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머니세대보다 세련될 것이다. 일상 얘기들..





약속시간보다 일찍 나왔건만 나보다 먼저 역사에서 기다리시는 친정부모님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짧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도대체 몇 시에 출발을 하신 것인가. 
매번 오시면 시간도 계략적으로 예상이 될터인데..
부모님이 지나가는 역사의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딸자식을 찾았을 눈망울을 생각하니 마음이 불편해진다.

한 달에 한 번씩 친정부모님은 내가 대접하는 저녁을 드시러 회사근처 역사로 오신다.
두 분이 손을 잡고 전철을 타시고 오셔서, 저녁을 드시고 용돈도 받으시고 다시 전철로 돌아가시는 것이다.

고작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것이건만 두 분 모두에게서 매번 대화능력이 감소되는 것을 느낀다.
엄마는 지독한 시력저하에 노인성 난청증세가 약간 있으시고
아버지는 혈관성 뇌경색질환으로 갈수록 인지능력이 떨어지셔서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신다.
그런 분에게 언니는 스마트폰을 왜 사줘서(언니의 마음을 나는 안다) 통화하는 방법도 알려드려야 하신다.
보호를 받아야 하시는 두 분이 서로 의지하고 다니시는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 고기종류가 더 땡기는 것인지..
시어머니도 그렇고 친정부모님도 잡수시고 싶은 것을 물으면 여지없이 고기를 외치신다.
나이를 먹으면 단백질이 젊은사람들보다 현저히 부족한 것인가.
난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친정부모님과 1시간여 식사도 같이 하고 대화를 했지만 막상 돌아서서 귀가하는 전철안에서
생각해보면 그다지 생각나는 대화내용이 없다.
그저 건강걱정과 아이들얘기가 고작이다. 그만큼 대화의 폭이 좁고 소통하기가 힘들다.
정말 해야할 말만 골라서 하는데도 힘들기 그지없다.

집에 돌아와 시어머니와 또 일상적인 대화를 한다.
매일 똑같은 대화건만 여전히 대화토시 하나에 오해가 두려워 반복하고 전달하려고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렇게 저녁을 차려드리고 설겆이를 하고 방에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힘이 쫙 빠진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부모들도 역사별 연대가 있을 것이다.
엄마의 어머니들보단 세련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엄마는 어머니때보단 훨씬 개선된거야..라고 생각할 것이다.

난 알고 있다.
나 역시 나이를 먹어 노인이 되면 나의 부모님보다는 훨씬 개선된 멋진 노인이라고 생각할 거라고.

..다짐한다.
나는 부모님들처럼 억지 안부리고 나이를 먹어 귀가 잘 안들리면 반드시 보청기를 낄 것이고
시력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안경도수도 높여 낄 것이다.
고기도 적당히 먹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 것이고
자식들 미리 걱정 안시키게 약속시간에 딱 맞추는 철저함도 갖출 것이다.


후후..이렇게 나이를 먹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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