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피는건 힘들어도.. 엄마가 읽는 시




꽃을 피는건
힘들어도
지는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처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 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선운사에서.. 최영미



..



갑자기 이 시를 읽는데 왜 가슴이 철렁 내려 앉던지..
사랑은 꽃을 닮아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다.
긴 설렘의 끝이 너무 잔인한 것이다.

여름이 지나간지도 모르게 선선해진 날씨 때문인가.
종이라도 가까이 대면 베일 듯한 지나치게 파란 가을 하늘을 봐서인가.

가을이면 책보다도 하늘을 더 자주 보게 된다.
그리고 나는 한 해가 가는 것을 느낀다.
어쩌면 인생은 생각할 틈도 주지않고 놓치듯 떨어지는 동백꽃같은 시간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어느새 어제의 내일 이었듯이.

그렇군.. 인정해야겠다.  가을이 왔다.





덧글

  • 옥탑방연구소장 2011/08/26 22:48 # 답글

    좋네요... ^^
  • 김정수 2011/08/27 12:10 #

    ^__^
  • 영화처럼 2011/08/27 12:29 # 답글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이 구절이 내내 맘에 남네요.
    가을 문턱에서 어찌 이런 가슴저린 글을 올리셨나요...
    아궁....난 무척이나 가을타는 여자인데 말입니다.
    안되겠다.
    커피에 밥말아먹으러 가야지.
    아~~~~
  • 김정수 2011/08/27 18:56 #

    하하하.. 커피에 밥 말아먹으러 가야지~ 에 빵 터졌습니다.
  • tmrw 2011/08/28 16:12 # 삭제 답글

    저두 하늘에 신경을 쓰고 (?) 사는 편인데,
    특히 가을에는 더욱 그래요. 기분좋은 하늘이면 하루가 즐겁죠.

    사진 직접 찍으신 건가요?
    사진에서 촉촉한 가을향이 막 나는 것 같네요!
  • 김정수 2011/08/28 16:18 #

    참 좋은 이미지죠? 제가 저렇게 잘 찍는 기술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을비가 오기 시작하면 낙엽도 정신없이 질텐데
    그 안에 깊어지는 가을 많이 감상하시기 바래요^^
  • 으루 2011/08/29 17:56 # 답글

    큭.
  • 김정수 2011/08/30 10:44 #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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