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 엄마가 읽는 시





초 상


-조병화

내가 맨 처음 그대를 보았을 땐
세상엔 아름다운 사람도 살고 있구나 생각하였지요

두 번째 그대를 보았을 땐
사랑하고 싶어졌지요

번화한 거리에서 다시 내가 그대를 보았을 땐
남모르게 호사스런 고독을 느꼈지요

그리하여 마지막 내가 그대를 만났을 땐
아주 잊어버리자고 슬퍼하며
미친 듯이 바다 기슭을 달음질쳐 갔습니다


..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 이외의 모든 것들이 뒷전으로 밀려놓게 된다.
모든 현실의 포커스가 사랑하는 한 사람에게만 집중되어 있기에..
하지만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짝사랑'의 슬픈 현실을 알게되면
사랑은 아픔의 고독으로 변모된다.

이 가을,
조병화님의 오래된 시집 '초상'이 다시금 내 손에 들려있다.









덧글

  • boogie 2011/10/24 08:52 # 답글

    고독이란 단어가 잘어울리는
    계절입니다... 한 숨만 나오는군요
  • 김정수 2011/10/24 21:34 #

    고독하다는 것은 자신을 돌이켜 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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