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북로거]저자의 폐쇄회로에 갇히다..일곱개의 고양이 눈 엄마가 뽑은 베스트셀러




뭉크의 '죽음과 소녀' - 소설 속에서 많이 표현되는 이미지


"완성되는 순간 사라지고, 사라지는 순간 다시 시작되는 영원한 이야기.
무한대로 뻗어나가지만 결코 반복되지 않는 파이처럼."
그녀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왔다.
"그게 바로 당신이 갈망하는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 아니었어?"



'π' 본문 中


요즘같이 무더위와 열대아로 잠 못 이루는 밤이 반복되는 여름철에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 최고라 생각한다.
그리하여 집어 읽게 된 소설이다. 저자의 이름이 낯설다.
책 날개를 보니 '퀴르발 남작의 성'이후 이 책이 두번째 작품인 셈이다.
책 제목이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이다.
고양이 한 마리가 외눈인가? 그런데 표지를 넘기자 마자 책 제목의 노래말이 나온다.


집에 돌아와 문을 열었을 때
어둠 속에서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을 보았네
내가 키우는 새끼 고양이는 세 마리 뿐인데
하얀 고양이, 까만 고양이, 얼룩 고양이
나는 차마 불을 켜지 못했네



아이고. 놀라라..
미스터리 소설일텐데 잠시 방심했다가 저자한테 처음부터 한 방 먹었다.
자 이제 수습을 하고 표지부터 저자의 속내를 관찰하고 모든 사항들을 간과하지 말아야지.. 결심하고 읽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소설 속 퍼즐을 맞춰보는 거야! 장담하면서..

이 소설은 네 개의 연작소설(여섯번째 꿈, 복수의 공식, π ,일곱 개의 고양이)이 1편의 장편소설을 이루는
잼있는 구성을 하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인 '여섯번째 꿈'은 한마디로 연쇄살인을 다루는 구성으로 이루어져있다.
외딴 산장에 6명의 사람들을 모아놓고 매일 밤 한 명씩 차례로 죽여나가는 1장은 고전적인 추리소설로 스피드하게 진행된다.
흔히 예측할 수 있는 진행에 약간의 작가적 상상인 '꿈'을 결부 지었구나 생각하며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런식으로 하면 곤란해..하는 기분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2장은 또다른 미스터리 소설의 시작이겠거니 했는데 뭔가 이상한 기운이 포착된다.
1장에서 나왔던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다.
아.. 그러니까 2장 '복수의 공식'부터는 1장에서 죽은 이들의 과거행적이 나오는 거였어?
좋았어. 이제부터 하나씩 찝어 퍼즐을 맞춰보자..하고 의자를 댕겨 앉아 읽어 나갔는데..

세번째 이야기 'π'에서 주인공 M 이 번역하는 소설이 첫번째 '여섯번째 꿈 이야기'로 이어지는게 아닌가.
뭐야. 그럼 1장의 이야기는 주인공 M 속의 이야기였던거아? 했는데..
마지막 장인 '일곱 개의 고양이 눈'에서는 '폭우' 속 주인공이 첫번째 이야기의 등장 인물로 나온다. 헉.

1장부터 4장까지 모두가 '나무뿌리처럼 뒤얽혀'있고, 하나의 샛강(설명: 큰 강의 줄기에서 한 줄기가 갈려나가
중간에 섬을 이루고, 하류에 가서는 다시 본래의 큰 강에 합쳐지는 강)으로 모이는게 아닌가.
각 장의 소설 속의 단어는 다른 장의 소설 속에도 등장하고 ('샛강'도 마찬가지다. ㅡ.ㅡ)있다.
그러니까 결국 1장~4장까지의 이야기들은 각자의 표절의 구성이며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렇게 작가가 독자를 가지고 몽환적이고 폐쇄적인 미로속에 갇히게 하다니..
게다가 마지막 장 도서관에서 읽은 '일곱 개의 고양이 눈_작가 이름도 새겨져 있지 않았다'에서는
능청스럽게도 이 모든 소설의 발단은 송충이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애쓰며 앞장과 뒷장의 인물들을
덜쳐가며 연구했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슬쩍 치고 빠지는게 아닌가.

퍼즐을 맞춰야 겠다는 각오가 어느새 물건너 가버리자 나는 저자의 의도가 상당히 궁금해 지기 시작했다.
전쟁을 겪지 못한 현대의 사람들은 '폭력'이 근사하게 묘사되는 영화의 잔상에 빠져 사는 것 같다.
영화 속 폭력은 점점 더 잔인해지고 치밀해지기를 원하는 관객들을 위해 더욱 강도가 쎄지고 있다.
정작 죽음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하고 준비없이 살면서 말이다.
폭력은 곧 죽음을 부르는 전조곡 인것을..

저자는 1장, 여섯 번째 꿈이야기의 서두를 통해 삶에 대하여 죽음에 그렇게도 관조했던 사람들이

정작 죽음이라는 공포앞에선 무력한 사람들로 변모되고 정체모를 존재에게 죽음을 앞두고 하나씩
사라져갈때의 공포감과 심리를 지나치리만치 차분하게 보여준다.

그리하여 그와 관련하여 2장..3장..4장을 통해 무력한 인간이라면 언젠가 닥쳐올 죽음에 대한 생각을 
차분하게 정리하길 원하고 있다.

무더운 이 여름을 잊게 할만한 책을 찾는 사람이 있다면 강추하고 싶다.
흡입력있는 소설이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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