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둘기의 슬픈사연. 엄마의 산책길






뒤뚱거리며 도심을 걸어(?)다니는 비둘기를 한심하게만 생각했는데 이 글을 읽으니 측은한 생각마져 든다.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사용하지 않는 신체, 뇌.. 모두가 사용하지 않으면 퇴행된다.

뇌를 열심히 사용하면 '치매'에 걸릴 확률도 줄어든다고 한다. 
일상의 모든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손과 발, 뇌를 사용하다보면 뇌도 기능발휘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즉, 나이를 먹으면 어쩔 수 없이 치매에 걸리는게 아니라 치매라는 질병에 걸린다는 것. 

사용하지 않으면 '퇴행'된다.
그것이 자연의 벌칙인 것이다.



..


짧은 다리로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닭과 같다고 해서 ‘닭둘기’라는 별명이 붙은 도심 속 비둘기.
이제는 사람이 다가가도 피할 생각도 않는다. 심지어 자동차가 다가와도 날지 않고 조선시대 양반님네들처럼
걸어서 차를 피한다.

과거 수백km를 날아 긴급한 소식을 전달할 만큼 잘 날았던 비둘기가 왜 요즘은 날지 않고 걸어 다닐까.
사람들이 생각하는대로 과자, 튀김 같은 고칼로리 음식물을 많이 먹어 살이 찐 것일까.

그렇지만 비둘기가 과거보다 살이 쪘다는 증거는 없다. 국립환경과학원과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자들도
“도시에 사는 비둘기가 과거보다 살이 쪘다고 할 만한 어떠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도심 속 비둘기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해 몸이 부실하단다. 2005년 환경부에서
유정칠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과자 부스러기가 칼로리는 높을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해 도시에 사는 비둘기의 몸무게는 시골에 사는 비둘기보다 더 적게 나가는 편”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에서 공통적”이라고 말했다.


● 쓸데없이 왜 날아? 힘들게!

비둘기가 잘 날지 않는 이유는 한 마디로 에너지 효율 때문이다. 비둘기에게 나는 것이 뭐가 어려운 일일까 싶지만
새들에게 비행은 사람의 전력질주와 같다고 한다. 걸을 때보다 뛸 때 에너지 소비가 큰 것은 당연하다.
웬만큼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날지 않고 걷는 것이 에너지 효율 면에서 훨씬 이롭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실험으로도 증명됐다. 미국 몬타나대의 브랜든 잭슨 교수는 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자란 비둘기들이
장애물을 지나갈 때 날지 않고 날개를 퍼덕거리며 걸어서 넘어가는 것을 발견했다.

비둘기의 이러한 행동에 흥미를 느낀 잭슨 교수의 연구팀은 비둘기의 날개에 센서를 붙여 경사로를 넘을 때
비행근육에서 나오는 힘과 근육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그 결과 비둘기는 수직에 가까울 정도로 경사가 가파른 85° 경사도 날지 않고 퍼덕거리며 뛰어 넘을 수 있었다.
그리고 같은 경사면이라면 퍼덕거리며 넘어갈 때 완벽히 날아서 넘어갈 때보다 에너지가 10% 정도 적게 들었다.
이러한 결과는 저널 ‘실험생물학’ 올해 6월호에 소개됐다.

이처럼 비둘기는 스스로 날지 않고 있지만, 지금처럼 습관적으로 나는 것을 피하면 날개 근육이 퇴행될 수 있다.

박원학 영남대 생명과학과 명예 교수는 자연상태에서 서식하는 비둘기를 1㎥ 공간에 두 달 동안 지내게 했더니
체중은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심장과 가슴 근육의 무게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2000년 12월
'대한의생명과학회지'에 발표했다.

박 교수는 "날 수 있도록 태어난 비둘기지만 습관적으로 비행을 하지 않으면 비행에 필요한 근육이
퇴행성 변화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미 기자 ym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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