띠용.
느닷없이 학부모님들에 대한 선생님들의 답가라며 등장한 최문용선생님과 정인효선생님의 노래와 연주..(아래사진) 
뭐야.뭐야.  너무 노래를 잘하신다. 기타연주도 수준급. 으아..
앵콜 삼창으로 끝내고 학부모님들의 뜨거운 시선을 뒤로 종종 퇴장하시는 두 선생님.. 너무 귀여우시다. ㅋㅋ
용희한테 싸인 받아 오라고 해야지.

석 달간 경험한 기숙사 사감선생님의 경험치어린 말씀을 대충 듣다보니(사실 기숙사생활도 아이 몫이다.군대가면 더 힘들텐데)
용희가 날 찾는 전화벨이 울린다.  오오!
용희는 친한 친구들과 고민을 말했더니 훨씬 좋아졌다며 고새 가벼운 얼굴로 변신해 있었다. ㅋㅋㅋ 귀여운 녀석.
내가 그럴줄 아라써어어어~~~
용희와 기숙사까지 짧지만 동행을 하며 두런두런 얘기를 하다 헤어졌다.  용희야~  힘내!

집에 돌아오니 11시였다.
나른한 피로가 쏟아지고 바쁘고 정신없었던 하루가 마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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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승유맘 2011/12/16 21:26 # 삭제 답글

    용희는 참 살가운 아들인 것 같아요.
    저에게는 무뚝뚝한 딸이 있답니다. ^^
  • 김정수 2011/12/17 10:13 #

    성격은 성별과 하등의 관계가 없는 건가 봅니다. ㅎ
    저희는 딸이 없어서 남편이 늘 불만이예요.

    나중에 우리 좋은 며느리, 좋은 사위로 불만을 잠식시킵시다. ㅋㅋㅋ
  • 영화처럼 2011/12/16 22:19 # 답글

    정수님께서 아이들에게 항상 현명하게 응대하시는 것을 보면서
    저역시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을 깨닫게 되요.
    전 조금 감정적이라서...^^;;;
    용석희 형제...아주 듬직해서 좋으시겠어용~~~^^
  • 김정수 2011/12/17 10:15 #

    감정은 표현해야 화가 생기지 않죠.
    하지만 아이를 키울땐 엄마가 살짝은 연기자가 되어야 할때도 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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