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를 원하십니까? 일상 얘기들..






요즘 결혼 적령기인 남자 직장인들은 결혼 후 맞벌이를 대부분 원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도 줄 뿐더러, 대화시 사회적 동반자(파트너)라는 느낌이 강해서라고 합니다.
저 때만 하더라도 남편과 아내의 영역(할 일)이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남자는 집안의 생계를 짊어질 의무가 있었고, 여자는 집안에서 남편 내조를 충실히 해주면 되었지요.

그런데 요즘은 갈수록 결혼연령이 늦춰지고 있고 더불어 아이를 갖는 년령도 높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통계청이 지난 8월 24일 발표한 '2010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산모의 평균 초산연령은 30.1세로 사상 처음으로
30세를 넘겼다고 합니다.
이러한 고령초산출산의 증가는 산모나 아이의 부담뿐만이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 고령출산의 증가는 자녀수에도 지장을 줍니다. 낳더라도 대부분 2명이상은 마음의 여유가 없을 테니까요.

2009년 기준으로 올 초에 발표조사(보건사회연구원)한 것에 의하면 자녀 한 명당 지출되는 양육비가
무려 2억 6천만원에 달한다고 하니 자연스런 반응이 아닐까 싶습니다. 간단히 계산해도 2명을 키운다면
양육비가 약 5억 2천만원이 드는 것이니까요. 아무리 다자녀 출산정책을 펼친다 한들 작은 액수의 정부보조금을 믿고
덜컥 애를 낳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결혼한 부부들에게 있어 아이는 결혼생활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관계의 고리이기 때문에
대부분 양육비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출산을 결심하지만, 현실의 뚜껑을 열고 보면 양육비 외에 더 큰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집안일과 아이의 양육문제는 누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 하는 겁니다.

여기서 문제는, 대부분 부부들의 결론은 여자가 자녀양육의 1차 책임자로서 집안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여성들은 알게 모르게 이러한 사회적 관념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양육에 대해서 사람들의 이중적인 기준으로 인하여 힘들게 잡은 '좋은 직장' 대신 '좋은 엄마'의 길을 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자들은 직장을 당분간 그만두겠다고 판단하고 사직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가 커서 직장을 잡으려면 기다려주는 회사는 충격을 받을 만큼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직장을 다시 잡더라도 출산전 경력은 이미 상쇄가 되어 고용의 질이 떨어진 곳으로 좌천되는 것 또한 현실이기도 하고요.
남녀 고용의 질에 있어서 차별은 없다고 고용시장에서는 부르짖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6개월이상 휴직을 한 사람에게 경력을 인정을 해줄만한 직장은 현실적으로 찾기 어려우니까요.

여자에게 일이란 무엇인가(레슬러 베테츠 저)'란 책 본문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아내가 수입이 많으면 아무리 무심한 남자라도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진다.
물론 일부 남자들은 집안일의 장기적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가 어릴 땐 남편들은 아내가 전업주부라는 사실을 다행스럽게 여긴다.

그 덕분에 자신이 일에 열중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이가 성장하고 남자들도 나이가 들면 생각이 바뀐다.
집안일의 비싼 대가를 서서히 깨닫게 되는 것이다.

전업주부의 남편들은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고, 가족을 혼자 부양하는 데
부담을 느껴도 어쩔 도리가 없다.
자신의 월급 말고는 다른 수입원이 없기 때문이다.



옮긴 내용은 솔직한 남자들의 본심이라 공감이 충분히 갈 것입니다.
책 속의 배경이 한국이 아니라 모두 소화를 하기엔 부담스러웠지만 여자에게 일과 양육을 교환하기엔
불합리하다는 사실 하나만은 분명한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운이 좋은 케이스라 결혼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부름을 받아 하던 업무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고용시장의 현실을 비춰 봤을 때 출산 전에 했던 업무를 다시 하는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행운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도 재입사후 지금까지 10년 넘게 경력을 쌓으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니까요.

제가 나름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여성의 능력이 결코 남자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디테일한 관리능력은 조직에서 촘촘한 윤활유같은 역활을 하여 시스템적인
조직문화를 만듭니다. 여성 간부가 많은 직장은 동시에 술문화가 적어 질 수 밖에 없고 사회적으로 심심찮게
발생하는 로비의 유혹에서 벗어날 기회가 많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사회적 장점이 적다는 사실입니다.

여성임원이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그 비중은 초라할 정도입니다.
지난 8월말 신문지상에서 발표한 2010년 기준 여성관리자 패널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대기업 여성임원은
100명당 4.7명(4.7%)이며 300명 미만의 기업도 8.2%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는 선진국에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초라한 성적표입니다.
대학 진학율이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80% 이상) 우리나라에서 사회전반의 여성진출 및 진급에 대한 고용의 질은
남자에 비해 발전이 더디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낭비가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산모의 건강과 아이의 두뇌형성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적절한 출산년령은 30세 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여자들은 1차적인 육아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출산을 최대한 늦추고 있는 것입니다.
가장 최선의 길은 적당한 시기에 출산을 하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직장을 놓치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육아를 여자들이 도맡아서 해결해 주길 바라는 남자들의 사고전환이 없는 이상 여자들의 우수한 능력이
잠식되는 사회적인 현상은 줄어들 거라고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사실 맞벌이 부부의 최대고민인 육아에 대한 답은 어쩌면 가까운 곳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바로 남자들이 가사분담을 함께 하려는 마음과 적극적으로 육아를 지원하려는 자세입니다.
결혼 전 충분한 대화를 기초로 하여 가사분담과 육아에 대한 지원방향을 아내와 논의해야 합니다.
만약 남편이 가사부담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면 여자들이 출산을 늦추려는 이유도 줄어들 것이고,
사회 진출시 가사부담으로 인해 질 좋은 직장을 그만두는 상황도 자연스럽게 감소될 것입니다.

아이에게는 자상하고도 좋은 아빠로 인식될 것이고, 아내에게는 든든한 외조의 남편으로,
또 무엇보다 소득의 증가로 물질적인 풍요도 함께 하는 것이고요. 그것이 진정한 맞벌이의 해석이 아닐까요?
질적인 맞벌이를 원하는 남자분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싶습니다.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건강과 배우자의 선택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거기에다 덧부치고 싶습니다. 결혼 후 아내가 사회에 당당할 수 있게 외조해 주는 남편이야 말로
진정한 인생의 파트너라고 말입니다. ^^





덧글

  • 이너플라잇 2011/09/15 17:21 # 답글

    부모가되려는 배우자의 의무적인 양육마인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ᆞ출산시기가 늦어지는데 여자입장에서는 당연한것이라고 봅니다ᆞ빨라질 이유를 만들수 있을까요ᆢ
  • 김정수 2011/09/15 22:18 #

    중요한 것은 여자혼자는 절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이죠.. 아.. 이 부분은 진보가 안돼냐고요오오오~~
  • 달지기 2011/09/15 17:22 # 답글

    님의 글을 읽다 보니...정말 동의합니다~~~!!!
    막 아이를 낳아 육아와 직장생활을 힘들게 하는 직장 후배를 보며... 왠지 저의 예전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아 맘이 아프고..
    딱 클리어한 어드바이스도 해줄 수 없는 제 자신이 참 슬프고...
    몇년이 지나도 그대로인 사회와 회사의 구조, 그리고 남자분들의 부동의 마음가짐 등 현실이 참 우울하네요...
  • 김정수 2011/09/15 22:18 #

    마음이 전달되네요. 가끔 육아 때문에 퇴직을 고민하는 직원을 보면 저도 참 가슴이 아픕니다.
  • 쇠밥그릇 2011/09/15 20:22 # 답글

    전 요즘의 전업주부 생활을 정말 엔죠이하고 있는 데. 이 불편한 진실...
  • 김정수 2011/09/15 22:20 #

    저도 힘들때는 딱! 그만 두고 싶습니다만...
    내가 만약 남편이었다면 이런 마음조차 갖을까? 하면서
    힘을 내고 있습니다.

    쇠밥그릇님.
    일단 결정된 사항에 대해선 최선을 다하는게 중요합니다.
    지난 경력의 인맥의 끈을 놓치 말고 지내셨으면 합니다.
  • 헉군 2011/09/19 13:48 # 삭제 답글

    전체적으로 좋은 말씀 같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부부들의 결론은 여자가 자녀양육의 1차 책임자로서 집안일을 해결해야하는 고정관념"이라는 표현에 반대의 의견들 달고 싶습니다.
    반대로 "남자가 가족부양의 1차 책임자로서 가정 경제를 해결해야하는 고정관념"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여자가 자녀양육에 더 많은 부담감을 갖는 것처럼 남자도 역시 가족부양에 더 많은 부담감을 갖고 있다는 점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정수 2011/09/19 13:51 #

    그렇습니다. 가족부양에 책임감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게 남자들이란 사실..동감입니다.
    서로가 피해의식을 갖지 않는 상태로 시작하기란 그래서 참 힘든 것 같아요.

  • 원화 元華 2011/09/26 01:07 # 답글

    그런데 저위에 허벌라이프는 뭔가요? 허벌나게 먹고 다이어트 하라고 하는 광고인가 %$%^&*ㅋㅋㅋㅋ
    전 다이어트 안해도 되는데....
    아무튼 다방면에 포스팅 정말 대단한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 김정수 2011/09/26 18:39 #

    매번 업데이트되는 광고인가봐요..ㅋㅋ

    늘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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