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희가 바라본 '청렴'이라는 생각. 일상 얘기들..



작년 3월 외할아버지 생신날 용희와 용석이모습


지난 5월, 6년이상 사용했던 안방의 컴퓨터를 치우고 새컴퓨터를 장만했습니다.
컴퓨터 안에 보관되었던 '용희폴더'는 usb에 담아 옮겨놨다가
최근에 다시 새컴퓨터로 숙제하기 편하게 옮겨 놨는데
폴더안에 용희가 학교 숙제로 제출했던 글이 있어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청렴 백일장'에 제출한 글 같은데.. 나중에 이 글로 은상을 받아왔습니다.
상장만 아이에게서 받고 기뻐하고는 글을 이제서야 보다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청렴에 대해 아이에겐 다소 어려운 의미를 잘 풀어간 용희의 글을 옮겨봅니다.^^



..


청렴에 대한 국어사전의 정의를 찾아보았더니 ‘맑고 깨끗하며 탐욕이 없음.’이라고 합니다.
저는 아직 청소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뿌리치기 어려울 정도의 탐욕을 느껴본 적이 없기에
이 국어사전의 정의는 아리송한 정의일 뿐입니다. 정치나 경제에 관심이 많다면 또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바쁜 아침 얼핏 들려오는 어느 기업의 돈세탁 관련 뉴스를,
그것도 이빨을 구석구석 문지르는 칫솔소리와 같이 건성으로 듣는 것이 다일뿐입니다.
한마디로 저는 청렴에 대해서는 조선시대의 어떤 선비밖에 떠올리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의외로 우리 삶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이 또 ‘청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간단한 것부터 시작해 보면 먼저 학생인 저로서는, 먼저 이미 있는 문제집도 완전히 푼 것이 아닌데도
다른 문제집으로 공부하는 친구를 보고 불안한 마음에 같은 것을 사버리는 일을 돌이켜 볼 수 있었습니다.
또 급식을 받을 때 어차피 많이 먹지도 못할 반찬을 혹시 더 먹게 될 것을 생각해서 많이 퍼 담았다가
반도 못 먹고 버리는 경우입니다.

문제집 값이 한 해가 갈수록 치솟아 이제는 만 원 한 장으로는 살 수 있는 문제집이 별로 없게 되었습니다.
또 가끔 반찬이 모자란 날에는 마지막에 먹는 학생들은 빈 급식판에 밥과 국만 먹게 되기도 합니다.
혹 그 만 원을 배고픈 이의 한 그릇의 따뜻한 밥을 사는데 쓰거나, 먹을 만큼만 반찬을 받아 마지막에 받는 학생까지
반찬을 먹을 수 있었다면, 다른 사람의 행복이 나의 보잘 것 없는 욕심에 희생된 것이 아닐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을 때, 혹시 이것이 그렇게도 애매하게 여겼던 ‘청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중학교 때 국사라는 과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한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아는 바가 없지만,
고려 말에 권문세족이라는 세력이 강과 산을 경계로 할 만큼의 매우 큰 토지를 소유한 때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때 농민들은 ‘송곳을 꽂을 땅조차 없다’고 할 만큼 궁핍한 삶을 살았습니다.
이 또한 사람이 청렴하지 못하고 과욕을 부려 공익을 해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청렴에 대하여 짚어보니 청렴이라는 덕목은 우리와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무리한 욕심을 부려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청렴하게 삶을
사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서, 자기가 맡은 직업과 소명에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느꼈습니다.
게으름을 피우고 꾀부리며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곧 나머지 일을 처리해야 되는 사람에게 짐을 떠맡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금을 걷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아빠의 말씀을 들어보면, 수입 중에 세금으로 빠져나가는 돈이
상당한 액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아직 고등학생일 뿐이기 때문이기에 아빠와 같이 돈을 벌 수 있는 나이가 되지 않아
돈을 번다는 의미와 돈을 벌 때 수반하는 괴로움과 그것을 견뎌내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합니다.
하지만 분명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번 돈을 손에 쥐어보기도 전에 세금으로
먼저 빠져나가게 된다면 그보다 아까울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청렴이라고 하는 것은, 그러한 욕심을 떨쳐버리고 세금을 납부하는 한 국민으로서 정직하게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것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빨을 닦으면서 건성으로 들은 뉴스의 기사이기는 하지만,
기업의 돈세탁은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청렴하지 못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저와 같이 고등학생과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청렴을 실천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먼저 학생으로서 소임을 다하는 것, 즉 학업에 열중하며 수업시간에 졸지 않고 제대로 듣는 것부터 청렴한 사람이
되는 것의 첫 번째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열중한다면 다른 잡념이나 욕심이 생기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너무 지나친 욕심을 부리는 것을 삼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지금 지니고 있는 물건들이 정말로 생활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인지 돌이켜서 반성해 보고 다음부터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사지 않기를 다짐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직해야 합니다.
잠깐의 순간을 모면하기 위하여 거짓말을 꾸미거나 사실을 감추고 숨기려고만 한다면 그것이 드러나는 순간
다른 사람에게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계속해서 잘못한 사실을 숨기게 되면 이후에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되어 잘못에 대한 다른 사람에게
주는 피해를 주는 것조차 모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청렴은 어느 조선시대만의 삶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글을 쓰면서 청렴이 과연 어떤 덕목일지,
어떤 삶을 가리키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저와 같은 고등학생에게도 꼭 필요한 덕목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청렴을 평소의 생활에서도 실천하며 정직하고 올바른 학생이 될 것을 다짐했습니다.

작가 이외수께서 말씀하신 것 중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는 인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말한다. 신중하라. 그대를 썩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고 그대를
익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

나 또한 부패되지 않고 발효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덧글

  • 영화처럼 2011/08/24 22:10 # 답글

    용희가 이외수 작가의 말을 인용한 부분은 저의 친정엄마가 저에게 해주신 말씀이네요.
    이외수 팬이시라서 뭐든 할 말이 있다 싶으시면 그대로 옮겨서 말씀하시는데...
    저 이야기가 얼마나 와 닿던지요.
    영리한 눈빛의 용희답네요 ^^
  • 김정수 2011/08/25 07:50 #

    용희가 고등학교 들어가서부터 모든 일에 대해 사고가 논리적으로 정립되는 것이 보인답니다.
    엄마입장에선 좌충우돌 사춘기(중학교)를 지나서 인지 든든해요.
    이 글을 제가 기분이 어제밤 참 좋아졌드랬어요^^
  • 영화처럼 2011/08/25 13:11 # 답글

    용희가 학생신분에 맞는 청렴함을 찾았듯이
    전 주부이며 엄마의 신분에 맞는 청렴함을 찾아야 할 거 같아요.
    수로와 수성이도 자기 생각이 잘 자리잡는 청소년이 되었음 좋겠네요 ^^
  • 김정수 2011/08/25 20:30 #

    학생답게 쓴 청렴에 대한 생각이죠?^^
  • 하늘소8 2011/08/25 22:14 # 답글

    청렴함은 요즘시대에 필요한 덕목같아요~
    요즘 나라안밖이 시끄러운데. 청렴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살기 좋겠네요 ㅋ
  • 김정수 2011/08/26 08:07 #

    특히 나라살림 맡고 계시는 정치인들이 가장 명심해야할 덕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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