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깊은 이성 친구. 책읽는 방(국외)






우리의 행복은 우주처럼 한이 없었다. 우리는 그 행복을 이야기하고 싶었고, 큰 소리로 알리고 싶었다.
그런데 누구에게 알리지? 우리 친구들 가운데 그 행복의 깊이를 헤아릴 줄 앍고 그 것이 찬양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게 생각한 우리는 그 행복을 어떤 식으로든 구체적으로 형상화해
보기로 했다. 나는 우리의 행복을 주제로 몇 쪽에 달하는 글을 썼다. 그녀는 그 글을 이해하지 못했다.
반면에 로르는 한 폭의 그림을 그렸다. 그 그림은 나를 완전히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우리는 크나큰 의혹을 품은 채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

우리는 서로에게 감탄하고 서로를 존경하는 사이였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우정은 더욱 높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끊임없는 선의의 경쟁이 되었다. 그가 어떤 선행을 하면 나는 기어이 그보다 더 착한 일을
한 다음 그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직성이 풀렸다. 그 사람 역시 오기가 대단했다.
내 이야기를 들은 지 며칠도 안 돼서, 그는 내가 행한 것보다 훨씬 더 착한 일을 하고 그 일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어느 날 나는 더 이상 그를 따라갈 수 없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그 다음날, 나는 홧김에 우리의 약속 장소에 조금 늦게 나갔고, 또 그 다음날에는 두 시간 남게 지각을 했다.
그 다음 주에는 그를 바람맞혀 종일토록 기다리게 만들고도 나몰라라 하였다. 그 다음 달에 그는 나에게 알리지
않고 여행을 떠났다. 그에 질세라 나는 일언반구도 없이 이사를 가버렸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그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생각하니 기분이 별로 나쁘지 않았다.

..

내 오랜 치구 폴은 심각한 표정을 짓고 몇 차례 고개까지 주억거리며 내 이야기를 아주 주의 깊게
들어 주었다. 그러고 나서 고작 한다는 말이, 자기는 남의 실패담에 너무 민감해 지지 않으려고
오래 전부터 스스로를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으로 여기는 버릇을 들여 왔다는 것이었다.


본문 中


'얼굴 빨개지는 아이' '꼬마 니콜라' '자전거를 못타는 아이'등 따뜻한 삽화와 인간적인 글로
유명한 '장 자끄 상빼'의 일러스트레이션 에세이 '속 깊은 이성친구'다.

그의 글은 깔끔하고 간결하고 인간적이다.
그리고 그의 일러스트는 쉽게 이해될 정도로 사실적이다. 쉽게 읽히고 쉽게 이해하는 삽화라면
수준급이란 뜻이다. 누구에게나 공감하기란 그렇게 어려운 법이다.

'속 깊은 이성 친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늘 혹은 때때로 부딪치는 사람들의 감정들의 속내를
속 시원히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 짧은 찰나의 감정들과 현실들이 일러스트와 함께 하고 있다.
글을 읽고 삽화를 보면 긴 여운과 공감을 끌어내게 되는게 그의 의도기도 할 것이다.

속 깊은 친구가 나는 몇 명이나 있다..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는다면
장담하기가 선뜻 자신하기 힘들거란 생각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타산적으로 살기 싫다..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이에서도.. 가장 진실되다고 자부하던 친구 사이에도 어쩔 수없이 타산적이 되고 마는 삶
또한 인정하기 힘든 인생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그러니 내 친구는 내 애인은 그렇지 않다고 자신하지 말지어다.

장 자끄 상뻬는 이러한 타산적이면서도 이기적인 감정의 교류들을 짧고도 깊은 언어로 숨겨왔던
자신의 속내를.. 또 독자들의 비밀을 꺼내 직시하게 만들어 불편하게 만든다.

삶을 어찌하면 가볍고 담백하게 편안하게 살 수 있을까.
그것은 희망일까? 무리일까? 

만나면 편안한 사람이 있다.
신기하게도 그런 사람에게는 주위에 있는 사람도 넉넉한 미소와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편안해 지면 삶이 가볍고 담백하고 편안해 지지 않을까?
장 자끄 상뻬씨.. 이게 당신이 원하는 답이었나요? ^^








덧글

  • 영화처럼 2011/05/11 09:27 # 답글

    정말 괜찮은 책이죠?
    정수님의 감상평을 읽은 더욱 더 새롭기만 합니다.
    그림도 정말 이쁘죠~?
  • 김정수 2011/05/14 15:07 #

    모처럼 영화처럼님 덕에 편안한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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