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북로거] 두 시인의 아름다운 교류 '더 레터' 엄마가 읽는 시






우리나라는 '공부 공화국'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교육열이 유난히 뜨겁지만,
공부다운 공부의 풍토는 점점 희박해져 가는 듯합니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성적의 볼모가
되어 자라고, 좋은 대학이나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탓에
공부는 즐거운 자기 탐구가 아니라 고통스러운 짐이 되어 버렸습니다.
학문의 전당이라는 대학조차 기능주의에 빠져 있고 자본의 논리에 좌우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공부'는 오늘날 가장 오염된 말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중략)
세속적인 일상을 공유하는 친구나 신념과 대의를 공유하는 동지와 달리, 동무는 앎과 삶을
일치시켜 가는 관계나 공동체를 의미합니다. '동무同無'는 같은 것이 없기에 서로의 차이가
만들어 내는 서늘한 긴장을 나눌 수 있는 관계이기도 하지요. 사람들이 퇴근 후에 고단한
몸을 이끌고 둘러앉은 이유도 그런 동무를 찾아 무엇에 소용되지 않는 공부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나희덕 시인의 편지 中


나희덕시인과 장석남시인이 서로 주고받은 편지들을 엮은 아름다운 시집 '더 레터'.
두 분의 지적인 교감을 읽으면서 아름다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감탄한다.

두 분은 공통점이 많다.
시인이며 각각 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시며 나희덕시인이 분명하게 말한 '동무同無'사이다.
2010년 눈이 녹기 시작하는 초봄서부터 다음 해 여름이 오기까기 시를 쓰는 사람으로써
동시대를 살아가는 친구로써 서로 일상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그리움들을 잔잔히
편지로 주고 받고 있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 장도 쉽게 넘길 수가 없을 정도다.

두 분의 직업이 같아서인지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각, 또 자신을 꾸준히 단련하는 모습..
한문을 배우면서 역사 속의 인물들을 논하는 모습들은.. 뭐랄까.. 어떠한 태풍이 불어도
절대 흔들림이없는 든든한 바위같은 편안함이 묻어난다.

온전한 삶을 어떻게 바라볼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두 분의 서편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책 사이에 수록된 나희덕시인의 시가 너무 마음에 다가온다.


덩굴이 나무 위로 기어오르고 있다.
별들이 꽃에게로 접근하고 있다.
아무도 이것을 눈치재지 못했으나
모든 것은 이루어지고 있음을
기억하라. 마지막 순간까지
누구도, 우리조차 우리가 살아 있음을 알지 못했으나
덩굴이 나무를 정복하듯이
꽃이 열매를 맺듯이
마침내 이루리라는 것을 기억하라
우리의 숨은 눈을 통하여
마침내 붉은 열매가
우리를 넘어서 날아 오를 때까지
살아라, 그리고 기억하라

- 살아라, 그리고 기억하라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덧글

  • 이너플라잇 2011/10/17 00:22 # 답글

    순간순간을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우리나라의 부모들은..
    아이의 순간과 현재를 많이 뺏고 있죠...
  • 김정수 2011/10/18 20:27 #

    우리나라 교육열은 세계 최고라고 하더군요.
    공부다운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의 현실이 참 안타까워요.
    뭐든 즐거야 최고가 되는건데요..
  • 간이역 2011/10/17 01:29 # 답글

    그래서 학교가 변해야 한다, 교육이 변해야 한다고 말을 많이 하지만 사회의 분위기가 변하지 않는다면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두 시인의 대화는 아이들에게 어떤 삶을 살게 해줘야 할지를 잘 알려줄 것 같아요.
  • 김정수 2011/10/18 20:27 #

    맞습니다. 특히 직업도 대학교수시라 더욱 그 현실감이 다가오는 것일테죠.
    이 분들 밑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참 그런의미에서 혜택받았다고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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